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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0-11 09:0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제3회 성경신학학술원-오이코스대학교 학술교류대회 개최


‘기독교 세계의 몰락’ 시대 성경권위 회복을 위한 신학 교육에 대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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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성경신학학술원(전남광주대표-한경진 목사/미주대표-박흥식 박사/서울대표-박홍기 박사)과 오이코스대학교(총장 김종인 박사)는 ‘기독교 세계의 몰락과 신학 교육의 대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제3회 학술교류대회를 개최했다. 서구 중심의 기독교가 몰락하는 시대에 성경권위로 돌아가야 하는 필연성과 당위성을 다시 짚어보고 그 대안으로 성경에 근거한 신학을 디지털 혁명 시대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함께 숙고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제1부 경건회에 이어 제2부로 이어진 순서에서는 두 편의 논문 발표와 한 편의 특별 강연이 있었다. 발표한 논문을 보면 먼저 한경진 목사가 “칼빈의 주권성에 대한 비판적 고찰: 하나님 지식에 나타난 모순을 중심으로”를 발제했다. 그리고 박홍기 박사는 “‘기독교 종말’ 시대의 신학적 과제: 가정교회 탄압의 역사에서 가정교회 부활의 미래로”를 발제했다. 이어 김종인 박사는 “AI 시대의 신학 교육”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경진 목사(이하 한목사)는 “칼빈의 주권성에 대한 비판적 고찰: 하나님 지식에 나타난 모순을 중심으로”에서 칼빈의 주저 『기독교강요』 제1권에 나타난 하나님 지식에 대한 부분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먼저 칼빈이 말하는 지식의 두 축 곧 하나님 지식과 인간 지식을 소개하였으며, 이어 하나님 지식의 주체에 나타난 칼빈의 미흡한 점을 비평적으로 소개했다. 그리고 ‘경건’의 의미를 하나님 경외와 연관시키면서 경건의 주체 문제를 취급했다. 또한 칼빈의 자연계시에 대해서도 비판적 평가를 이어갔다. 나아가 인간의 자유의지를 진리 분별의 능력으로 개방하는 문제를 취급했으며 이어서 인간의 죄책임과 하나님의 절대주권성의 모순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도덕적 양심을 인식의 기준으로 삼는 부분도 비판적 탐구를 이어갔다.
개혁파 신학의 핵심 교리인 하나님의 절대주권성은 현대 신학에서는 점점 부담스러운 개념이다. 즉 인간의 자유의지를 지식과 실천의 원천으로 삼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성을 결코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 목사는 칼빈이 『기독교강요』 1권에서 하나님의 주권성도 강조하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도 열어놓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가 하나님 지식과 인간 지식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서도 드러난다고 보았다. 칼빈은 하나님을 아는 것과 인간을 아는 것의 논리적 관계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피조물인 인간에 대해 바르게 알 수 없다. 이런 점에서는 반드시 신지식을 대전제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그 전제를 확립하려면 인간이 하나님에 대한 탐구를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인간이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이냐는 문제가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피조물 자신에 대한 이해가 신지식을 추구하기 전에 우선 해명해야 한다. 그러나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의 본성과 판단력으로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하며 다시 인간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신지식이 먼저 필요하게 된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문제를 칼빈은 23년 동안(1536-1559) 『기독교강요』를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최종판을 출판할 때까지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한다. 한목사는 이에 대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오직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다. 이러한 사실을 칼빈도 주장한 바 있다. 하나님은 “마치 손으로 끄는 것처럼 우리를 인도하여 하나님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칼빈은 이 명제를 대전제로 삼지 않고 인간이 자기 의지로 ‘하나님을 응시’해야 한다는 군더더기를 만든다. 여기서부터 하나님의 주권성에 대한 혼선이 야기된다. 한목사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 성립의 요건은 성경에 계시된 총체적 진리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경 계시에 의존한다는 말은 하나님 지식의 확증은 인간의 사색과 경험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전인격으로 타락한 인간으로부터 신지식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창세전 은총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동반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창세전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인간의 타고난 지각 본능으로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칼빈의 주장을 지적하고 칼빈은 자연은총론 혹은 자연신학론을 개방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칼빈은 시종 하나님의 주권과 심판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심판의 절대주권성을 약화함으로써 인간의 자유의지와 책임을 강조하게 된다. 즉 절대주권성을 강조하면 할수록 동시에 자유의지와 인간 책임을 더 강조할 수밖에 없는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기독교 종말’ 시대의 신학적 과제: 가정교회 탄압의 역사에서 가정교회 부활의 미래로”를 발제한 박홍기 박사(이하 박박사)는 국가와 종교가 하나로 연합해 기독교 진리를 왜곡한 서구 전통의 크리스텐덤(Christendom) 체제 즉 ‘기독교-국가’ 권력의 사악성을 먼저 지적했다. 그 사악함은 타인을 살해하면서 그것이 구원의 요건이라고 조작한 측면이다. 기독교-국가 권력은 우주관과 인간관 그리고 가치관을 날조하여 개인과 가정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를 만든다. 예수님의 가르침도 권력을 탐하는 도구로 전락시켰다. 그리고 기독교인만 군대에 참여시키는 법률을 만들어 신의 이름으로 타인을 살해하는 극악무도한 적그리스도 체제가 된다. 중세 기독교-국가의 무도함은 만행을 저지른 십자군들을 대사면하여 ‘의의 용사’로 둔갑시켰다. 박박사에 따르면, 기독교-국가 권력은 신약보다 구약을 더 우선시했다. 전쟁을 통해 타민족을 정복하고 살해해야 할 경우 구약에서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더 많은 사람을 살해해야 하는데 예수님의 산상수훈 말씀을 사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 성도들이 성경을 해석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임의로 성경 말씀을 왜곡하고 날조하는 기독교-국가 체제는 주 예수 그리스도로 가장한 적그리스도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기독교-국가 권력의 사악함은 가정교회를 말살하는 데서 적그리스도적 만행을 드러낸다. 유스티니아누스 1세(482-565) 때 오직 제국이 허락한 곳만 교회가 된다. 