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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2-23 11:3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복용하십시오”의 의미4

식후? 밥 먹고 나서? 쌀밥?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


환절기에 독감에 걸려 열이 많이 난다. 병원에 갔더니 여러 가지 약과 함께 해열제를 처방해 주었다. 요즘 스트레스로 인해 위산이 과다 분비되는지 속이 쓰리고 아프다. 그래서 반드시 식사 후에 약을 복용해야겠다. 약사도 식후 30분에 약을 복용하라고 말한다. 마침 친구 생일이어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음식들 중에 파스타가 유독 맛있어 보인다. 그런데 순간 감기약을 받으면서 약사가 지시했던 내용이 생각난다.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복용하십시오.” 식후라면 밥 먹고 약을 먹으라는 말이지. 파스타는 밥이 아니고 면인데 파스타를 먹어도 될까? 갑자기 고민에 빠진다. 볶음밥을 시켜야 하나?

 약을 먹을 때 이러한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것은 ‘밥’이라는 단어의 뜻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밥’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1.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라는 뜻도 있지만 ‘2. 끼니로 먹는 음식’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약을 먹기 위해 파스타가 아닌 볶음밥을 선택한 그 사람은 ‘식후’를 ‘밥 먹은 후에’로 풀이를 하였고, ‘밥’을 대한민국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쌀밥’으로 오인한 것이다.

 ‘식후 30분 후에 복용하십시오.’의 ‘밥 먹은 후’에서 ‘밥’이라는 뜻은 2번 ‘끼니로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옳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밥이 아니더라도 끼니로 먹는 음식이라면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볶음밥이 아닌 파스타를 먹어도 좋다. 사실 구체적인 사전적 의미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이렇게 생각하면 아주 간단하다. 고기와 빵을 주식으로 먹는 아메리카의 ‘크리스티나’는 “Take this medicine three times a day, 30 minutes after meals.(이 약은 하루에 3번, 식후 30분에 복용하십시오)"라는 복약 지도를 받고 어떻게 할까? 당연히 그녀의 주식인 고기와 빵을 먹은 후에 약을 복용할 것이다.

 물론 약물과 상호 작용이 있는 음식물도 있으니 아무 음식이나 먹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주의사항이 필요한 약이라면 약사가 따로 지시를 할 것이므로, 특별한 주의사항이 없다면 원하는 음식을 먹고 약을 복용하면 된다. 약물 상호 작용이 있는 음식물만 주의를 한다면 어떤 음식으로 위를 채우든지 위장관 이상 반응을 경감시키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이 없다고 복약 지도를 했을 때, 술이나 담배도 괜찮다는 줄 알고 만족해 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반면에 옆에 있는 보호자는 약을 핑계로 술․담배를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술․담배를 해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주의사항을 주지 않더라도 술․담배는 약효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약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약효를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약효를 올리기도 한다는 뜻이다. 약효를 떨어뜨린다면 병세가 호전되지 않을 것이므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쉽게 이해한다. 하지만 약효를 증가시키면 마냥 좋기만 할까? 약효가 증가한다는 것은 내 질환에 필요한 약효뿐만 아니라, 약마다 가지고 있는 이상 반응도 같이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를 위협하는 이상 반응의 증가로 인해 장기가 손상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므로 약물과 상호 작용이 많은 술․담배는 삼가는 것이 좋다.

 복약 지도를 받을 때 단어의 혼동으로 그 뜻을 오해하고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애매한 경우는 임의로 해석하지 말고, 반드시 질문을 하여 정확한 약물 복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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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병은 한방치료가 근본이다(3)
산후병은 역시 한방치료가 근본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