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6-01-29 20:4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기독교 신앙의 원형


3. 신학적 치유의 방향

2) 성경적 신학정립에 의한 신앙의 정체성 확인

(2) 신앙의 정체성 확립  -신앙의 원형 찾기-

모세언약의 성취에 의한 신앙

아브라함언약과 더불어 이해해야 하는 구약 언약 중에 매우 중요한 언약이 바로 모세언약이다. 우리는 이를 올바르게 이해할 때 기독교 신앙의 독특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모세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건짐을 받은 이후에 광야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언약이다. 이 언약은 모세오경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출애굽기 중반부터 레위기 전체, 그리고 신명기가 여기에 포함된다. 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토록 많은 분량의 모세 언약을 주셨는가? 아브라함 언약만을 가지고도 하나님은 얼마든지 하나님이 뜻하시는 이스라엘 나라 건설을 통해 하나님 능력의 영광을 드러내실 수 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아브라함언약의 성취과정에 모세언약을 주셨는가? 이 질문은 우리가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원형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모세언약이 주어진 역사적 정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세언약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언약을 기억하사 그들을 애굽의 사백 년 종살이에서 건져내신 이후에 시내산에서 주어진다. 왜 하나님은 시내산에 모세를 통해 언약을 주시는가? 그 언약은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가? 그것은 아브라함언약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 이 질문이 정확하게 이해되어야 우리는 구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사백 년 종살이를 하고 나서 모세언약이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모세언약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전통적인 구속사신학은 기독교 신앙을 이해할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고통스런 노예생활의 애굽에서 “구속”해 내신 것을 강조한다. 두말할 나위 없이 그것은 우리의 구속신앙을 위해 중요하다. 우리 성도는 하나님의 은혜, 즉 그리스도의 구속의 죽음이 아니면 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전통적 구속사신학은 이점을 강조하며 모든 신학 체계가 인간의 구속을 중심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 전체의 주제가 될 수 없다. 이보다 더 깊은 하나님 중심의 복음 이해는 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 사백 년 종살이를 하게 하셨는가를 이해할 때 가능해진다. 왜 무려 사백 년의 애굽 종살이를 하게 하시는가이다. 그 길고 긴 세월의 종살이를 거친 후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하게 하시고 얼마 되지 않아서 시내산언약을 주셨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의 실존적 상태, 즉 죄악된 인생이라는 존재성과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그것은 하나님 여호와의 무한한 은혜와 자비성을 드러내는 바탕이 된다. 신약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하나님은 당신이 긍휼이 많으심을 드러내시려고 인생을 불순종하는 가운데 가두신 것이다(롬 11:32). 즉 죄 많은 곳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침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깊은 뜻은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 아니고서는 결코 알 수 없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백 년의 종살이를 경험하고 나왔기에 그들 안에는 죄악성이 뼈 속 깊이 배어있는 목이 곧은 백성이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표범이 반점을 바꿀 수 없듯이 인간 스스로는 죄를 벗어버릴 수 없다(렘 13:23).
하나님은 일찍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사백 년 동안 자손이 괴롭힘을 당하다가 하나님이 그 나라를 징치하여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올 것을 예언하셨다.(창 15:12-17) 실제로 후대 역사에서 요셉이 형들에게 팔리어 애굽에 들어가게 되고 그 후 하나님은 그 땅에 기근을 일으켜 야곱의 자손들을 모두 애굽으로 가게 하심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백 년의 종살이를 하게 된다는 예언은 성취되었다. 왜 그렇게 하신 것일까? 그것은 바로 위에서 말한 대로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가르쳐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 스스로의 힘으로는 치유 불가능한 불순종과 죄악된 행위에도 불구하고 용서하시는 자비하신 여호와이심을 알게 하시려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뜻인 십계명과 용서와 자비의 표현이신 성막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규례,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회복의 방법을 설명하는 율례로 구성된 모세언약을 주신 것이다.

  모세언약 특히 시내산언약은 광야의 삶(민수기)의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성취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산에서 언약의 말씀을 받았다. 그 언약을 받을 당시 하나님은 이미 다음과 같이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언약적 관계를 선포했다.

모세가 하나님 앞에 올라가니 여호와께서 산에서 그를 불러 가라사대 너는 이같이 야곱 족속에게 이르고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라 나의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할지니라(출 19: 3~6)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시내산언약의 말씀을 주시기 전에 이미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요, 제사장 나라임을 선포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방적인 선포로서의 모세언약은 민수기 말씀에 잘 나타나 있는 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길을 걸어가는 과정에 그대로 이루어진다. 모세언약을 일반적으로 십계명을 중심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세 언약은 십계명 뿐 만 아니라 그 십계명을 어겼을 때 속죄함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성막 제도와 더불어 이해해야한다. 광야 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뜻인 십계명을 결코 지킬 수 없었다. 모세가 하나님을 만나러 시내산에 올라간 사이에 그들은 시내산 밑에서 우상을 만들어 섬기던 목이 곧은 강퍅한 백성들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사백 년이나 종 생활을 하던 죄악 된 백성이기에 그러했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신약시대로 말하자면 성도는 자신의 옛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하나님을 섬길 수 없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거듭된 불순종과 반역의 몸짓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을 시내산언약의 시행 즉, 제사제도를 통해 부단히 용서하시고 그들을 거룩한 백성으로 만들어 가셨다. 이것이 하나님 여호와 되심, 즉 범죄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용서하시고 은혜로 그들을 백성삼아 제사장 나라로 만들어 가시는 것이다. 이것이 시내산언약의 구체적인 성취이다. 이런 시내산언약이야 말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자기들을 행위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구속의 은혜에 근거하여 거룩한 백성을 삼으신다는 여호와 신앙을 만드는 바탕이 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규욱 목사 (장안중앙교회)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여호와의 영원성 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