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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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1-30 20:4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몸과 함께 가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월드컵은 시작되었다. 2022년 11월에 역대로 가장 작은 나라인 카타르에서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카타르는 경기도보다 조금 더 넓은 국가로서, 이 월드컵 유치를 위해 얼마나 크게 노력했는지를 경기장 등의 공사 소식을 통하여서도 대개 짐작할 수 있다. 월드컵의 초기에는 국가주의가 참가의 원동력이었다. 지금은 자본주의가 월드컵의 중심이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카타르에서는 수천 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온 세계에 자본주의는 만연(蔓延)되었고 팽배(澎湃)해 있다. 국가주의나 자본주의 등 모든 이념 사상들의 바탕은 마음이다. 선수들의 몸값이 수천억에 이른다고 한다. 월드컵으로 글을 시작하게 되어 돌이켜 보니, 2002년 대한민국의 4강 신화도 벌써 20년이 되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은 피파 랭킹이 57위이고 독일은 1위이다. 객관적인 전적(戰績)으로는 대등하게 전개될 수 없는 경기이다. 하루의 시간을 넘기면서 진행된 경기의 결과는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강인 독일을 상대하여 2대0으로 이겼다. 그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예상을 뒤엎는 것이 스포츠의 한 묘미일 수도 있다. 이런 결과나 일이 나올 수 있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4년마다 열리는 이 월드컵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다림과 기대를 안고 있다. 그것은 경기하는 11명의 선수들에게만 집중적으로 관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과 가정과 국가가 이렇게 마음의 응원으로 연결된 것도 그리 많지 않다. 경기장에 직접 가는 사람들의 열정이나 멀리서 응원하는 마음들은 참으로 뜨겁다. 이렇게 응원하고 후원하는 것들의 바탕은 무엇일까? 그것은 분명히 개인의 소속감이나 정체성과 관련되고 있다. 소속감이나 정체성 등은 반드시 몸과 함께 가기 마련이다. 몸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몇 가지로 간단히 분석한다.
첫째, 마음에 함께 간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표선수인 손흥민은 부상을 입었어도 그 열정은 경기장에 갈 수밖에 없다. 그 마음 때문이다. 이 마음이 몸을 끌어당긴다. 마음을 담지 않은 몸 자체는 허수아비일 수도 있다. 마음이나 열정 등이 강조될 때이다. 세상에는 사람의 몸처럼 잘 모여진 것도 극히 드물 것이다. 몸뚱이도 머리나 심장을 중심으로 집약되어 있는 의미와 관계되어 사용되고 있다. 수많은 지체들이 모여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는데, 정작 몸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몸이 마음과 함께 가지 않는 경우는 강제성과 밀접하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가? 팔려 가서 종노릇 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 괴로움의 바탕은 마음에 있고, 몸은 딸려 있다. 기쁘고 즐겁게 참가한다는 문제는 그 당사자에게는 참으로 중요하다.
둘째, 공간에 함께 간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좋아한다. 가고 싶은 곳이 마음에 들고 유명한 곳이면, 더욱 그러하다. 이번 월드컵 기간에 카타르에서는 1일 숙박료가 수천만 원에 이른다고 전해졌다. 몸값과 공간 값이 혼동을 불러올 수도 있다. 어디에 간다는 것은 때로 굉장히 중요하다. 카타르의 경기장은 세계의 수십억의 이목을 받고 있다. 경기장을 보는가? 아니면 공을 보는가? 피파 랭킹 3위인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2로 역전패를 당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이변의 장면을 대개 좋아한다. 좁은 골목에도 왜 가는가?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나 추억 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셋째, 시간에 함께 간다. 이번 월드컵은 처음 맞이한 겨울축제이다. 인간은 날마다 때 만나는 것을 거부할 수 없으며 피할 수 없다. 인간이 때를 선택할 수 있다면 삶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때와 조화되어 낮에는 서고 밤에는 눕는다. 먹는 식사도 아침과 점심과 저녁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시간에 기초한 몸의 동반(同伴)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논설위원,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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