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뉴스

 
작성일 : 23-03-21 20:4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한국개혁신학회 제152차 학술심포지엄


‘농촌기본소득’의 성경적 근거와 기독교인의 역사적 사명을 개혁신학 전통에서 탐색하다
banner



한국개혁신학회(이하 개혁신학회)는 지난 3월 4일(토)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지연구원(연구원장 소기천 교수, 장신대)과 공동으로 제152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오프라인과 Zoom을 통해 동시에 진행한 제152차 학술심포지엄은 모두 세 편의 논문을 소개했다. 먼저 강성열 박사(호남신대 구약학)는 “농촌기본소득의 구약성서적 전거(典據)”에 대해, 이어 황선우 박사(총신대 구약학)의 “열왕기와 역대기의 여호람 기사 비교를 통해 본 역대기 저자의 의도”를 다루었다. 그리고 서혜정 박사(Globe Covenant Seminary)는 “폴 리쾨르(Paul Ricoeur)의 역사와 문명의 해석학”을 발표했다. 각각의 발제에 대해 각각 두 명의 신학자가 논찬을 펼쳤다.
강성열 박사(이하 강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지구촌 공동체 생활에 기존보다 더 심대한 타격을 야기한 원인이 무엇인지 물으며 발제를 시작했다. 그 원인은 바로 과도한 자연파괴가 삼림파괴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야생 동물의 주거 공간을 잠식했다는 데서 찾았다. 이는 인간과 양생 동물의 접촉을 불가피하게 했으며,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 침투하여 신체뿐 아니라 일상의 삶도 파괴해 버리는 참담한 결과를 야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간과 동물을 포함하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결코 분리할 수 없다는 상호 침투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는 성서가 가르치는 생태계 신학의 재정립을 다시 요청한다. 강 박사는 이러한 생태계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식량 안보와 식량 주권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 구약에서 그 전거를 확보하고자 했다.
가뭄, 혹한, 혹서, 대홍수 등 농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상 이변은 한국 농업계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식량 안보와 식량 주권은 이 시대 생존의 가장 중요한 인자로 자리 잡았다. 식량 대란, 식량 무기화, 식량 전쟁은 눈앞의 큰 위협으로 다가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쌀 자급률은 2015년 101%에서 90% 정도로 떨어졌다. 그리고 밀은 쌀 소비량의 절반을 넘고 있으며 거의 전량(全量, 99%)을 수입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강 박사는 ‘농촌기본소득’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전 세계적으로 농산물 생산의 피해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다. 농업 인구의 고령화, 먹거리 생산 인력의 부족과 감소, 국내 곡물 자급률 저하, 젊은 층의 비혼주의와 출산 기피 현상 등 농촌은 인구소멸위험지역 영순위다. 그래서 개인과 단체를 망라한 농촌기본소득의 법제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강 박사는 한국 교회와 신학계도 이러한 과제를 직시하고 누구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 박사는 농촌기본소득의 구약 전거로 먼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존귀하고 평등한 피조물이라는 사실에서 찾는다. 창세기 1장 26-28절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동등한 존재로 창조되었다. 다시 말해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평등하다’는 뜻이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억압과 착취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다. 그래서 생존 자체를 위협받은 농촌 사람들을 섬기고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농촌의 약자 보호는 구약의 오경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계약법전, 성경법전, 신명기 법전에 잘 나타나 있다. 계약법전(출 20:22-23:33)은 사회적 약자 곧 히브리 종, 나그네, 고아와 과부에 대한 다양한 배려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성결법전(레 17장-26장)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함으로써 정의로운 공동체를 세우고 사회정의를 확립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신명기 법전은 계약법전의 반복이지만 더 다양하고 포괄적인 약자 보호규정, 재판규정, 절기규정,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 규정, 종의 대우를 명시한다. 그리고 레위기 25장에 나타난 희년 제도도 토지의 독과점과 부의 독점을 막고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줌으로 경제정의를 회복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 40년 동안 만나와 메추라기의 식탁 공동체 역사와 가나안의 공정한 땅 분배의 역사는 또한 상생을 위한 균등한 분배의 전형이다. 이러한 구약의 전거 마련을 통해 강 박사는 농촌기본소득이 모든 농촌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지급되고 농촌을 떠나지 않고 안정된 생계 기반으로 식량 생산을 증대하고 우리의 식량 주권과 식량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발제 “열왕기와 역대기의 여호람 기사 비교를 통해 본 역대기 저자의 의도”를 통해 황선우 박사(이후 황 박사)는 열왕기에 나타나지 않은 역대하 21장의 역대기 기자의 고유자료를 우선 소개한다. 먼저 열왕기하 8장 16-24절과 역대하 21장 2-20절을 비교한다. 특히 역대기에 나타난 여호람의 형제 살해(2-4절), 여호람의 산당 건축(11절), 엘리야가 여호람에게 보낸 편지(12-15절), 엘리야 예언의 성취(16-19절)의 내용에 주목한다. 또한 열왕기하 8장 17-22절과 역대하 21장 5-10절 그리고 열왕기와 8장 24절과 역대하 21장 20절을 대조한다.
