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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1-17 21:24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삼림욕(森林浴)


인류는 수천 년, 수만 년 또는 수십만 년을 숲에서 살아왔었다. 숲에는 인간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었다. 열매, 나뭇잎, 풀뿌리, 크고 작은 짐승 그리고 사냥도구와 움막을 지을 재료도 있었으며 맹수나 재해로부터 피할 안식처도 있었다. 숲은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인간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제공해 주는 천연의 보고였었다. 숲과 인간이 공존해온 이토록 긴 세월에 비하면 현대인의 문명시대 특히 산업문화 시기는 극히 잠깐 동안에 불과하다.
그래서 현대인은 숲에 대해 본능적인 향수를 갖고 있다, 인간들이 오랜 세월 숲과 함께 살아오는 동안 숲의 환경에 잘 맞도록 적응되어 있었음이 틀림없다. 물론 식물이 뿜어내는 테레핀류의 향기 속에는 해로운 병균을 죽이거나 거담, 변통완화, 이뇨, 강장, 항히스타민작용을 하는 20여 종의 물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런 식물의 정기(精氣)를 파이턴사이드(phytoncide)라고 하였다. 파이트(phyt-)는 ‘식물’, 사이드(cide)는 ‘죽이다’라는 라틴어 어근을 딴 말인데 ‘식물의 정기가 세균을 죽인다’는 뜻이다.
소나무와 삼목의 정기는 디프테리아균을 살균하고, 전나무는 백일해 바이러스를, 떡갈나무는 결핵균과 콜레라균, 유칼리나무는 독감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파이턴사이드를 발산한다. 떡갈나무 잎을 잘게 썰어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디프테리아의 균들이 든 배양액에 넣어 발육시켰더니 몇 분 후에 이들 균이 모두 사멸되었다. 백일해에 걸려 심한 기침을 하는 유아의 방에 소나뭇과 식물인 분비나무의 가지와 잎을 방바닥에 깔아 놓았더니 공기 중의 세균이 10분의 1로 줄었다. 이런 놀라운 보고 말고도 오래전부터 유칼리유와 솔잎기름을 거담제로, 너도밤나무유는 이뇨제로, 조장나무유는 무좀약, 녹나무에서 나오는 향내 물질인 장뇌는 방충방취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민속에도 신경통을 앓고 있는 사람은 버드나무 숲에서, 폐병(결핵)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대나무 숲에서 수양하면 건강해진다는 풍습이 있었다. 훗날 알게 된 일이지만 버드나무의 성분에는 아스피린이 함유되었다. 이처럼 숲의 정기가 건강상 좋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지만 옛날부터 동서양 공통으로 지녔던 인류의 예지라고 할 수 있다.
숲으로 가면 비할 바 없이 아늑한 기분 때문에 마음이 가라앉는다. 코로 들어오는 잠잠한 수목의 향기가 끊일 듯 말 듯 하지만 숨을 따라 가슴 깊숙이 파이턴사이드가 들어간다. 숲의 정기는 이러한 정신적인 것에서부터 감기나 숙취도 낫게 한다. 웬만한 나뭇잎 서너 종류(독초는 안 된다)를 비벼서 상처에 바르면 잘 아문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소 효력의 차이는 있으나 별것 아니다. 그리고 숲은 피로한 것을 풀어준다. 현대인은 바쁘다. 바쁜 일로 쫓기는 것은 육체보다 정신 쪽이다. 만성적으로 바쁜 사람에게는 피로가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다. 풀리지 않은 피로는 쌓이고 그렇게 반복하는 동안 육체는 한 곳도 성한 곳이 없게 된다.

삼림욕은 어떻게 하는가? 여러분은 목욕탕에서 목욕을 어떻게 하는가 하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마치 껍데기를 벗기듯 싹싹 밀어내고 비누에 버무렸다 후딱 나오면 된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다. 물을 받는 동안 차분한 마음을 갖도록 한다. 알맞게 데워진 욕조를 확인하고 호흡을 가라앉히면서 물에 잠긴다. 그리고 피부에 자극이 가지 않을 정도로만 문지르고 건강조건에 맞게 냉욕, 온욕을 부분적으로 하면서 피로가 가시도록 노력한다. 삼림욕도 욕조에 몸이 잠길 때처럼 조용히 숲속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① 숲속을 거닐면서 숲의 향기를 느끼도록 호흡을 한다. 처음에는 가볍게 차차 배에 힘을 주면서 공기를 천천히 폐 속에서 내뱉어 비웠다가 잠깐 머물고 다시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켠다. 폐 속에 공기가 가득 차면 호흡을 잠깐 머물었다가 코로 천천히 내뱉는다. 이것도 큰 운동이기 때문에 자주하면 호흡의 효과가 커진다. 이를 통해 숲의 정기인 파이턴사이드가 몸속에 스며들면서 정신을 맑게 하여 준다.
② 계속 걷다가 가볍게 뛰기도 하고 팔을 흔들기도 하면서 체조를 하는 기분으로 움직인다. 피부로 숲의 향기가 흡수된다. 땀이 약간 날 정도도 좋다.
③ 좀 쉬었다가 심호흡을 하면서 사색과 명상에 잠긴다. 이때는 숲의 고마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효력이 더 있다. 라디오를 듣거나 큰 소리로 말을 하거나 해서도 나쁘다. 식물은 라디오의 금속성 잡음이나 큰 소리에 영향을 받아 식물의 정기발산을 적게 한다.

숲이란 자연이기 때문에 삼림욕의 방법도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 예를 들면 몇 미터 걷고 몇 번 뛰고 하는 식의 규칙은 삼림욕이라기보다 오히려 체조라 할 수 있다. 순수한 삼림욕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삼림에 대해 감사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조용히 호흡하고 사색에 잠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물론 자주하고 오래 할수록 좋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희철 박사 (한의학박사, 파동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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