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5-03-01 19:51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병통만을 병통으로 여길 수 있어야


知, 不知, 上 알면서 모른다고 하는 것이 최고요,
지, 부지, 상

不知, 知, 病。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다.
부지, 지, 병.

聖人不病, 以其病病。 성인이 병통을 앓지 않는 것은 병 되는 것만을 병통으로 여기기
성인불병, 이기병병 때문이다.

夫唯病病, 是以不病。 무릇 병 되는 것만을 병통으로 여길 때 병통이 병이 되지 않는다.
부유병병, 시이불병
(노자 71장)


도를 아는 데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늘 알고자 하는 것은 최고로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면 그것은 병통이 된다. 아는 것처럼 하는 사람도 병들고 그 사람의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의 사람도 병든다. 나아가서 사회도 국가도 병들게 된다.
성인은 도를 아는 자이다. 도를 아는 자는 그 병통 되는 것만을 병으로 여길 뿐이다. 도에서 어긋나는 것이 병통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성인은 정확하게 자신에게서나 타인에게서나 무엇이 병통이 되는지를 안다. 그래서 그는 늘 그 병통 되는 것만을 병으로 여길 수 있다. 성인은 병통을 병통으로 삼아 힘쓰기에 병통이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된다.

노자 71장은 사람들이 도에 대하여 어떻게 대하고 도를 알고 나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사람은 도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사람은 도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 하지만 도를 안다 할지라도 늘 모르듯이 알려고 해야 한다. 그것이 최고의 인생길이다. 도를 모르는 데도 안다고 하는 것은 이미 병에 걸렸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정상인의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병들게 한다.
성인은 그런 병에 걸리지 않는다. 도를 바르게 알고 있기에 도에서 어긋나는 것에만 온 힘을 쏟을 뿐이다. 도를 알되 부족하게 알고 있다고 여기기에 늘 더 알고 싶고 더 도를 따라 살아가고자 마음과 몸을 다하려 한다. 성인의 병통은 그래서 병통이 되지 않고, 오히려 성인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그는 평생을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도를 알고 실천하는 데 바친다.

기독인은 하나님을 알고 그분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무리들을 말한다. 기독인이라면 반드시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참으로 하나님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정말 하나님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또는 그녀가 분명하게 하나님을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코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또는 그녀는 늘 끊임없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배워가느라 자신의 아는 것이 늘 새롭게 아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기독인은 이렇게 하나님을 새로이 알아가기에 그리고 경험하며 배워가기에 결코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사람만이 최고의 기독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기독인에게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병의 수준을 넘어서 죽음을 의미한다. 기독인이라면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하나님을 창조주로 구속주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기독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

성인은 기독인을 뜻한다. 기독인이라면 마땅히 하나님이 병통으로 명하신 것만을 병통으로 여겨야 한다. 그러니까 기독인은 하나님이 병이라 하신 것만을 자신을 병으로 여겨서 그것을 해소하려 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만을 하기 위해서 그 하지 못함을 병으로 여겨야 한다. 기독인에게 하나님이 병통이라 한 것을 병으로 여기고 또한 하나님이 하라 하신 것을 하지 못함을 병통으로 여길 때 이 병통들은 모두 기독인의 삶의 활력소가 된다.

하나님은 우주를 창조하신 이래로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말씀을 통해 온 만물과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계시해 오셨다. 그런 하나님을 기독인은 누구나 어디에서나 어느 순간에서든지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회들이 교회 안에서나 통할 수 있는 몇 가지 절차와 형식들을 가지고 신앙인이라 규정하면서 하나님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이런 일이 하나님을 안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태도가 되는 것이다.
대한의 기독인들이여! 우리는 창조주시오 구속주이신 하나님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을 안다고는 떠벌이지는 말자. 그것은 죽음과 같은 중병이다. 세속의 출세와 부귀를 탐하지 말자. 그 대신에 우리는 오직 하나님이 병통으로 여기시는 것들과 하나님이 하라 하신 일들을 하지 못함을 우리의 병통으로 여겨서 부족하지만 우리 자신의 마음과 몸을 다해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기독인이 되도록 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박사(교육학박사), 백석대 외래교수

하늘의 길, 성인의 길
부드럽고 연하게 살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