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3-06-13 13:24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7교회에 보낸 사도 바울의 편지 배열 순서


사도 바울이 7교회에 편지를 보냈다. 완전수 7이다. 창세기에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7과 관련된 내용을 성경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때문에 기독교 역사 초기에 히브리서를 바울이 기록하였다는 주장도 바울 기록을 총 14권으로 맞추기 위한 주장이었다고 본다. 바울이 7교회에 편지를 보냈다는 점에 대해 많은 성도들이 관심이 없기도 하며 더 나아가서 이 서신들이 어떤 이유로 현재 성경에 있는 순서로 배열되었느냐 하는 것에 대한 특별한 관심도 갖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듯하다.
‘세 왕 이야기’로 잘 알려진 에드워드는 40여 년 전에 신약성경을 뜯어내고 바울이 기록한 순서대로 재편집해서 재배열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연구한 내용으로 2013년에 『Revolutionary Bible Study』(유기적 성경공부, 대장간, 2019)를 발간하였다. 에드워드는 가정교회 운동의 지도자로 30여 권의 책을 쓴 저자인데 『실라의 일기(실라의 눈으로 본 바울의 1차 전도여행)』 등 4권의 책으로 바울의 전도여행을 이야기 형식으로 상상을 발휘하여 엮어 나가면서, 바울 서신을 해당되는 시기에 맞춰 기록 배경까지 설명하여 독자들의 흥미를 돋아주고 있다.
에드워드는 신약성경의 혼란스럽고 무질서하고 뒤죽박죽된 배열이 지금까지 우리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어 그 폐해가 크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는 성경을 거꾸로 읽는 셈이며 바울이 말하는 전체적인 내용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원래 기록된 순서대로 읽을 때에 1세기 교회의 모델을 알게 된다며 연대기적으로 신약성경을 재배열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첫 번째 읽을 책이 갈라디아서라고 하는데 이는 아직도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낸 편지가 바울의 최초 편지였다는 대다수 학자들의 주장과 맞지 않는 약점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는 7교회에 보낸 바울 서신이 편지의 분량에 따라 편집되었다고 하며 그렇게 믿고 있다. 강의나 설교에서 질문이 나오면 이러한 답변 외에는 다른 의견이 별로 없는 셈이다(진 에드워드 말고).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 바울 편지의 분량을 계산해 본 자료가 있다.
로마서는 9,447단어, 고린도전서는 9,498단어이며 고린도후서는 6,092단어이다. 분량 순서라고 하면 고린도전서가 로마서 앞에 나오고 고린도후서가 로마서 다음에 나와야 한다. 또한 디모데전서는 2,269단어로 데살로니가전서의 1,857단어보다 많아서 빌립보서(2,003단어)나 골로새서(1,998단어)보다 앞에 나와야 한다. 디모데후서(1,703단어)도 데살로니가후서(1,042)보다 앞에 나와야 하므로 분량을 기준으로 바울 서신을 배열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신약성경 전체의 완전본은 이집트 카트리나 수도원에서 발견된 ‘시나이 사본(Codex Sinaiticus)’으로 대영박물관에 보존 중인데, 서기 350년 전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바티칸 사본과 함께 가장 오래된 사본이라고 한다. 정경으로 신약성경 27권을 확정적으로 공포한 사람은 아타나시우스(295?-373) 대주교이다. 그는 46년 동안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였지만, 다섯 번이나 주교직에서 쫓겨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도피와 은거와 유배로만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알렉산드리아 대주교로 복귀한 이듬해 367년 부활 축일 서신을 통해 교회가 권위를 인정하는 책 27권의 목록을 발표한 것이다. 당시 배열 순서는 사복음서, 사도행전, 일반 서신 7편(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요한 1, 2, 3서, 유다서), 바울 서신 14편(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후서, 히브리서,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빌레몬서), 그리고 요한계시록이었다.
삼위일체론을 확립한 아타나시우스 대주교가 공표한 신약성경의 배열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성경의 배열과 조금 다르지만, 7교회에 보낸 바울 편지의 배열은 동일하다. 이러한 배열에 대하여 독보적인 분석을 한 학자가 있다.
『Number in Scripture』(1894, 성경에 나타난 숫자 해설: 게마트리아의 비밀, 나단출판사, 1992) 저술로 국내에 소개된 영국 성공회 성직자 E. W. Bullinger(1837-1913)는 The Companion Bible(1922, Kregel Pub에서 1999년에 큰 글자로 인쇄함)에 다양한 주석과 더불어 198가지나 되는 매우 유익한 부록 자료들을 포함하였다. 그중 바울 편지의 배열에 대한 그의 주석과 해설은 주목할 만하다.
불링거는 7교회에 보낸 편지 중 로마, 에베소 그리고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낸 편지가 다른 4교회에 보낸 편지와 다른 점을 지적한다. 3교회에 보낸 편지는 칭의론, 교회론, 종말론과 같은 교리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기본 틀은 디모데후서 3장 16절 말씀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한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성경 말씀에 따라 7교회에 보낸 바울 편지가 배열된 것이다.
로마서에는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칭의의 교훈과 교육이 있고, 고린도전후서는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지 못함을 책망하며, 갈라디아서에서는 율법의 종에서 벗어나 자유인으로 바르게 살라고 한다. 에베소서는 교회론의 교훈과 교육이 있고, 빌립보서에서는 교회생활을 하는데 왜 기쁘지 않느냐며 책망하며, 골로새서는 교회의 머리 되시는 주님만 바라보면 에베소서에서 이야기하는 가르침대로 바르게 살 수 있다고 말씀한다. 종말론인 데살로니가전후서에서는 하늘나라에서 주님과 같이 앉아 있기 때문에 책망과 바르게 함이 없이 오직 찬양과 감사만 있을 것이다. 죄인인 우리가 칭의(로마서) 받고, 성화(에베소서) 되는 삶을 살다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순간 영화(데살로니가서) 되는 구원의 완성을 엿볼 수 있다.
디모데후서 3장 16절의 교훈(교리)은 진리가 무엇인가를 가르치며, 책망은 무엇이 틀렸는지를 알려주고, 바르게 함은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며, 의로 교육은 무엇이 옳은지를 알려주어 믿음(교훈과 책망)과 모든 사역(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해준다는 디모데후서 3장 17절 말씀과 연결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찰이 100년 전에 발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다. 이에 관한 연구가 더 활발하게 진행되어 7교회에 보낸 사도 바울의 편지가 신약에 배열된 순서에서 주는 보석 같은 진리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여인갑 장로 (지구촌교회 / (주) 시스코프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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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칼빈_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