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7-04-11 22:0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효는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사는 것


孟懿子問孝 子曰無違.
맹의자문효 자왈무위
樊遲御 子告之 曰孟孫問孝於我 我對曰無違. 
번지어 자고지왈맹손문효어아 아대왈무위
樊遲曰 何謂也
번지왈 하위야
子曰 生事之以禮 死葬之以禮 祭之以禮
자왈 생사지이례 사장지이례 제지이례



논어 위정편의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맹의자가 ‘효’를 물었다.” “공자는 ‘어긋나지 않는 것’이라고 답하였다.”
번지가 말을 몰고 있을 때 공자가 그에게 말해 주었다. “맹손이 효를 나에게 물어서 내가 ‘무위’라고 대답해 주었다.”
번지가 말했다. “무슨 뜻입니까?”
고자가 말했다. “살아 계실 때 부모 섬기기를 예로써 하고, 죽어서 장사지내기를 예로써 하고, 돌아가셔서 부모 섬기기를 예로써 하라.”
맹의자는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 삼환 중의 하나였던 맹희자(孟僖子)의 아들이다. 노 환공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맹손, 숙손, 계손씨가 그들이었다. 환공의 이름을 따서 이들을 삼환이라 하였다. 그 당시 삼환의 세력은 막강해서 노나라의 왕보다 더 세력을 펼칠 정도였다. 본문은 맹손씨의 대표인 맹희자가 죽자 아들 맹의자가 공자에게 효에 대하여 물은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맹의자의 물음에 공자는 ‘무위’라고 답했다. 말 그대로 보면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맹의자는 더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가 이 말뜻을 이해했을지 못했을지는 본문에는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러나 이어지는 상황을 보면 맹의자가 이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더 는 공자에게 묻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번지는 공자의 제자다. 공자의 말년 제자로 번지는 공자와 46세의 나이 차가 났다. 공자가 맹의자를 만나고 나서 돌아가는 길에 번지가 그를 태우고 마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함께 말을 타고 가다가 어느 순간에 공자가 번지에게 말을 걸었다. 공자는 맹의자가 공자 자신에게 효에 대해서 묻기에 그가 ‘무위’라고 대답해 주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번지는 즉각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공자에게 물었다. 그것은 살아계실 때 부모 섬기기를 예로써 하고 장사지낼 때도 예로써 하고 제사지내며 모실 때도 역시 예로써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맹의자에게 ‘무위’와 ‘예’는 정말 어떤 의미로 이해되었을까. 그에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정치적으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 맹희자의 뜻을 어기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정치적으로는 맹손씨가 노나라의 왕에 대하여 압박을 가했기 때문에 신하의 도리에 벗어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공자가 번지에게까지 그것도 번지가 묻지도 않는데도 의도적으로 예를 말했다는 관점에서의 ‘예’는 이것들보다는 보편적인 의미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자에게 두 가지 보편적인 인간다움의 가치는 인과 예다. 이 둘은 서로 떨어지지 않는다. 공자가 안연의 질문에 답하면서 ‘인은 극기복례’라고 하였다. 자기를 버리고 예를 회복하는(돌아가는) 것이 인이라는 것이다. 예를 행함은 반드시 인이 따라야 하고 인은 예에 맞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공자의 효는 인간의 인간다움과 어긋나지 않는 인간의 삶이 될 수 있다. 부모가 살아계시거나 돌아가시거나 제사를 지내거나 간에 예로써 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인생은 떠나도 예는 자연의 질서처럼 남아 있어서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가 있다. 무위는 부모님의 명령을 거스르지 않는 행위를 넘어서서 적극적이고 보편적인 예로써 부모를 섬겨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자의 무위와 예가 그리스도인들에게 비춰주는 지혜로움은 무엇인가. 그것은 선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섬기기를 단순히 율법의 준수 수준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보편의 수준에 맞게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계명이나 율법의 준수 수준으로부터 하나님의 보편의 가르침 실천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품고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 22:37∼40)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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