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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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2-02 19:0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기독교 단체들의 집단 감염, 교회의 본질을 되묻게 하다


지난 1월 29일 공영방송 MBC는 IM선교회 대표 마이클 조 선교사의 허위 경력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학력과 통역관 경력은 물론 목사 자격 관련 증서도 허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대전시는 그를 방역수칙을 어긴 비인가 시설 운영자로 고발한 상태다. 다시 한번 기독교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따가운 일이 벌어졌다. 기성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의 폭발적 집단 감염을 시작으로 지난 일 년 동안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독교 관련 단체들이 감염의 원인을 상당히 제공했다. 광복절 집회 관련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감염 확산, 상주 BTJ열방센터 집단 감염, IM선교회 산하 IEM과 TCS 국제학교 집단 감염 등 모두 교회와 직간접 관련 있는 단체들이다. 일련의 이러한 교회 관련 사태를 직면하자 다시 한번 한국 교회 대표자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기독교가 감염자 확산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는 11% 정도라고 한다. 많지 않다고 하지만 감염자 전체 원인의 11%는 연쇄와 연속 감염 즉 ‘N차 감염’을 생각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아이엠(IM) 선교회가 운영하는 아이이엠(IEM) 국제학교는 기독교 이념을 표방하는 기숙형 학교다. 학생과 교직원을 포함해 160여 명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그 감염은 아마 순식간 일어날 것이다. 마이클 조 씨를 안다는 한 목회자에 따르면 그 학교는 모세오경과 칼빈의 ‘기독교강요’, ‘웨스트민스트 소요리 문답’도 가르친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과 필리핀에 직영 학교도 운영한다. 만약 집단 감염 사태가 아니라 다른 호평을 받는 이유로 언론과 방송에 나왔다면 매우 보수적인 교리를 표방하는 괜찮은 기독교 대안학교로 알려질 법한 그런 곳처럼 보인다.

 그런데 기독교 이념을 사용하여 이러한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신앙을 입시경쟁에 이용한다고 비판하는 시선도 많다. 학교 수업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하는 자녀를 보며 속 타는 기독인 부모의 심정을 이용한다는 비판이다. 서열과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시장의 논리에 신앙을 끌어들인 모양새가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관계자는 이렇게 지적하기도 한다. “장사꾼이 등장하는 것들을 막을 수 없었던 것 같다”고. 그리고 그 관계자는 이러한 행태들은 신앙마저도 경쟁을 부추기는 도구로 삼은 한국 교회 내의 구조적 문제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작년에 공중파 방송을 통해 드러난 직분자를 세우는 과정에 상호 경쟁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한 몸인 지체를 인위적으로 서열화하는 것은 중범죄다. 교회 조직 안에서 성도에 대해 차등을 두는 법과 제도, 형식과 의식은 교회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을 성도들의 신앙심을 시험하는 무대로 사용하려는 자가 있다면 그는 적그리스도이지 올바른 신앙인은 아니다.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고 정교분리가 그래도 지켜지는 한국 사회에서 그것을 악용하는 사이비 집단들은 항상 등장했다. 어떤 영리 집단보다 더 사악한 방식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집단들도 역사적으로 많았다. 일제 강점기에도 있었고 한국전쟁 후 그 힘든 시기에, 군사쿠데타 정권 시절 억압과 혼란의 어수선한 상황일 때도 무지렁이 성도들을 현혹하는 사리사욕의 사이비 영리 집단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 감염병 대유행의 한가운데도 그러한 거짓 지도자들이 숨어 있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 대유행을 전 지구인들 특히 전 지구에 속한 모든 성도들과 함께 겪고 있는 우리 한국 교회는 이쯤에서 다시 진지한 질문이 필요하다. ‘도대체 교회란 무엇이며, 교회 생활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난 18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은 목사와 부목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매우 의미 있는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조사 결과 보고서’라는 제목이었다. 가장 흥미를 끄는 두 가지 문항이 있었다. 우선 ‘한국교회에 혁신이 얼마나 필요한가’ 하는 질문이었다. 질문을 받은 목사와 부목사 600명 중 전체 98.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교회의 주요 개혁 대상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목회자’ 32.8%, ‘개별 교단·총회·노회’ 28.4%, ‘기독교 관련자 모두’ 23.2%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앞의 기독교 기관들은 주로 목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첫 번째 문항과 관련된다. 개혁 대상에 목사가 관련되어 있다는 응답률 85%를 목사들 자신들이 한 셈이다. 그리고 응답한 목회자의 절반 정도가 한국 교회의 가장 중요한 혁신 과제에 대해 ‘개인의 경건생활 회복과 생활에서의 신앙교육’(24.4%) 그리고 ‘자기 교회 중심성 내지 비공공성 탈피’(20.3%)를 가장 시급하다고 보았다.

 코로나19는 분명 심각한 전 지구적 대유행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교회의 본질에 대한 혼돈이 계속 점점 더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당에 나가야 하는 것인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평상시에는 교회당에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목사님이 이제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하신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더 힘든 것이 교회의 성도들이다. 교회당에 나가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지만 나가지 않아도 그렇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이제까지 주일이면 꼭 나가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IM선교회 소속 대전 IEM국제학교와 광주 TCS국제학교의 확진자 대량 사태를 보며 한교총 공동대표회장단은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렇게 부탁했다. “예배의 완전 회복을 바라는 한국 교회 모두를 위하며, 또한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해 주시고, 정규 예배 이외의 모든 집회 및 교회 밖 집합 활동을 중단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해 달라.” 그런데 주일 예배의 회복 이전에 교회의 정체성과 관련해 한국 교계 대표들은 우선 성경적인 명확한 교회관과 예배의 본질부터 답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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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戰犯)의 지식인 포섭, 돈으로 지성과 양심을 멍들게 한다
신문의 바른길을 가늠해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