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6-08-25 21:1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공인과 개인으로 살아가기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
자왈 도천승지국 경사이신 절용이애인 사민이시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人 行有餘力 則以學文
자왈 제자입즉효 출즉제 근이신 범애중 이친인 행유여력 즉이학문

『論語』(논어)「學而」(학이)



윗글은 논어 학이편의 내용 일부이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공자가 말했다. 수레 천 대를 가지고 있는 나라를 다스리려면 일마다 공경하여 미덥게 하고 소비를 절도 있게 하며 사람을 사랑하고 때에 맞게 백성을 부려야 한다.”
“공자가 말했다. 제자는 집에 들어가서는 효를 행하고 밖으로 나와서는 공손해야 한다. (모든 일을) 삼가서 하고 믿음을 보여야 하며 두루 모든 이를 사랑하고 사람을 친하게 대해야 한다. (이런 일들을) 행하고서도 힘이 남거든 글을 배워야 한다.”

수레 천 대를 소유한 나라는 큰 나라이다. 도(道)는 도(導, 이끌다)와 같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는 무엇보다도 맡은 일을 공경한 마음으로 처리하여 미더움을 보이는 것이다. 나라의 소출을 사용할 때에는 절도에 맞게 하면서 다른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국사에 백성을 부리려 할 때는 때에 맞게 일하도록 해야 한다. 여름에 할 일을 겨울에 시키고 겨울에 할 일을 여름에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제자는 아우와 자식을 일컫는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라는 뜻이다. 공자의 사상에 비추어보면 제자는 모든 사람이 지녀야 할 미덕이다. 공자도 자신을 낮추었다. 사람들이 공자를 가리켜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자, 곧 태어날 때부터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하자 공자는 자신을 낮추어서 가난해서 살아가다 보니 알게 된 것이라거나 옛것을 좋아해서 영민하게 그것을 구했더니 그렇다고 핑계를 대었다. 그러므로 제자는 모두가 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생활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효는 모든 행위의 근본이 된다고 보는 것이 공자와 유학사상의 핵심이다. 공자는 사람다움의 근본으로 인(仁, 어짊)을 주장하였다. 인은 어버이를 친애하고 사랑하는 효에서 비로소 시작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자녀가 태어나서 어버이를 사랑하고 친애하는 것이 모든 인의 출발이라고 본 것이다. 출(出)은 집 밖으로 나서는 것을 말한다. 제자가 집 안에서 행하는 효가 집 밖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은 자신의 부모에 대한 예가 아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사귈 때는 공손함(弟)으로 충분하다. 근(謹)은 언행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다. 말과 태도를 신중하게 해서 나 자신의 미더움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미더움을 얻어야 한다. 근과 신은 서로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신이 없으면 근의 의미가 사라지고 근이 없으면 신의 의미가 사라진다. 더 나아가서 두루 사람들을 사랑하고 친하게 지내는 폭넓은 교제를 열어가야 한다. 이러한 태도들을 다 실천하고도 남은 힘이 있을 때 글을 배워야 한다. 공자는 행함으로 먼저 인간의 할 도리를 다한 후에 글공부(이치터득)를 해야 함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이면서 공인으로 살아간다. 유학에서는 개인의 생활 기본 태도로 효를 제시하였다. 효를 바탕으로 공손함, 신중함, 미더움, 사랑함, 친함을 몸에 배도록 할 것을 권한다. 몸에 배었을 때 글공부하기를 권한다. 한편 공인으로서의 생활과 관련해서는 공경의 마음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 갈 것을 제안한다. 그 후에 믿음을 보이라고 요구한다. 무엇을 사용하든지 절도 있어야 한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킬 때는 반드시 적재적소에서 일하게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이 교훈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개인으로서의 삶의 시작과 관련된 지혜다. 개인으로서의 그리스도인의 삶의 시작은 늘 하나님을 친애하는 효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친애하셨기에 그리스도인도 하나님을 친애할 수 있다. 마땅히 그리스도인의 하루의 첫 출발은 하나님을 친애하는 삶에서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스도인이 배워야 할 또 하나의 교훈은 공인으로서의 삶의 태도이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생활 일선에서 만나는 모든 일에 대하여 하나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처리해 가는 삶의 태도를 익혀야 한다. 기억할 것은 이러한 일 처리를 통해 미더움이 쌓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경한 마음으로 처리하는 일이기에 소요되는 일체의 경비는 하나님의 법에 맞게 쓰여야 한다. 다른 이의 도움을 사용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적당한 때에 적당한 곳에서 쓰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선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개인적으로 날마다 하루를 시작할 때 하나님을 사랑하는 효에서 시작하도록 하자. 공인으로서 살아갈 때는 무슨 일이든지 하나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처해 가자. 개인으로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공인으로서 사람과 일을 공경함으로 대하기를 실천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워가기로 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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