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4-09-28 14:2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도(道)는 어떻게 드러날까


孔德之用 惟道是從。큰 덕의 씀, 도는 오로지 이것만을 따를 뿐이다.
공덕지용 유도시종。
道之爲物, 惟恍惟惚。도가 물(현상)이 됨이 황홀하도다.
도지위물, 유황유홀
惚兮恍兮, 其中有象; 현묘하고 황홀하여라! 그 안에 상이 있네
홀혜황혜, 기중유상;
恍兮惚兮 其中有物。황홀하고 황홀하다! 그 안에 물이 있네
황혜홀혜 기중유물
窈兮冥兮 其中有精; 고원하고 어둑하다! 그 안에 정기가 있네
요혜명혜 기중유정;
其精甚眞, 其中有信。그 정기가 너무도 진실하도다! 그 안에 믿음이 있네
기정심진, 기중유신
自古及今, 其名不去, 예로부터 지금까지 그 이름이 없어지지 않았기에, 
자고급금, 기명불거,
以閱衆甫。 뭇(만물)의 처음을 보네
이열중보。 
吾何以知衆甫之狀哉, 以此。
내 어찌 만물의 처음 상을 알 수 있겠냐마는 이것을 통해서 보네.
오하이지중보지상재, 이차。
(노자 21장)


도(길)는 큰 덕만을 따라간다. ‘공(孔)’은 노자의 전통에 따라 ‘빔(虛, 허)’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도는 너무도 큰 덕만을 따르기에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노자는 도가 구체적 상황 속에서 드러나게 될 때(道之爲物) 사람에게는 황홀하게 다가올 것으로 생각했다. 도의 속성 상 형체가 없이 묘한 모습으로 드러날 것이기에 황(恍)이라 했고, 도는 묘해서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기에 홀(惚)이라 하였다. 도 안에는 모든 현상과 물(존재)가 포용되어 있다. 
도 안에 정기가 있다. 정은 생명의 씨앗인 정액이나 사물 속에 내재하는 본질을 의미한다. 이 정기는 진실하다. 그것이 진실하기에 미더움이 있다. 예부터 지금까지 이 도는 그 이름이 사라지지 않았다. 도라 불리기에 합당한 진실함과 미더움이 지금까지 그대로 있어왔다는 말이다. 이 도를 통해서 사람들은 뭇(衆, 만물)의 처음(甫)을 열람(閱覽, 일일이 찾아서 자세히 살펴보다)할 수 있다. 나(노자를 비롯해서 도를 알고자 하는 모든 이)는 어떻게 뭇 만물의 처음 모습을 알 수 있었나? 그것은 예부터 지금까지 존재해온 도(의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일들)를 통해서이다.
본문의 요지는 도가 빔의 덕을 쫓아 행한다는 것과 정기가 있다는 것, 진실하다는 것, 미더움이 있다는 것, 그리고 도를 통해서 만물의 처음(衆甫, the beginning of all things)이 자세히 살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노자에 따르면 도는 그 자신의 덕을 따라서만 만물을 낳고 존재하게 하는 길(Tao)이다. 정기는 생명의 근원이기에 만물의 살아감을 가능하게 한다. 생명의 근원인 정기가 진실하기에 만물 안에 미더움이 있다. 진실함과 미더움 때문에 도를 아는 자는 만물의 시작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노자의 도는 빔(허)과 같은 큰 덕으로만 자신을 드러내면서 만물의 존재와 생명의 시원에서부터 현재까지의 만물의 존재와 생명의 현실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기독인이 노자의 도를 빌어서 발견해야 할 진리는 무엇일까.
만물의 창조가 하나님의 넓고 깊고 큰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진리이다. 태초에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셨다. 그리고 창조의 마지막에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시고는 복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1:28)
하나님의 창조와 언약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신 일이다. 하나님 이외의 어떤 존재도 전혀 관여되어 있지 않다. 언약의 내용은 자손, 땅, 통치로 요약된다. 하나님 홀로 세우시고 실행하셨기에 이 언약은 하나님의 뜻이나 섭리라 명명하더라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다.   
이 언약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속성은 무엇인가. 첫째, 하나님이 당신의 뜻(섭리) 안에서 친히 창조하시고 언약하심으로써 그 분의 전능성(omnipotence)을 드러내셨다. 하나님의 전능성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의 번식과 다스림을 통해서 끝없이 증명되어 간다. 세상의 모든 민족과 나라의 통치도 하나님의 언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서 하나님의 전능성이 드러나고 있다. 둘째, 하나님의 신실성(tru-thfulness)이 드러났다. 성경을 통해 볼 때 이 언약은 아담과 노아와 아브라함 등을 통해서 누누이 말씀하시고 또 실천되어져 갔음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이 하나님의 신실함을 드러낸다. 셋째, 하나님의 주권성(sovereignty)이다. 창조와 언약은 오직 하나님 자신만의 권위에 따른 행사였을 뿐이다. 넷째로 하나님의 영원성(eternity)의 드러남이다. 피조물들은 그 누구도 창조와 언약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언제 정해졌고 언제 완성되고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언약의 시작과 완성은 영원에서부터 영원히 계시는 하나님의 뜻이요 섭리라 이름할 수 있을 뿐이다. 다섯째 하나님의 자비하심(graceful love)의 드러남이다. 하나님은 이 언약을 인간에게 선포하셨다. 이 사실 자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오직 당신 자신의 전능성, 신실성, 주권성, 영원성, 그리고 자비성을 따라서 당신을 드러내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이 하나님의 이러한 속성들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는 말씀과 성령의 계시와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속성이 드러나고 있다.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은 또한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하시”(계11:15)는 것으로 완성될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은 만물의 시작은 물론 만물의 끝을 통해서까지 당신의 속성을 변함없이 틀리지 않게 드러내시고 계신다. 그러기에 모든 인생은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롬11:36)이라는 바울의 신앙고백을 자신들의 신앙으로 고백해야 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외래교수

도, 함이 없는 함 (Tao, Doing Without Act)
창세기 1장 28절 문화명령인가? 하나님의 언약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