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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11 20:4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이집트, 무르시 찬반세력 충돌 정국혼란


‘강력하면서 다원적인 정부’를 바라는 이집트는 앞으로 일방의 독주가 아닌 다양한 주장을 포함하는 정치권력이 형성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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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 아랍권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그 동안 아랍권에서 많은 외교적 역할을 한 이집트에 커다란 정치적 변화가 일어났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하야 이후 민선으로 선출된 무르시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군부에 의해 축출된 것이다. 2011년 ‘아랍의 봄’이라 일컬어지는 민중 봉기로 오랜 독재자인 무바라크를 끌어 내린 이집트가 또 다시 주요 신문의 국제란을 장식한 것이다.
오랜 독재자였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하야를 요구하는 민중들의 거센 시위와 폭력사태에 직면해 물러나고 민선으로 선출된 무르시였기 때문에, 무르시를 군부가 최후통첩 이틀 만에 축출한 것은 일견 비정상적이며 비판받아 마땅할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집트내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며 국제적인 반응 역시 예상과는 다르다.
사실 무르시는 무바라크를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한축을 담당했던 무슬림형제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가 집권하는 과정에서 여타 정치세력, 종교세력에게 평등한 대우를 약속했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르시가 대통령의 권한을 독재수준으로 강화하고 이슬람율법에 의한 통치를 내용으로 하는 일명 파라오헌법을 국민의 반감에도 강행하는 등 지나치게 이슬람 위주의 독선적인 행보를 해온 것이 이번 군부 쿠테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집트 콥트교의 교황인 타와드로스 2세, 범야권의 지도자인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등 유력 인사들이 군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음은 물론이고, 국민의 90% 이상이 군부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또한 미국을 위시한 세계 각국도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집트에서 군부는 오랫동안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자리해왔다. 1950년대 혁명을 통해 왕정을 폐지한 것도 군부였으며 군부 출신인 나세르, 사다트 등이 잇따라 집권했고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등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 사다트가 이슬람주의자들에게 암살당한 후에도 공군 장교출신인 무바라크가 집권했다. 그리고 2011년 민중 봉기의 과정에서도 중립을 지키면서 이집트 내 여러 정치, 종교집단을 아우르는 정치세력으로 가장 큰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집단이다.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축출로 이집트는 한 동안 혼란 속에 빼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은 헌법재판소장인 아들리 만수르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임명되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범야권지도자인 엘바라데이가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한편 이번 군부의 쿠테타를 주도한 엘시시 국방부장관이 단순히 킹메이커로 그칠지 아니면 스스로 킹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이번 쿠테타에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선언한 이집트내의 무시 못할 정치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집트 정국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쿠테타의 주도자이자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보여지는 엘시시 국방장관이 성명을 통해 ‘강력하면서 다원적인 정부’를 바란다고 밝힌 데서 볼 수 있듯이 이집트는 앞으로 일방의 독주가 아닌 다양한 주장을 포함하는 정치권력이 형성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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