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6-11-19 20:33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화 - 우주 최고의 덕목


有子曰禮之用 和爲貴 先王之道 斯爲美 小大由之,
유자왈예지용 화위귀 선왕지도 사위미 소대유지

有所不行 知和而和 不以禮節之 亦不可行也.
유소불행 지화이화 불이례절지 역불가행야

有子曰信近於義 言可復也, 恭近於禮 遠恥辱也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유자왈신근어의 언가복야, 공근어례 원치욕야 인부실기친 역가종야



논어 학이장의 내용이다.

“유자가 말하였다. 예의 쓰임에는 화목을 귀하게 여긴다. 선왕의 도 역시 이 ‘화’를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는데 작은 도이든 큰 도(일)이든 거기에서 나온다. (도가) 행해질 수 없는 요소가 있는데 화목(이 귀한 것)을 알고 화목하더라도 (그 화목을) 예로써 절도 있게 하지 못하면 또한 (도는) 행해질 수가 없다.

유자가 말하였다. 신실함(의 사람)은 의에 가까워서 그(자신)의 말을 실천할 수 있고, 공손함(의 사람)은 예에 가까워서 치욕을 멀리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의 뜻)을 버리지 않기에 능히 리더(우두머리)로 삼을 만하다.”
유자(B.C 518-457)는 공자의 십철 중에 한 사람으로 유약(有若)이라고도 하고, 자유(子游)라고도 한다. 이미 살펴보았듯이 유자의 글은 스승 공자 바로 이어서 제자 중에서는 최초로 논어에 출전하고 있다. 
유자는 예를 쓸 때 모든 이를 조화롭게 하는 것이 귀하다고 보았다. ‘선왕의 도’는 요와 순임금의 법도를 대표적으로 시사한다. 선왕의 도의 핵심은 ‘화’다. 화는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의 어울림, 사람과 자연의 조화, 감정의 표현의 조화, 격변의 세월 속에서의 항시적인 안정의 유지 등을 말한다. 인간과 자연과 우주는 끝없이 변하는 세계인데 그 속에서 늘 화를 이루는 것이 귀하다. 선왕의 도가 이러한 화를 아름다운 것으로 삼기 때문에 (당연히) 작은 도이든 큰 도이든 모두 이것에서 나와야 한다.
선왕의 도는 그것이 도인 한 이루어지지 않아서는 안 된다. 이루어지지 않으면 도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문에서는 선왕의 도라 할지라도 행해질 수 없는 요소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것은 누군가가 ‘화’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렇게) 화를 이루었다 하더라도 예로써 절도에 맞게 하지 않으면 도는 행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도는 화가 중요하지만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예에 맞도록 절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유자의 말이 이어진다. 신실한 사람은 의(마땅히 가야 할 길)에 알맞기에 자신의 말을 실행할 수 있으며 공손한 사람은 예에 가까이 있기에 치욕을 멀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사람을 우두머리로 삼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신실함과 공손함 그것은 도를 실천함에 있어 예절로써 하고 두루 조화를 이루어야 할 사람이 갖추어야 하는 마음가짐이자 행실이다. 미덥지 못하고 거만한 사람은 결코 도를 실천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사람과 자연과 세계와 두루 조화를 이루기에는 거리가 멀다.

본문에서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다. 하나는 작든 크든 모든 일은 도에서 말미암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도의 실천은 화를 전제로 절도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미더움이 있고 겸손한 사람이 이러한 도에 가까운 사람이기에 모든 사람의 표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내용을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아브라함이다. 아브라함은 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후에 무슨 일을 하든 하나님의 명령과 언약에 따라 실천하였다. 갈데아 우르를 떠난 것이나 가나안으로 간 것이나, 조카 롯을 구한 것이나, 외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명령대로 행한 것 등등이 하나님의 언약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특히 이삭을 바치는 상황에서 이삭은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는 조화로움을 보여주었다. 아브라함의 종도 그 상황을 받아들여 주인 아브라함과 조화를 이루었다. 또한 아브라함은 신실한 사람이었다. 조카 롯과 짐승과 재물을 많이 갖게 되어서 함께 하기 어려울 때는 조카에게 먼저 살기 좋은 곳을 선택하도록 하는 겸손함을 보였다. 그래서 그는 모든 믿는 자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다(창17:5, 22:18).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그리스도인 사이에서 화목을 전제로 하나님의 법도를 따라 살아가기로 하자. 먼저 신실함을 보이고자 노력하며 겸손을 생활화하자. 성경은 화평케 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마5:9), 신실한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으며(히11:6),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자는 쉼을 얻으리라고 말씀하신다(마11:29).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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