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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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1 19:3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스승의 날에 윤 선생님께


선생님! 오늘이 스승의 날이에요. 저는 1945년도에 교회학교 유치부에 입학한 학생이에요. 선생님은 유치부 담임이셨죠. 공부시간에 언제나 선생님 턱밑에 앉아 있었거든요. 저를 ‘개구쟁이 꼬마’라고 부르셨잖아요. 저는 선생님을 참 좋아했답니다. 주일마다 성경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해 주셨거든요. 에덴동산 이야기를 비롯해 노아, 아브라함, 이삭, 야곱 이야기, 그리고 모세, 여호수아, 삼손, 다윗왕 이야기 등을 아주 재미있게 해 주셨어요. 솔로몬왕 이야기는 얼마나 재미있었는데요. 그때부터 저도 솔로몬왕처럼 하나님께 지혜를 주시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답니다. 지금도 그 기도는 멈추지 않고 계속하고 있어요. 십대 후반에 성경에서 직접 보았거든요. 야고보 선생님도 지혜가 부족하거든 하나님께 구하면 주신다고 하셨더군요. 선생님이 너무 잘 가르쳐 주셨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손녀들의 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하나님께 기도할 때마다 지혜를 주시라는 간구는 빼놓지 않고 있답니다.

선생님! 지금은 어디에 살고 계세요? 가끔 보고 싶을 때가 있어서요. 한평생 성경을 연구하며 깨닫게 될 때마다 선생님이 가끔 생각나곤 했답니다. 솔로몬 이야기를 잘 가르쳐 주셨기 때문이죠. 그리고 직접 만나 뵙고 투정 삼아 여쭐 말씀도 있어서 그랬거든요. 어느 날 선생님이 부자는 천국에 가지 못한다고 가르쳐 주셨잖아요. 그때는 제가 가난했기 때문에 나는 천국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한 편으로 좋아하기까지 했답니다. 어떤 목사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는 성경말씀을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돈을 벌어 부자가 될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무서운 지옥에 들어갈까 봐서죠. 저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재물에 대한 큰 욕심은 없지만, 어린 시절에 비하면 부자가 된 셈이에요. 아파트도 있고요. 자가용도 있고요.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가득하거든요.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뵐 수 있다면 투정 삼아 여쭙고 싶어요. 이제 저는 부자가 되었으니 천국에 갈 수 없느냐고 여쭈면서 따지고 싶답니다.
저는 성경을 올바르게 깨닫기 전까지는 갈등과 고민이 참 많았어요. 가난한 것은 사는 데 힘이 들고 돈을 벌어 부자가 되면 지옥에 간다는 생각에서죠. 너무 답답해서 울기는 얼마나 했는데요. 문제의 확답을 들으려고 저명하다는 목사님께 여쭈어보았지만, 답이 명쾌하지 않고 얼버무리는 거였어요. 세월이 지나 너무 답답한 나머지 신학교에 입학해서 교수님께 여쭈어보아도 마찬가지였거든요. 만일 지금까지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정신이 아찔해요. 답답할 때마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성경을 열심히 상고했답니다.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셔서 지혜를 주셨어요. 급기야 아주 명쾌한 해답을 얻게 되었답니다. 이제는 설령 선생님이 하나님 나라에 먼저 가셨다 해도 아쉽지 않게 되었지요. 선생님이 섭섭하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래도 선생님이 살아 계신다면 찾아뵙고 싶어요.
저는 수십 년을 고민하다가 뇌리에 남아있는 문제의 성경본문을 전후 문맥을 따라 자세히 살펴보았거든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라고 말씀하신 동기가 있더군요. 어떤 부자청년이 예수님께 와서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여쭈어본 거예요. 그러자 예수께서는 부자청년에게 행하기 어려운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해 주셨더군요. 계명도 다 지키고, 재물도 다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고, 예수님을 따라오라고 하셨더라고요. 부자청년은 당연히 실망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잖아요. 이에 예수께서 선한 일을 행하여 자기 공로로 영생을 얻으려고 하는 부자청년을 가리켜, 그 부자는 영생을 얻지 못한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거였어요.
명쾌한 해답을 깨닫고 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선행으로는 절대 구원을 얻어 영생할 수는 없잖아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어 영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맞잖아요? 아무리 재물이 많은 부자라도 자기 선행을 의지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얼마든지 구원을 얻어 영생을 얻을 수 있거든요. 명쾌한 해답을 얻은 후에 선생님을 많이 원망하며 미워도 했답니다. 선생님이 잘못 가르쳐 주셔서 제가 오랜 세월 고민하고 갈등을 겪으며 인생의 황금시기를 낭비하며 살았다는 생각에서죠.
깨닫기 전, 부흥사들이 복 받는 비결이라며, 십일조나 헌금을 많이 내야 큰 복을 받는다고 가르치더라고요. 돈 많은 부자는 지옥 가는 줄 알고 있었던 터라, 고민과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거든요. 돈이 없는데 어떻게 십일조나 헌금을 많이 낼 수 있겠어요. 돈이 없으면 복을 받고 싶은 만큼의 십일조를 가불해서 바치면 된다고 하는 목사님도 많거든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선생님! 그렇잖아요. 선생님이 정말 미웠지만, 지금은 미워하지 않는답니다. 왜냐고요? 선생님만이 아니라,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난제라는 것을 후에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선생님에게 잘못 배운 것으로 인해 제가 너무 좋은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거든요. 잘못 배웠지만, 하나님께서 선으로 바꾸어 좋은 결과를 맺게 하신 거죠.
성경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가르쳐 주는 일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답니다. 왜냐면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한 성도님들이나 목사님들 또는 신학교 교수님들도 성경을 잘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서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러다가 성경을 깨닫고 정말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저 역시 너무 즐거워요. 제 핸드폰에는 각지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는 성도들로부터 ‘감사해요. 정말 행복해요’라는 문자가 자주 날아오기도 해요. 그때마다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여호와만을 찬양한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오늘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예쁜 꽃다발을 안겨드리며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기도 하거든요. 인자하신 선생님의 화사한 모습을 직접 뵙고 인사드리고 싶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주님의 평강이 선생님과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도드릴게요.

2020년 스승의 날에, 제자 개구쟁이 꼬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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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도사님께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부치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