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22-04-18 19:3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마흔둘. 20세기 화란개혁파 후예의 ‘아파테이드’,극복 대안은 오직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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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가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國歌)다. 표에서 보듯이 같은 나라의 국가를 5개 국어로 부른다. 처음은 코사어와 줄루어로, 다음은 소토어, 이어서 아프리칸스어 그리고 맨 마지막은 영어다. 동일한 음정이지만 가사의 내용은 다르다. 앞의 세 언어는 아프리카 본래 주민들의 언어다. 그리고 아프리칸스어는 남아프리카를 무단으로 침탈한 화란 개혁파 교회의 후손들이 지금 사용하는 언어다. 화란 본토의 언어가 남아프리카에서 태어난 후예들에게 문법이 더 간소화한 ‘화란 사투리’가 아프리칸스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영어는 과거 남아프리카를 침탈했던 영국의 후예들을 위한 것이다. 같은 나라에서 국가를 네 번 부르는 과정은 침탈당한 약자의 울분과 서러움이 피 끓는 외침으로 분출되는가 하면, 남의 땅에서 주인 행세를 영원히 하려는 자들의 욕망 또한 들끓고 있다. 분열한 국민들이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조국을 염원하며 힘들게 부르는 국가(國歌)다.
국가(國歌)의 기원은 백 년 전 1921년부터 화란 개혁파 후예들이 아프리칸스어로 ‘외침’(Die Stem)이라는 곡으로 불렀다. 조국과 종교를 일치시킨 내용으로 화란의 후예들이 자신들의 침탈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찬양하고 인종분리정책을 정당화하고 또한 화란의 후예들을 숭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서 원주민들은 이 노래를 멀리했다. 그리고 이 곡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거듭 출전 정지를 당하면서 국제 행사에서 거의 연주하지 않았다. 그렇게 1994년까지 이 국가(國歌)는 국제 사회에서 외면당하며 화란 개혁파 교회의 후예들인 아프리카너들을 위한 국가(國歌)로만 남다가 1997년 ‘주여, 아프리카를 구원하소서’와 합치면서 소멸하고 이제는 앞서 소개한 방식으로 다양한 언어로 부른다.
아프리카 대륙은 15-16세기 포르투갈 사람들을 시작으로 노예무역과 약탈지가 되었다. 잇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제국들이 식민지 침탈을 이어갔다. 19세기 후반에는 몇 나라를 제외한 아프리카 전 대륙이 거의 유럽 식민지가 되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최고 승전국 미국은 서유럽 국가들에게 아프리카 대륙의 식민지를 포기할 것을 권했다. 그런데 그 요구는 예상 밖이었다. 1950년대 말 아프리카 식민지 국가들 대부분 서구의 약탈과 억압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문제는 독립 이후였다. 민주 정부 수립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던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유럽 정치 제도와 사법 체계의 형식만 흉내 낼 뿐이었다. 그리고 민족 해방을 이끌었던 많은 정치가들은 부패와 타락의 길로 퇴락해 버린다.
그런데 기독교인인 우리에게 남아프리카의 슬픈 역사는 더 아프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 한국 교회사에서 개혁파 신학 전통을 말할 때 많은 영향력을 미친 신학 사조가 화란 개혁파 교회의 신학이다. 그런데 이들의 개혁파 신학은 아프리카 약탈 초기부터 범행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었다. 16세기부터 남아프리카에 이주한 네덜란드 개혁파 교인들은 남의 땅 남아프리카를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선사한 ‘구원의 땅’으로 여긴다는 아전인수 해석을 했다.(407-408)  창세기 1장 28절 자손의 생육 번성, 땅 정복, 만물 통치를 남아프리카 정복과 지배를 정당화하게 사용한다. 19세기 네덜란드 기독교는 이렇게 사용한 창세기 1장 28절을 하나님이 인류에게 주신 ‘문화명령’(cultural mandate)으로 이론화한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자행한 식민지 약탈을 그들은 생명의 말씀, 언약의 말씀으로 창조주의 이름으로 도구화한 셈이다. 가정이지만, 만약 남아프리카가 강대국이 되어 창세기 1장 28절을 정복을 종교적으로 정당화하면서 네덜란드를 식민지로 만들었다면 아마 화란 개혁파는 이 구절을 ‘문화명령’으로 결코 해석할 수 없었을 것이다.
화란 개혁파의 군사적 지원을 받으며 남아프라카에서 태어난 화란 개혁파 후손들(아프리카너, Afrikaner)은 ‘제2차 보어전쟁(Boer War, 1899-1902)’ 패배 후 지배권을 보호하고자 인종을 분리하는 술책을 감행했다. 잔혹한 인종분리와 인종차별 정책 ‘아파테이드(apartheid, 아프리칸스어)’가 그것이다. 인종 분리를 정치의 근본으로 삼는 이 아파테이드는 법조항에 ‘백인’, ‘흑인’, ‘유색인종’ 혹은 ‘혼혈인종’을 분리한다는 사실을 명시한다. 이 인종차별정책은 모든 생활을 지배하는 악법이다. 주거 문제뿐 아니라 결혼이나 학교, 병원 심지어 공원이나 해안 이용에도 이 법을 적용한다. 자연만물과 문화적 혜택은 창조주가 모든 인류에게 공평하게 사용하도록 준 공공자산이라는 사실을 아파테이드는 부정한다. 백인 중심의 이 차별정책을 개혁파 교회가 주도했다는 사실은 개혁파 신앙 전통을 가진 한 신앙인으로 보면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갚아야 할 큰 빚이 되고 있다.
다행스럽지만 뒤늦은 1986년 ‘네덜란드개혁선교교회’가 벨하르에서 정의·일치·화해의 ‘벨하르신앙고백’을 교리로 채택하면서 인종차별정책을 죄악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1998년에 광기 어린 인종차별정책을 수백 년 간 축복해 왔던 ‘네덜란드개혁교회(Dutch Reformed Church)’도 총대 400여 명이 모여 ‘아파르트헤이트는 죄악이었다’, ‘인종차별 신학을 근본적으로 버린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잘한 일이지만 박수를 받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남아공 정부가 1994년 인종차별정책을 폐지한 지 몇 년을 지나 교회는 세계 여론의 눈치를 보며 억지로 따라온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27972 참조> 유럽인들이 수 세기 동안 저지른 남아프리카를 비롯한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반인륜적 만행은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을 것이다. 만무시리하지만, 유럽을 모두 갖다 바친다고 한들 아프리카는 그 묻어둔 한을 풀겠는가?
하나님의 말씀 성경의 권위와 하나님의 절대주권적 역사 섭리를 신앙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우리 한국 교회가 화란 개혁파 후예들의 과오를 단지 다른 과거 역사로 묻어버리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빈곤, 기아, 질병, 문맹, 내란, 독재정권, 약탈, 주술, 악령 등 정말로 열악함 그 자체인 아프리카는 알면 알수록 기도의 말문마저 막아버린다. 생명의 말씀,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할 여호와 하나님의 묘수(妙手)를 간절히 간구한다.

13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자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26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즐거워하나니 27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고전 12:13,26-27)

<224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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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즐기듯, 산을 즐기듯
지(앎)과 인(어짊)의 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