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오피니언

 
작성일 : 14-04-06 14:4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불가지론자의 거액 기부


“나는 하나님을 믿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것 때문에 인생에서의 어떤 결정이 당신들을 다르게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뉴스미션 제공, 2014.03.19.자>
  자산 780억 달러(약 81조 3580억 원)의 세계 최고 부자, 동시에 매년 15억 달러(약1조 5000억 원) 지금까지 31조 기부의 세계적 자선가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의 말이다. 그는 롤링스톤(Rolling Stone) 지 3월호 인터뷰에서 가톨릭교회에 출석한다고 밝히면서도 아직까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간은 어떻게 하더라도 신의 본체를 알 수 없다는 태도가 불가지론(agnosticism, 不可知論)이다. 신의 존재를 믿는 것과 신이 존재하느냐는 분리된다는  생각이다. 내가 믿고 있기 때문에 신의 존재가 당연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시쳇말로 믿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믿음의 대상이 실재인가는 ‘모른다’.       
  이러한 불가지론자 빌 게이츠는 기부 이유를 ‘세계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라고 하며 자기 인생에서 힘써야 할 빚이라고 한다. 그것은 그에게 “종교적 믿음이며, 적어도 도덕적인 믿음”이라고 한다.
 불가지론자의 거액 기부 행위, 여기에는 본능적 패턴이 있다. ‘모른다’는 말에는 확증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확신하는 자기 소신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는, 역설적이지만, 자기 자신의 뜻한 바가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것이 도덕적 정당성을 갖추면 신의 존재도 도덕의 시녀로 삼는다.
  불가지론자이기 때문에 인륜적 기부 행위는 얼마든지 자기 몸을 불사름에 내어줄 수도 있다(고전 13:3).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지휘관’ 칼빈의 최후를 떠올리다
서구 기독교 종언을 아는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