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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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19 20:2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주의 뜻이면


자녀들아! 생각이 말이고 말이 곧 글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근본은 생각이다. 글이 아니고 말이라 생각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쓴다.
바람이 불 때 나뭇가지에서 윙윙 소리가 나면 겨울이다. 감기 조심하고 예전처럼 너희 아버지가 가신 날 모여야 하는데 요즈음 어미 마음은 가을걷이를 끝낸 들녘처럼 스산하기만 하다. 너희 아버지의 생을 회고해 볼 때 아버지만큼 너희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신 분도 흔치 않다. 겉으로 표현할 줄 몰랐을 뿐이다. 아버지는 부농의 장손으로 태어났다. 그런데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모진 어려움 속에서 외롭게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너희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이 누구보다 절실했다.
부모가 없는 이유로 전 재산을 작은아버지가 다 정리해 버리고 땅 한 평도 상속받지 못한 채 어머니의 사랑마저 흡수하지 못했다
그렇게 유년시절과 청년기를 방황하며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너희 아버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처지가 암담하다거나 한탄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사범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한평생 교육자로서 성실하게만 산다면 어느 땐가는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살아오셨다. 결국, 하나님께서 너희를 태어나게 하려고 이 어미를 만나게 했다고 과거를 해석했다. 교회는 다니지 않았지만, 이 어미가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즐거움을 함께했다. 너희 아버지는 유독 책임감이 강하셔서 퇴직 후에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살아오면서 한때는 건강 때문에 휴직을 하고 여러 해 동안 병원 생활로 힘들었지만,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풀꽃 향기 그윽한 너희 아버지였다.
그런데 퇴직을 하고 1년 만에 폐암 진단을 받고 암 센터에서, 호스피스병동에서 투병생활을 했다. 호스피스 병동 409호, 그곳에서 3개월 정도를 지내면서 세례도 받고, 온통 하나님의 말씀으로 병원 생활이 아닌 성도들을 만나게 되는 장소가 되었다. 그런데 위독한 상태에서 그날도 너희 아버지는 성도들이 문병 오기를 기다리며 찬송 405장을 불러 달라고 했다. 너희 아버지의 손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나의 차갑게 경직된 두 손으로 그 따스한 손을 차마 놓을 수 없어 이 어미는 한없이 비벼댔다. 쉬 돌아가실 리 없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그 따스한 손을 다시 만질 수 없게 되었다. 그 날이 엊그제 같구나.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을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오늘따라 찬송의 한 구절이 내 뇌리에서 끊임없이 맴돌며 나를 회한의 구덩이로 내몬다. 코흘리개였던 너희들의 변해버린 모습에 놀라며, 새삼 세월의 의미를 곱씹으며 이 글을 쓴다.
큰 강이 도도히 흐르면서 그 안에 온갖 생명들을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복을 주시고, 더욱이 이 시대에 태어나게 해서 여호와 하나님을 배우게 하고, 깨닫게 하는 역사는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때 병실에서 너희 아버지가 남긴 말이 기억나지 않느냐, 너희들에게 진작 하나님을 믿고 살지 못한 게 후회된다면서 너희들에게 신앙생활 잘하고 우리 이다음에 모두 천국에서 만나자고 하지 않더냐?
육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너희 아버지의 얼굴에 평안히 잠든 모습이 그렇게 환하고 아름다울 수 없었다. 세마포 옷으로 갈아입고, 영광의 주 예수 넓은 품에 편히 잠든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목메어 우는 너희들에게 “깊이 잠들었으니 너무 크게 울지 마라.” 했던 것이 가끔 참람한 마음이 든다. 영원을 생각하면 한 찰나를 살고 가는 인생, 그러나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기에, 이 어미는 마음 다잡아 당당하게 걸어간다.
자녀들아!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인간의 제일이 되는 근본이다. 깨끗한 실타래가 되어 거침없이 풀려 가는 성경신학, 꼭 배워야 한다. 쓰러지게 했다가도 일으켜 세워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여호와 하나님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면 이 세상을 사는 것이 헛된 일이라 하지 않더냐? 자고로 세계 명작, 명화, 명곡들 중에 사랑 이야기 아닌 것이 없고 사랑의 노래를 듣고 잠드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 아니더냐? 무엇이 참이고 선인지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조건 없는 사랑이 어디 있고, 변함없는 사랑이 있더냐? 사랑이라 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만큼 영원하고 아름다운 큰 사랑은 없다.
자녀들아! 가장 가치 있고, 으뜸인 하나님을 자랑하며 너희들과 함께 말씀을 공감하며, 그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며 살고 싶다. 영원한 사랑의 생명으로 꽃피어 성령의 교통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인간은 어느 누구도 장래 일을 알지 못한다. 내 뜻을 무너지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속 끓이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다. 큰 아들 대호야, 너희 고생 안다. 억척 떨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믿음에 속한 평온은 만족스럽다. 시험이 와도 좌절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는 삶이 진정 평강이다. 내 힘으로, 내 지혜는 하나님이 싫어한다.
자녀들아! 성경은 하나님께서 자기를 특별히 계시해 주신 살아있는 여호와 하나님의 계시이다. 여호와란 언약대로 이루시는 신실하신 분이라는 뜻이다. 사람은 머리가 편해야 행복하다. 신앙생활이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살아계신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며 섬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성경을 모르면 안 된다. 신경이 연결되고 핏줄이 연결되듯이 살아있는 말씀이다. 거듭나고 중생해서 하나님 말씀을 깨닫고 보면 어떤 일이든지 만사가 놀랍고 감동적이다. 찬양하며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인도하심에 따라 살아가는 게 문제의 답이다.
자녀들아! 이 어미는 성경을 공부할 때면 너희들을 생각한다. 하나님의 섭리역사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글 쓰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주의 뜻이면” 이것이 나의 기도가 되어지고 오직 일념으로 한뜻으로 가정교회가 세워지기를 기도한다. 그 길이 진정한 너희들의 행복 뿐 아니라 이 어미의 행복이다.
이제는 내 힘으로 잘살아 보겠다는 허탄한 수작 떨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가 행복의 근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사랑하는 자녀들아! “하나님은 여호와이십니다”라는 믿음 안에서 존재가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혜와 총명의 신이 너희 가정과 너희들 마음속 깊이 함께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권사 강미정 (광주 산수서광교회)

행복에 대하여
흐르는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