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9-05-09 19:2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나라 다스리기와 사람 알아보기


子曰 能以禮讓 爲國乎何有 不能以禮讓 爲國 如禮何.
자왈 능이예양 위국호하유  유능이예양 위국 여례하.

子曰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
자왈 불환무위 환소이립  불환막기지 구위가지야.

『論語』, 「里仁」
공자가 말했다. “(사람이) 예와 겸양으로써 할 수 있다면 나라를 다스림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예와 겸양으로 할 수 없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예를 무엇에 쓸 것인가?”
공자가 말했다. “(자신의) 설 자리가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어떻게 자리에 서야 할지를 근심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자신이 다른 사람을) 알아줄 수 있(는 인품을 갖추)기를 구해야 한다.”

예의 구체적인 표현이 겸양이다(讓者 禮之實也). 예의 내용이 겸양이라는 말이다. 통치자가 예를 구호처럼 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겸양을 실천한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 그다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만일 통치자가 겸양으로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예와 격식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자는 춘추시대에 통치자들의 교만이 팽배하고 있는 현실을 걱정했던 것이다.

통치자가 교만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통치자이기 전에 인품을 갖추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여부다. 통치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하고 훌륭하게 보아주기를 기대한다.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 차지할지를 불철주야 노리는 것도 흔한 일이다.
공자는 이 점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통치자가 자신의 자리가 없을까를 걱정하기 전에 무엇으로 그 자리에 서야 하는지를 근심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위대한 인물로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하는 대신에 자신이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을 알고자 노력할 것을 강조한다.
공자의 나라 다스리기에는 통치자의 겸양이 핵심의 자리를 차지한다. 통치자의 겸양은 자신이 차지하고자 하는 그 자리를 위해 어떻게 자격을 갖출지를 근심하는 것이다. 즉, 통치자가 자신의 자리에 합당한 자격을 위해 정당한 과정과 합당한 능력을 연마하는 한편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을 인정하는 자세를 확립해야 한다. 통치자가 자신의 차지할 것만을 노려서 쟁취하려 하고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교만함은 나라를 망가지게 하고 다른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고 마침내 통치자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
공자의 나라 다스리기와 사람 알아주기로부터 그리스도인 역시 겸손의 태도를 배워야 할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겸손의 모범은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자신을 온전히 버리셨다. 예수님은 수없는 욕설, 치욕, 능욕은 물론 육신의 굶주림과 헐벗음을 기꺼이 감수하셨다.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위하여 예수님은 부족한 제자들을 친구로 인정하기까지 겸손하셨다.
하나님의 겸손하심은 하늘나라의 완성을 위해 독생자 아들 예수님을 사단의 손에 맡기신 데서도 증명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께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절규하기를 허용하시기까지 참으시며 당신을 비우셨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께서는 즐거이 죄인 된 우리 인생들을 당신의 자녀로 인정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친히 보이신 겸손과 우리를 자녀로 인정하심은 하나님 나라의 핵심사항이다. 모든 가정, 모든 직장, 모든 삶의 터전이 하나님의 나라이기 위해서는 그곳에 예수님의 겸손과 인정하심이 실제로 살아 움직여지고 있어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자녀라고 한다면 그 사람에게서 겸손과 다른 사람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 한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들이여!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인생길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을 비워 겸손의 옷을 입도록 하자. 동시에 하늘의 신령한 마음으로 다른 인생들을 존귀하게 인정하는 삶을 살아가는 멋진 인생을 설계하여 실천하도록 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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