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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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7-17 16:2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사람들은 왜 모를까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어느 시인의 글을 읽고, 호젓한 시간 속에서 잠시 심호흡을 해 봅니다. 기억의 편린들이 새삼스럽습니다.
장마가 시작됐는지 아침부터 비를 뿌립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 봄인가 했더니 여름이고, 여름의 한 날도 금방 지나갑니다. 나이 먹고 세월 가면 그런가 봅니다. 세월을 노래하고 헤어짐에 대해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걸 보면, 역시 은빛 찬란한 실버세대라는 말이 어울리고 빛나 보입니다.
시인은 노래합니다.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고, 네가 슬프면 나도 슬프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라고. 글을 잘 쓰신 분을 보면 뭔가 색다른 깊은 맛을 냅니다. 그 맛은 느낄 수 있게 누군가가 작용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감성이 물처럼 스며들지 않아도 어떻습니까. ‘내가 한다.’ 라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생각을 하나님이 주신다는 것을 믿어 왔습니다.
별일입니다. 내가 글을 내놓는다는 것이 정말 별일입니다. 하게 하시는 대로,  되게 하시는 대로 쓸 겁니다.
사람들은 모릅니다. 아픈 데서 피는 꽃이 있으며,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그것에 관심조차 두지 않습니다. 봄이 되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에 들키지 않게 꽃이 핀다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때가 되니 눈도 흐릿, 귀도 흐릿 나이 먹어서 그러려니 하고 체념하는 것이 편해집니다. 하나님의 손길 닿지 않는 곳이 있을까? 영웅호걸 절세미인도 피할 수 없는 길이 있고, 아무리 날고 기어도 내 마음대로는 되지 않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강미정 권사 (광주 산수서광교회)

이 모습 이대로
현대인의 자화상 입체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