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6-01-12 20:0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하스모니아 왕조의 몰락과 로마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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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입지를 가진 덕에 열강의 이익이 난마처럼 얽히던 한반도는 때로 우리의 의사와는 무관히 외세의 개입에 휘둘리던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백제 기루왕 때인 주후 97년 두 마리 용이 나타났다는 기록을 따라 명명된 서울 도심의 용산은 외국 군대의 주둔지로써 원 간섭기, 임진왜란, 병자호란, 임오군란을 거쳐 일제 강점기 일본군 20사단, 그리고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에 이르기까지 복잡다단한 사연을 켜켜이 쌓아왔으니, 북한의 위협을 사전에 견제함으로 안정된 성장에 기여해 온 한·미 동맹이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 편입될 경우 주변 강대국 이해의 상충까지 고려해 우리가 풀어내야 할 복잡한 함수는 끊임없이 다가오는 선택의 갈림길에 고민해야 하는 인생의 곤고함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바리새파의 조력 속에 재빨리 어머니의 왕관을 쓴 히르카누스 2세는 사두개파를 대동한 동생 아리스토불루스 2세(주전 67~63)와의 결전에서 패하고 왕위와 대사제직을 넘긴 뒤 군중 앞에서 포옹을 나누었으나, (헤롯대왕의 부친) 안티파터의 부추김으로 동편 나바테아 왕국의 아레타스 3세에게 의탁하게 된다. 상황은 곧 역전되어 형과 연합해 진격해 온 나바테아에 의해 아리스토불루스 2세는 궁지에 몰리는데, 그즈음 로마의 군세는 유대 북쪽 근방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한 로마는 2차 포에니 전쟁의 자마 전투(202)에서 카르타고를 누르고 서부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는 한편, 지중해 동부로 진군해 마그네시아 전투(190)에서 시리아 셀레우코스 왕조를 대패시켰고, 마케도니아의 안티고노스 왕조를 피드나 전투(168)에서 무너뜨려 넷으로 분할하고 20년 뒤 속주로 삼는다.
팽창 후유증의 극복을 위한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 실패는 평민파와 벌족파의 내전으로 이어지는데, 양 세력의 거두 마리우스와 술라의 사후 크라수스와 함께 집정관에 취임한 폼페이우스는 지중해 전역의 해적을 소탕한 데 이어 로마에 저항하던 폰투스의 미트리다테스 6세를 완파하였고, 셀레우코스 왕조까지 속주로 합병시키며 명성을 높인다. 집안싸움을 벌이던 형제는 폼페이우스를 찾아와 경쟁적으로 지지를 호소했고, 판결을 기다리라 이른 지시에 아리스토불루스가 불응하자 폼페이우스는 63년 예루살렘을 공격해 1만여 이상을 학살하고 하스모니아의 왕통을 폐한 뒤 히르카누스에게 대사제의 직위만을 허락하게 된다. 폼페이우스가 대속죄일에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는 지성소에까지 들어간 행동에 유대인들은 분노했으나 아무런 즉각적 재앙도 침입자에 내려지지 않았다.
하스모니아 왕조의 멸망을 재촉한 형제간 다툼의 최대 수혜자는 로마의 신임 아래 유대의 실권을 획득한 에돔 출신의 안티파터였다. 유대교로 개종한 가문 출신으로 알렉산더 얀네우스에 의해 에돔 총독으로 세워졌던 그는 유대의 로마 속국화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로마로 개선한 폼페이우스에 의해 끌려간 포로들은 로마 유대인 공동체의 첫 구성원이 되었으리라 추측하는데, 이후 로마의 정국은 폼페이우스 외에 크라수스, 카이사르가 권력을 나눈 1차 삼두 정치 체제로 접어든다. 시리아를 속주로 받은 갑부 크라수스는 예루살렘 성전 기물에는 손대지 않았던 폼페이우스와 달리 성소의 보물을 약탈해 전비에 충당하며 파르티아 공격을 시도하나 53년 참패했고, 녹여진 금이 입에 부어졌던 그의 비참한 최후 뒤에 로마의 주도권 쟁탈은 두 거인의 대결로 압축된다.
뽑혀 흩어진 후 다시 심어졌으나 공의를 실행할 한 의로운 가지(렘 33:15)의 실제적 통치는 여전히 요원한 희망일 뿐이었다. 헬라에서 로마 제국으로, 하스모니아에서 에돔(이두매아) 가문으로 대내외의 지배 세력이 교체되어가는 격류 속에 고통이 가중될수록 백성은 불의한 권력을 쓸어버릴 메시아의 도래를 고대하였으나, 정작 현실은 에돔의 죄악을 벌하신다던(애 4:22) 예언이 무색해지는 악인의 형통이었다. 선지자처럼 고향에서 배척당했던 나사렛 예수의 고난은 언약대로 필히 이루시는 여호와의 신실하심을 바라는 경건의 삶이 세상의 조소와 핍박 가운데 때로 패배처럼 여겨질지라도, 낙심치 않고 그리스도의 선한 자취를 좇아 영광스런 순교의 길, 승리의 길로 향하게 하실 단 하나의 아름다운 표상일 것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이재규 자유기고가

로마의 동방 경략과 헤롯의 등극
하스모니아 왕조의 성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