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20-12-16 09:5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공자가 안연과 자로에게 답하다


子路曰 願聞子之志.
자로왈 원문자지지.

子曰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자왈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
『논어』 「공야장」의 계속이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자로가 물었다. “선생님의 뜻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공자가 답했다. “늙은이들을 편안하게 하고, 친구들에게 신실하고, 어린이들을 품에 안겠다.”


지난번에는 공자가 안연과 자로에게 그들의 장래 꿈이 무엇인지를 물었었다. 자로는 무인의 자세로 옷이나 물건들을 친구들과 함께 쓰다가 해지더라도 원망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안연은 자신의 잘하는 것을 자랑하지 않으며 화가 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두 사람이 이렇게 대답을 한 후에 자로가 대표로 스승의 뜻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공자가 그 질문에 답한 것이 본문의 내용이다. 그의 답변은 결코 화려하거나 강력하지 않았다. 세상을 향해 외치는 거창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한 사람의 노인으로서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그렇지만 그의 인생 경륜이 담긴 말로써 우리에게 교훈을 주었다. 그것은 늙은이가 편안히 지내는 것이고, 그 자신이 친구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서로 신뢰할 수 있게 하며, 어린 사람들은 돌보아주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 구절이 공자의 인 사상을 가장 실제적이면서 실증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인은 우리말로는 ‘어짊’이나 사랑이라 번역될 수 있다. 영어로는 인간성(humanity)이나 자선(benevolence)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노인을 돌보고 이웃을 신뢰하고 젊은이와 어린이들을 품에 품는 것이 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은 사람을 떠나서는 의미가 없다. 오늘날 애완동물 사랑이 마치 인문주의의 대표적 행위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애완동물 사랑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먼저 하고 있지 않다면 이 애완동물 사랑은 적어도 공자의 인 사상에 비추어 보면 위선이 된다.

공자의 인 사상은 현재 우리나라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 노동자와 기업가 사이의 이해충돌, 여당과 야당의 이해충돌, 개인 사이에서의 이해충돌이 일어날 때 그러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생활태도가 될 수 있다. 기업가는 기업가대로 노인과 이웃과 어린이를 생각하고 노동자들은 노동자대로 노인과 이웃과 어린이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 노인과 노인, 이웃과 이웃, 노인과 젊은이, 젊은이와 노인이 서로를 생각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마음들을 품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를 신뢰하고 품을 수 있는 생활을 각자 실천하면 된다.


공자의 생각이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영향은 무엇이겠는가? 그리스도인의 신앙이 근본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확고하게 서 있다면 그러한 그리스도인은 결국 이웃을 편안하게 하고 그들을 신뢰하고 품에 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교훈한다. 이웃을 편안하게 하는 것, 이웃에게 신뢰를 주는 것,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을 품에 안아 따스하게 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렇게 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그 자신이 편안하고 자신을 신뢰하며 자신을 품에 안는 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불안과 초조에 휩싸여 있으며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근심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런 이웃에게 편안함과 신뢰와 안아줌을 베풀어야 할 때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들이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어 우리의 이웃들에게 이러한 편안함과 미더움과 포용을 선물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고대 그리스철학의 기원 1: 허구적 신화와 물리적 자연의 혼합물
서른하나. 유럽의 모호한 경건주의, 북아메리카로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