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문화

 
작성일 : 21-10-20 10:5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내 주는 강한 성이요 (통 384장, 새 585장)


매년 10월 마지막 주일은 전세계 개신교회가 지키는 종교개혁 주일이다.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독일의 비텐베르크 교회 건물 정문에 ‘95개 조항’을 대자보로 붙인 날이 1517년 10월 31일이기 때문이다.
루터는 독일 아이스레벤에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24세에 신부가 되었고 27세(1510년)에 비텐베르크 대학 신학부 교수가 되었다. 그는 이 대학에서 로마서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당시 교황인 레오 10세가 베드로 성당 건립 모금을 위해 면죄부를 판매하는 등 가톨릭의 교회 부패가 절정인 때였다. 루터는 성경말씀에 배치되는 가톨릭 교회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최고 권력자인 교황에게 정면으로 정치적, 신학적 공격을 하였다. 그래서 가톨릭에서는 우리 개신교도를 ‘항의자’란 뜻으로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고 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는 말씀은 루터의 개혁사상을 말해주는 구절이다. 루터는 ‘만인제사장’의 신학으로 교인이라면 누구나 성경을 직접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당시 성경은 성직자와 특권층만이 볼 수 있었고, 어려운 라틴어로 되어 있어서 일반인들은 성직자들이 읽어주는 것만을 들을 수 있었다. 찬송 역시 성직자와 성가대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에 일반 회중들은 청중에 불과하였다.
루터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경으로 말씀하시고, 우리는 하나님께 찬송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하며, 신구약 성경을 13년이나 걸려 독일어로 번역하였다. 그리고 당시 라틴어로 예배드리는 ‘라틴어 미사’는 지식층인 사람들을 위해 그대로 존속시킨 채, 서민층과 농민들을 위해서 ‘독일어 미사’를 만들었다. 이 독일어 미사에서 성가대와 회중이 음악을 적절히 나누어 부르게 하였다. 루터는 문학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서 직접 독일어로 된 회중 찬송들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코랄(Chorale)’이다. 그는 37편의 코랄을 만들었는데 그중 ‘내 주는 강한 성이요’를 비롯한 9편은 창작한 찬송이고, 나머지는 그 이전부터 부르던 라틴어 자료를 번역하거나 개혁 이전의 찬송을 수정하거나 시편 등 성경에서 인용하여 만든 것들이다.

전도서 3:1~8에서 솔로몬은 ‘천하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목적을 이룰 때가 있다’고 ‘때’에 대하여 노래하고 있다. 또 바울은 갈라디아서 4:4에서 ‘때가 차매 하나님께서 그 아들을 보내셨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 알렉산더 대왕의 세계 통치로 헬레니즘 문화와 언어의 통일, 그 이후 로마가 뚫어 놓은 길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될 수 있도록 준비하셨고, 루터의 종교개혁도 ‘때가 차매’ 이루어진 것이다. 성경이 아무리 잘 번역되고 찬송이 작곡되어도 인쇄술이 발달되지 않았다면 루터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당시 인쇄술의 발명으로 성경을 독일어로 찍어내는 대로 회중들이 볼 수 있었고, 찬송을 찍어내는 대로 회중들이 부를 수 있었다.
루터는 독일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며 그 용기, 결단성, 불의에 굴함이 없는 그의 신앙은 오늘날 이 찬송가를 통하여 전 세계 개신교 교인들에게, 특히 종교개혁 주일에 불려지고 있다. 아래의 가사는 루터가 작사·작곡한 ‘내 주는 강한 성이요’(통 384장, 새 585장)의 가사이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 되시니
큰 환난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
옛 원수 마귀는 이때도 힘을 써 모략과 권세로
무기를 삼으니 천하에 누가 당하랴.

내 힘만 의지할 때는 패할 수밖에 없도다.
힘 있는 장수 나와서 날 대신하여 싸우네.
이 장수 누군가 주 예수 그리스도 만군의 주로다.
당할 자 누구랴. 반드시 이기리로다.

이 땅에 마귀 들끓어 우리를 삼키려 하나
겁내지 말고 섰거라. 진리로 이기리로다.
친척과 재물과 명예와 생명을 다 빼앗긴대도
진리는 살아서 그 나라 영원하리라. 아멘.’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바흐(1685~1750)는 루터의 종교개혁 선포 후 200년 정도 지난 1715년 10월 31일 종교개혁 기념제에 부를 칸타타를 루터가 작곡한 이 찬송가를 소재로 하여 작곡하였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바흐의 칸타타 BWV 80)라는 이 칸타타는 바흐의 200여 개의 교회 칸타타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바흐는 이 칸타타에서 마귀와 싸워 승리할 것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창세기 3:15(아래 참조)의 사건을 우리에게 다시금 알게 하는 경종으로 전해지고 있다.

1517년에 시작된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정확히 말하면 교회개혁) 이후 500년이 지난 오늘날의 개신교회는 그 당시의 가톨릭만큼이나 다시 타락된 것을 애통해한다. 지금도 교회개혁(개혁이란 성경에서 벗어난 길에서 성경으로 돌아감을 의미함)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회개혁에 대한 모범답안은 총회헌법이 아니라 성경 안에 들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창 3:15).

참고문헌 김명엽, 『김명엽의 찬송교실』, (예솔, 2010)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용환 장로 (기독교지도자협의회)

십자가를 내가 지고 (통 367장, 새 341장)
「복 있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