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3-03-21 20:54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지혜의 신학자 칼빈_48


칼빈은 지혜의 사람이다. 그는 신체적 연약함과 가정적인 어려움 그리고 개혁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끈질긴 도전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예지가 번득이는 사람이었다. 물론 칼빈은 다양한 학문적 탐구 그리고 광범위한 지식의 소유자였으나 그보다 그는 사람들을 끄는 마력이 있는 리더쉽을 가졌다. 칼빈은 명석한 두뇌 못지않게 천부적 지혜를 가졌다. 그런 까닭에 칼빈의 작품 가운데는 유별나게 자주 지혜를 설명하고 있다. 말하자면 칼빈의 지혜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지혜는 하나님 중심의 시각에서 보고 있다. 지혜에 대한 칼빈의 이해는 다음과 같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바로 참지혜이다

첫째는 참된 지혜에 관해서 생각해보자.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참되고 본질적인 지혜는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하나는 하나님께 관한 지식이요 다른 하나는 우리 자신에 관한 지식이다.”(I. 1. 1) “영적 지혜는 주로 세 가지로 구성된다. 즉 하나님을 아는 것, 우리의 구원을 결정짓는 우리를 향한 그의 부성적 은총을 아는 것, 그리고 율법의 규범에 따라 우리의 생활을 통제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II. 2. 18)라고 했다. 지혜는 인간의 잔꾀가 아니고 먼저 하나님을 알아야 얻어지는 지혜이다. 하나님과의 접붙임으로 얻어지는 것이요, 하나님의 빛으로 조명받는 것이 지혜이다. 그러므로 참된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요, 그것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관련되어 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의 계시인 말씀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결국 하나님의 말씀의 빛 가운데서 참된 지혜의 눈이 열려진다는 것이다. 오직 참된 지혜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다.

지혜는 위에서부터 온다

칼빈은 시편 주석에서 말하기를 “지혜는 인간의 재능의 성장이 아니다. 그것은 위에서부터 온다.”(2권 p.237)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은사와 능력은 하나님의 손에 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어느 순간에라도 그들에게 주신 지혜를 그들에게서 즉시 빼앗을 수 있다.”(3권 p.198) “모든 건전한 지식과 지혜는 하나님께 합당한 영광을 돌리고 그의 말씀의 제자로서 다스림에 순순히 따르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3권 p.333)고 했다. 지혜에 대한 칼빈의 이해도 역시 하나님 중심의 시각에서 비롯됐다. 지혜는 인간이 습득한 지식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인간의 얄팍한 기지나 꾀가 아니다. 영원한 창조주 하나님을 앎으로 얻어지는 것이 지혜이다. 그래서 그 지혜는 하나님과의 소통이자 영원과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자기 지혜를 자랑하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을 무시하는 결과를 갖는다. 칼빈은 예레미야 주석에서 “자신들을 지혜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께 대항한다. 이는 하나님께 돌아가야 할 영광을 그에게서 빼앗기 때문이다.”(5권 p.197)라고 했다.

성령의 조명으로만 참지혜를 얻는다

물론 참된 지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는다. 그런데 그 말의 뜻은 또한 성령의 조명으로 말미암아 참된 지혜를 깨닫는다는 뜻이다. 지혜의 영이신 성령께서 함께해 주실 때만 인간은 바로 될 수 있다. 우리가 참지혜를 구한다는 뜻은 성령의 조명과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간구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무엇이든지 성령의 도움과 조명이 없이 결정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이 아니다. 칼빈은 공동서신 주석에서 아주 확실하고 섬세하게 밝히고 있다. 즉 “사람은 자기 마음의 통찰력에 의하여 지혜로워지지 않고 성령의 조명에 의해서만 올바르게 지혜로워질 수 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지 않고서는 달리 성령에 참여하는 자가 될 수 없다.”(p.194) “하나님께서 그의 영을 통하여 위로부터 조명하시지 않고서는 우리는 지혜로울 수 없다.”(p.325)고 썼다. 칼빈은 이 점에 있어서도 참으로 성경을 올바르게 깨닫는 지혜를 얻었다. 우리가 칼빈 또는 칼빈주의를 따르는 것은 성경에 대한 그의 충실성과 하나님 중심의 시각으로 모든 삶을 조명하는 데 있다. 인간의 지혜라는 것도 인간의 자기 본성으로는 옳게 깨달을 수 없다. 결국 인간은 하나님의 총명의 영이신 성령의 도움을 받아야만 참된 지혜를 소유할 수 있고 우주와 인생에 대한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참지혜를 얻는다

또 칼빈은 참된 지혜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칼빈신학의 핵심적 두 흐름이 말씀과 성령이듯이 참된 지혜를 습득하는 것도 역시 말씀과 성령을 통해서이다. 칼빈은 시편 주석에서 “우리들이 참으로 지혜로워지는 길은 첫째는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시키고 우리 자신의 상상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총명을 여셔서 그의 뜻에 순종하게 하시는 것이다.”(5권 p.47)라고 했다. 그리고 칼빈은 고린도전후서 주석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지 않고서는 지혜를 소유할 수 없다.”(p.144)고 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지 않는 것은 모두 만용이며 교만이다. 인간은 자기 지혜로는 하나님을 알 수도 없을뿐더러 하나님을 오히려 욕되게 한다. 그래서 칼빈은 그리스도를 떠나서 지혜를 구하는 것을 “정신이상”으로 보았다(로마서 주석 p.15). 칼빈은 또다시 명쾌하게 정리하기를 참된 지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칼빈은 고린도전서 1장 17절을 해석하면서 “신자의 모든 지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이해된다.”고 했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을 철학이라고 한다. 그러나 칼빈은 참된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성령의 조명과 말씀으로부터,십자가로부터 온다고 했다. 진정 칼빈은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정성구 목사 (총신대학교 명예교수 / 전 총신대학교 총장)

가장 복 있는 자
순종의 사람 칼빈_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