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문화

 
작성일 : 20-05-01 11:0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어린이 찬송가를 살펴보며


어린이날을 앞두고 찬송가 가운데 어린이를 주제로 만들어진 찬송가 2곡을 살펴보려 한다.

먼저 찬송가 ‘예수께서 오실 때에’(통일 299장/새 564장)는 미국의 커싱(William Orcutt Cushing, 1823~1902) 목사가 지은 아름다운 어린이 찬송시이다.
이 찬송시는 그의 목회 초기인 33세 때, 그가 말라기 3:17~18을 읽다가 영감을 얻어 교회학교 어린이들을 위해 가사를 지었다. 우리가 보는 개역성경에는 “…내가 나의 정한 날에 그들로 나의 특별한 소유를 삼을 것이요, 또 사람이 자기를 섬기는 아들을 아낌같이 내가 그들을 아끼리니, 그때에 너희가 돌아와서 의인과 악인이며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섬기지 아니하는 자를 분별하리라.”(말 3:17~18)라고 되어 있으나, 그가 당시 참고한 성경은 흠정역(King James Version)으로 “…내가 나의 보석들을 만드는 그 날에 그들을 나의 소유로 삼을 것이요, 또 사람이 자기를 섬기는 자기의 친아들을 아끼는 것같이 내가 그들을 아끼리니, 그때에 너희가 돌아와서 의로운 자와 사악한 자를 분별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섬기지 아니하는 자를 분별하리라.”라고 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에는, 예수님께서 만드신 보석들을 빛나는 면류관에 달아 새벽별(샛별)같이 밝고 아름답게 빛나게 하실 것이라는 의미이다. 하나님을 섬기는 우리를 한글 찬송가에는 ‘보배’로 번역하였지만, 원래의 영문 찬송가에는 반짝반짝 빛나게 될 보석들(Jewels)로 표현하였다. 보석들(Jewels)이란 제목을 가진 이 곡은 미국인 찬송 작가인 루트(George Fredrick Root, 1820~1895)가 작곡하였다.

‘예수께서 오실 때에 그 귀중한 보배, 하나라도 남김없이 다 찾으시리.
정한 보배 빛난 보배 주 예수의 보배, 하늘나라 두시려고 다 거두시리.
주를 사랑하는 아이 이 세상에 살 때, 주의 말씀 순종하면 참 보배로다.
(후렴) 샛별 같은 그 보배 면류관에 달려 반짝반짝 빛나게 비치리로다.’

후렴 부분의 ‘샛별 같은’과 ‘반짝반짝’의 음을 고음으로 처리하여 찬란히 빛나는 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커싱 목사는 20여 년간 목회 활동을 하였는데, 그의 나이 53세 때 아내와 사별한 후 상심해 건강을 잃게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성대에 이상이 생겨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부득이 시무하던 교회를 사임하고 떠나게 되었다. 크게 낙심한 커싱 목사는 불구의 몸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 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찬송시를 쓰도록 인도하셨다. 커싱 목사는 ‘주 날개 밑 내가 평안히 쉬네’(통일 478장/새 419장)라는 찬송시를 단숨에 써 내려갔다. 이 찬송시는 ‘나를 눈동자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감추사’로 시작하는 시 17:8의 말씀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그 후 3백여 편의 찬송시를 남겼다.

다음으로 찬송가 ‘예수께로 가면’(통일 300장/새 565장)은 1905년 『찬셩시』(1905년)라는 악보판에 실려 출간되었는데, 당시 이 곡의 작사자와 작곡가를 알 수 없어 밝히지 못하였다. 그 후 『통일찬송가』(1983년)에는 작사자를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 1820~1915)로 밝히고 작곡자는 미상(Anonymous)으로 언급하였다. 이후 어린이 찬송 작곡가인 오소운 목사는 『21세기 찬송가 연구』(2011, 성서원)에서 작곡자를 도온(William Howard Doane, 1832~1915)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수께로 가면’ 가사의 한글 번역은 배위량(裵偉良) 부인(Annie L. Baird, 1864~1916)이 하였는데, ‘배위량’은 남편 베어드(William M. Baird, 1862~1931)의 한국식 이름이다. 베어드는 미국의 선교사로서 한국에 와서 숭실대학교를 설립한 초대 학장이다.

‘예수께로 가면 기쁘리로다. 걱정 근심 대신 재미 많도다.
예수께로 가면 접대하시고, 나를 사랑하사 사죄하리라.
예수께로 가면 손을 붙잡고, 천당까지 나를 인도하리라.
영화로운 곳에 있는 동무들, 고운 옷을 입고 주를 섬기네.
(후렴) 예수께로 가면 기쁘리로다. 나와 같은 아이 부르셨도다.’

위의 가사는 이후 현대 맞춤법에 맞게 고쳐 신편찬송가(1937년 신철자판)부터 합동찬송가(1949년)까지 불렀던 가사이다. 1절 가사에서 ‘예수께로 가면 기쁘리로다. 걱정 근심 대신 재미 많도다.’라고 번역하였다. 지금의 찬송가 가사보다 더 어린이다운 번역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현재의 찬송가에는 가사가 3절까지로 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4절까지 있었다. 4절은 선교 초기 남루한 옷을 입고 지낸 가난하던 시절이었으므로, 영화로운 곳인 천국에는 하늘나라 어린이들이 예쁜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여 표현하였다. 현재의 찬송가 가사는 아래와 같다.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걱정 근심 없고 정말 즐거워.
예수께로 가면 맞아 주시고, 나를 사랑하사 용서하셔요.
예수께로 가면 손을 붙잡고, 어디 가나 나를 인도하셔요.
(후렴)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나와 같은 아이 부르셨어요.’

어린이 찬송가를 소개하면서, ‘어린아이’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마 17:24 이하를 보면, 제자들은 “천국에서 누가 크니이까?” 하고 여쭈었다. 제자들의 관심은 인간적인 경쟁심에 있었다. 예수께서는 “너희가 (성령으로) 거듭나 변화하여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마 18:3; 요 3:3)라고 가르쳐 주셨다. 이는 일찍이 여호와께서 다윗을 통해 어린아이와 젖먹이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신다고(시 8:2) 예언하도록 섭리하신 말씀에 근거한 것이다. 예수께서는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실 예수님 자신이 천국의 왕임을 가르쳐 주셨다.



“그 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가로되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 예수께서 한 어린아이를 불러 저희 가운데  세우시고 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 18:1~4)



참고문헌 박용기, 『성경강론 13권』, 진리의말씀사 / 김명엽, 『김명엽의 찬송교실』 1권 & 3권, 예솔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용환 장로 (기독교지도자협의회)

주기도문(The Lord’s Prayer)을 내용으로 하는 찬송들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