이러한 본문 대조를 통해 황 박사는 특히 역대기 21장 7절(여호와께서 그가 그와 그의 자손들에게 모든 날에 등불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가 다윗을 위하여 맺은 언약을 위하여 다윗의 집을 멸하고자 하지 아니하셨다)에서 역대기의 중요한 의미를 강조한다. 그리고 이렇게 역대기 저자가 다윗과 다윗언약을 강조하는 것은 역대기 전체의 구성에도 나타난다고 밝힌다. 이러한 맥락에서 황 박사는 역대기의 여호람 고유자료들, 즉 여호람의 형제 살해(2-4절), 여호람의 산당 건축(11절), 엘리야가 여호람에게 보낸 편지(12-15절), 엘리야 예언의 성취(16-19절)를 통해 다윗 언약을 강조함으로써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이 통합하여 함께 여호와 하나님을 예배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여호람의 극심한 죄 가운데서도 유다가 멸망하지 않은 것은 다윗언약 때문이었으며, 역대기 저자가 ‘유다’를 ‘다윗의 집’으로 수정하여 포로기 이후의 이스라엘인들에게 다윗언약을 환기하고, ‘다윗을 위하여’를 더 구체적으로 ‘다윗과 맺은 언약을 위하여’로 명시한 것도 또한 다윗언약의 중요함을 잘 보여준다. 이 다윗언약으로 인해 여호와께서는 유다를 멸망시키지는 않았지만, 역대기 저자는 여호와께서 극악한 여호람에 보응하시는 분이심을 드러냈다고 보았다. 그리고 여호람의 비참한 죽음, 그의 창자가 나오는 중병으로 죽을 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그에게 분향하지 않고 그를 열왕의 묘실에 두지 않은 사건 기록은 여호와의 보응을 강조하기 위한 역대기 저자의 의도였다.
세 번째 발제를 이어간 서혜정 박사(이하 서 박사)는 “폴 리쾨르(Paul Ricoeur)의 역사와 문명의 해석학”에서 프랑스 위그노 개혁파 전통에 속한 리쾨르의 해석학적 방법을 통해 역사와 문명에 대해 리쾨르가 어떠한 역사관과 세계관에 기초하여 신학의 지평과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소개했다. 20세기 거의 한 세기에 걸쳐 해석학의 역사를 장식했던 리쾨르의 철학은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현상학과 실존철학의 담론, 정신분석학과 구조주의의 개념을 자신의 해석학 그림 속에 모두 배치했다. 프랑스 개혁파 줄기를 잇는 리쾨르의 해석학은 텍스트의 가치를 중시하는 개혁신학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소박한 텍스트 읽기를 통해 구조적 분석과 문자적 센스로부터 은유적 센스로 향하는 은유적 과정, 독자의 주관성을 형성하는 세 번째 단계의 해석으로 향하는 리쾨르는 텍스트 혹은 전통에 대한 비판보다는 신뢰에 입각한 방식을 위한다.
서 박사는 리쾨르의 해석학을 통해 역사의 개념을 설명하되, 역사의 주관성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별해야 할 책임을 강조한다. 이는 철학적 반성을 통해서 가능하며 역사 앞에 서 있는 독자의 책임성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텍스트와 독자의 대화 속에 새롭게 확장되는 텍스트의 의미와 해석자의 자기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의 의미는 다양한 독자들의 상치되는 이론들의 난무함을 경계하고 상대주의로 흐르지 않으면서 텍스트 자체의 객관적 근거를 확보하는 과정의 중요성에 있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 기준의 선/악 판단이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며 역사 배후에 숨겨진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의 목적으로서 종말론적 소망을 기대하게 한다. 이를 위해 서 박사는 리쾨르 해석학을 정리하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재차 강조한다. 먼저, 역사와 문명의 한복판에서 세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창조적 구심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세상의 문명을 논할 때 진단과 비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리쾨르 해석학을 통해 우리는 역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죄성 속에서도 배후에 보이지 않는 의미를 발견하고 살아갈 용기를 지닐 수 있다는 낙관주의를 표명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독교인은 세상의 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붙잡고 있는 세상의 역사는 하나님의 의지대로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다시 상기시켰다.
한국개혁신학회는 오는 5월 20일(토)에 5월 정기학회로 다시 모인다.

편집부

개혁신학회, ‘한국교회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과 성경적 방안을 모색하다
기독교학교 신앙교육활성화 연구발표 및 공청회 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