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3-10-11 09:3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거룩한 분노


잠언 16장 32절에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고 말씀하신 것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혈기에 넘친 분노에 대한 우리 하나님의 말씀이시다.
예수님도 마태복음 11장 29절에 자신을 가리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말씀하심으로 자신의 온유함을 우리들에게 큰 본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분노는 크리스천 모두에게 경계해야 될 악덕으로만 생각해야 될까?

나는 성경 속에서 또 다른 분노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이 예수님이 당시에 거룩을 위장한 바리새인들이 모인 성전 안에서 만민이 기도해야 될 곳이 장사하는 자들로 가득 차 있는 성전에 예수님이 친히 가셔서 강도의 소굴처럼 자기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장사하는 그들을 향해 채찍을 들어 크게 분노하신 예수님의 성전 숙청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이 사건이 얼마나 중요했으면 사복음서 기자들이 모두 이 사건을 기록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나는 이 예수님의 그때 당시의 모습을 거룩한 분노를 발하시는 예수님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물론 성도는 믿음이 성숙해질수록 온유하고 겸손해야 된다. 그러나 때로 우리에게도 예수님이 보여주신 거룩한 분노가 있어야 한다. 신령하고 거룩해져야 될 우리 자신을 향해서도 거룩한 분노를 발해야 한다. 예수님도 온유하셨지만 위선 덩어리인 바리새인들과 당시의 제사장들을 향해 거룩한 분노로 그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모질게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이 세상의 불의를 보고도 자신의 안일 때문에 거룩한 분노도 없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자기 자신과 이 세상을 향해서 거룩한 분노를 발휘해야 한다.
3·1운동 당시 나라가 일본에 빼앗겨 존폐위기에 놓였을 때 기독교인은 전 인구의 2%밖에 안 되는 수소였지만 당시 3.1운동 33인 중 과반이 넘었던 기독교 지도자들이 거룩한 분노로 애국운동에 앞장섰던 것이다. 이기적인 혈기에 찬 분노는 성령의 은혜로 자제해야 하지만 잘못되어 가는 한국교회와 이 사회를 향하여 우리는 의로운 분노심을 가지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외쳐야 한다.

독일의 신학자요 목사인 본 훼퍼도 거룩한 분노가 있었기에 독일교회가 히틀러 정권을 향해 침묵하고 있을 때 히틀러 암살운동에 가담하여 거룩한 분노를 나타낸 것이다. 술 취한 운전자가 잘못 운전하고 있는 것을 거룩한 분노 없이 그대로 자신의 안일에 빠져 침묵하고 있다면 그 자동차는 결국 전복되고 말 것이다.

우리 자신의 품성은 온유하고 겸손해야 하지만 위선과 안일주의에 빠져가는 나 자신을 향하여 그리고 세상에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할 한국교회가 비겁하게 안주하고 침묵하고 있는 것을 향해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방해하고 선동하는 잘못된 정치 지도자를 향하여 우리 모두 예수님처럼 그리고 본 훼퍼처럼 거룩한 분노로 한국교회와 이 사회를 향해 외치고 또 외쳐야 할 것이다.
거룩한 분노로 나의 무관심과 안일한 침묵을 깨뜨리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아멘.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진호 목사 (기감 전감독회장 / 도봉교회 원로목사)

제11차 WCC 총회 주제 분석과 개혁주의 시각에서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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