즉 가정에서 가족들이 모인 곳은 불법이고 이단이고 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가족들의 가정교회를 불법으로 규정한 경우는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개혁파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교권과 교리 유지가 개혁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재세례파를 탄압하는 방식은 사악했던 로마 가톨릭을 닮아갔다. 그리고 중세 전제군주의 기독교-국가 체제처럼 전쟁을 지지했으며 국가의 무장과 살인과 학살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박사는 가정교회 운동이 실패한 원인을 지적했다. 가정교회들이 결국 전통 교회 체제로 퇴행한 이유는 성경을 바르게 가르쳐줄 수 있는 성경교사의 부재였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가정교회의 남겨진 과제는 성경을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정에서 확증해 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 발제자 김종인 박사는 “AI 시대의 신학 교육”에 대한 강연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곧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일어나는 신학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 정황을 설명했다. 미국의 유수한 대학에서도 대면 수업이 사라지고 대학 건물이 문을 닫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대전환의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함으로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점점 정상수업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로운 일상을 뜻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원격 근무 옵션이 일상화하듯이 대학에서는 온라인 수업이나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혼합 수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김박사는 점차적으로 사회 체제가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대학도 온라인 수업이 대세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김박사는 ‘AI 시대의 목회’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비대면 교육 특히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디지털 교육의 최대 맹점은 인격적 공감대가 부재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일반 목사보다 훨씬 뛰어난 설교문을 작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과는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공감할 수는 없다. 공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많은 정보를 인공지능이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인격적인 사제(師弟)란 불가능하다. 이른바 대면하면서 함께 자란다는 ‘성숙’ 개념이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에 의한 설교를 과연 성령의 교통하게 하심 즉 진리 안에서 인격적 교감이 일어나는 진정한 코이노니아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김박사는 인간의 대면관계를 통한 성숙, 그리고 한 인격체로서 창의적 발상 그리고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성과 수용력, 나아가 전 지구적 소통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벤처투자자 벤 넬슨(Ben Nelson)이 설립한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을 소개했다. ‘미래의 학교’라 불리는 미네르바 스쿨은 기존 대학의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모든 수업은 100%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캠퍼스가 없다. 다만 7개의 기숙사만 있을 뿐이며 학생 전원이 4년 동안 7개의 기숙사를 돌아다니며 생활한다. 1학년 때는 대학본부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부하고, 2학년부터 각 학기를 서울(대한민국)·하이데라바드(인도)·베를린(독일)·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런던(영국)·타이베이(대만)에서 생활한다. 각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인간의 복잡성과 깊이를 이해하는 시간을 보낸다. 예를 들어 자신이 한 가지 지식만 배웠더라도 7개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적용한다면, 7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에서 배운 지식을 실전에서 적용하며,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실전에서 어떻게, 어디서, 왜 적용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업에서 배운 지식이 ‘죽은 지식’으로 되는 것을 막아주며, 사고력 증진이 동반된다. 미네르바 스쿨은 온라인 대학으로 알려졌지만, 학생 간 유대감은 ‘오프라인 대학’ 학생들보다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모든 클래스가 20명 이하로 구성돼, ‘포럼(Foru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교수와 모든 학생이 얼굴을 보며 의견을 주고받으며 ‘학생이 중심이 되는 세미나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포럼은 학생들의 발언량을 측정한다. 수업 중 참여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미네르바의 4년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다. 1학년-기반작업: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효과적인 소통 능력, 협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다. 2학년-방향성: 학업 조언가와 협력해 다양한 전공에 대해 알아본 후 전공을 선택한다. 3학년-집중: 전공을 기반으로 더 깊은 공부를 하는 과정이다. 이때부터 캡스톤 프로젝트(자신이 배운 것의 축적물)를 시작한다. 4학년-합성: 캡스톤 프로젝트의 완성이다. 자신이 그동안 미네르바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교육기관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조화된 미네르바 스쿨은 디지털 시대에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https://ditoday.com/미네르바-스쿨> 김박사는 미네르바 학교를 소개하면서 향후 오이코스대학교도 신학대학은 물론 예술대학과 경영대학에도 미네르바 학교와 같은 혁신적 방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운영 계획을 밝혔다.
디지털 대격변의 시대 곧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대학과 연구 기관들의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금번 학술대회를 통해 기독교 신학과 기독교 신학대학교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으며, 향후 더 구체적인 미래 대안 교육 방법을 함께 모색하자는 데 일치를 이루는 대회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2024년 제4회 학술교류 대회는 오이코스대학교 20주년 행사와 연계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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