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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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1-09 20:1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철학의 시녀노릇에서 벗어나기


5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 6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자들 중에서 지혜를 말하노니 이는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요 또 이 세상의 없어질 관원의 지혜도 아니요 7 오직 비밀한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것이니 곧 감취었던 것인데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하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라(고전 2:5-7)


기독교 역사는 크게 두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유대교이며 또 다른 하나는 헬레니즘 곧 고대 그리스 철학이다. 전자는 구약을 근본으로 하고 있으며 후자는 그리스 신화와 고대 철학자들의 사상이 바탕을 이룬다. 구약은 고대 근동의 언어인 히브리어를 주로 하고 일부 아람어를 사용하여 기록하였다. 그리스 신화와 고대 그리스 철학은 헬라어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모두 하나에서 통합된다. 바로 신약 성경이다. 이스라엘 역사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구약은 신약 성경의 원천이 된다. 신약 성경은 내용상 구약 성경을 토대로 삼았으며 형식은 헬라어라는 옷을 입는다.

구약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창세기 1장 28절에 아담에게 세우신 ‘삼대언약(三大言約, The Threefold Covenants)’ 곧 자손과 땅 그리고 통치 언약에서 출발한다. 이 삼대언약은 인류시조 아담과 노아로 이어지고 노아의 후손 셈의 계열을 따라 태어난 아브람(아브라함)에게 확정된다. 그리고 이후 아브라함 후손 다윗왕을 통해 삼대언약은 모두 완성된다. 그런데 이러한 이스라엘 역사는 한 인물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로 메시아다. 구약 성경 마지막 말라기 선지서는 바로 장차 오실 메시아 곧 “언약의 사자”(말 3:1)로 그 내용을 완성하고 있다. 이 구약의 모든 언약을 성취하는 분이 바로 베들레헴에서 출생하시고 나사렛에서 자라난 주 예수 그리스도다. 이러한 진리를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증거하셨다.(요 5:39; 눅 24:44) 그리고 이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치신 진리의 말씀은 헬라어를 도구로 마태복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모두 완성되었다. 이처럼 구약과 신약은 여호와 하나님의 메시아 언약과 그 성취의 일관되고 통일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구약과 신약의 완성으로 절대진리가 확정된 이후 예수 그리스도가 통치하는 하나님의 교회는 도전에 직면한다. 먼저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유대교도들의 도전이며 또한 인류를 위한 보편적 진리의 사도라고 자칭하는 헬라철학의 도전이다.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역할 당시는 유대교도의 박해와 탄압이 있었으며, 2세기 이후는 헬라사상이 성경 진리를 훼손하고 지중해 철학이 기독교 진리를 침탈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른바 외부의 강압과 내부의 적들이 성경 권위를 훼손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기독교 초기 역사에서 기독교 사상을 주도한 곳들이 동시에 헬라 사상에 영향을 받아 성경 진리를 훼손한 곳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북부의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처음 생긴 안디옥이 대표적인 곳이다. 또한 로마와 (헬라어로) ‘칼케돈’이라고 불린 카르타고다. 모두 2-4세기 기독교 진리 수립에 큰 영향을 미친 곳이면서 동시에 헬라철학으로 성경 진리를 훼손한 곳들이기도 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 진리를 변증하고 정립하기 위해 성경 자체의 진리에 충실하지 못하고, 이단 사상인 헬라철학을 무분별하게 도입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하나님이 사도 바울을 통해 세상 철학 곧 헬라철학에 대해 내린 하나님의 심판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성경 진리를 성경 그 자체로부터 정립하지 않으며 반드시 실패한다는 점을 다시 명심하고자 한다.

하나님이 주신 믿음은 결코 인간이 만든 지혜(철학, philosiphia)와 혼동될 수 없다. 믿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은 인간의 지혜에서 벗어날 때만 빛난다. 철학적으로 비논리적이며 비이성적이라고 비판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철학이라는 그릇은 본래부터 성경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도(道)는 멸망할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고전 1:18 참조)으로 보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성경의 진리를 세상의 철학과 구별시키는 방법이 바로 철학자의 눈에 성경은 미천하고 우둔한 지식처럼 보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바울 사도를 통해 선언된 하나님의 지혜는 철학이 결코 접근할 수 없다. 창세전 확립된 진리를 어떻게 헬라철학이 접근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영광을 위하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고전 2:7)을 헬라철학자를 모두 한 곳에 모인다고 한들 찾아낼 수 있겠는가?

이 세상 지혜(sophia) 곧 세상 지혜를 사랑하는 철학(philosophia)은 미련함의 극치다. 니체로부터 시작한다는 현대철학은 ‘신의 죽음’ 위에 구축한 그야말로 신의 무덤 위에 인간 숭배의 성전을 짓고자 했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자기 꾀에 속아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도록 한 비진리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섭리 역사다. 서양 철학의 틀 속에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을 넣어보려고 했던 시도가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세상 지혜자들의 지성이 하나님을 함부로 비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들의 생각과 판단을 헛된 것으로 몰락하게 하신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에게는 세상의 지혜자들을 자랑하거나 의지하지 않게 하시려는 자비와 긍휼의 섭리였다. 오직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 성경권위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2000년 전 바울 사도를 통해 철학에 대한 최후 심판을 내렸던 것처럼, 우리 시대에 그 서양철학은 종말을 고하고 있다.

19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미련한 것이니 기록된 바 지혜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궤휼에 빠지게 하시는 이라 하였고 20 또 주께서 지혜 있는 자들의 생각을 헛 것으로 아신다 하셨느니라 21 그런즉 누구든지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만물이 다 너희 것임이라 22 바울이나 아볼로나 게바나 세계나 생명이나 사망이나 지금 것이나 장래 것이나 다 너희의 것이요 23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니라(고전 3:19-23)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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