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23-06-13 13:2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子路曰子行三軍則誰與
자로왈자행삼군즉수여

子曰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자왈포호빙하  사이무회자 오불여야 필야임사이구 호모이성자야.

『논어』, 「술이」편의 계속이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자로가 공자에게 말했다. ‘선생께서 삼군의 사령관이 되시면 누구랑 함께하시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으려 하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려 해서 죽는 것이 뻔한 데도 후회하지 않는 자와는 함께하지 않겠다. 반드시 일에 임하여 두려워하고 계략을 잘해서 성공하는 자와 함께할 것이다.”

‘포호’는 ‘도박(徒搏)’으로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으려는 것이다. ‘빙하’는 ‘도섭(徒涉)’으로 맨몸으로 강을 건너는 것이다. ‘구(懼)’는 그 일을 공경하는 것을 말하고 ‘성(成)’은 ‘그 도모한 것을 이룸(成其謨, 성기모)’을 말한다. 공자가 자로에게 이 말을 한 것은 자로의 용맹함을 억제하게 하려고 한 것이다. 군사를 움직일 때의 요점은 무모한 용맹을 따라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전후 맥락으로 보아 자로는 공자가 자신의 무조건적 용맹을 반성해 보았으면 하는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사씨(謝氏)는 성인(공자)은 출정(세상에 나서든)을 하든 은둔을 하든 그 일에서 자신의 욕심을 세우지 않으며(無意, 무의), 반드시 어떤 일을 하고야 말겠다고 기필하지 않는(無必, 무필) 사람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성인의 행함은 직위를 탐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은둔하는 것은 자기만 홀로 선을 행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사사로운 마음이 있다면 자신을 등용하지 않을 때에는 그 행할 수 있는 방도를 찾을 것이다. 성인이 사사로운 마음으로 일한다면 군주가 자신을 버릴 경우 은둔하지 않고 달리 일거리를 찾을 것이다.
자로는 용맹하였다. 그래서 자기 생각에는 공자께서 군대의 사령관이 된다면 당연히 제자들 중에 용맹의 아이콘인 자신과 함께할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이렇게 당당하게 스승에게 질문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스승으로부터 한방에 거절을 당하였다. 물론 이 거절은 공자가 스승으로서 제자를 교육하려는 마음에서였지 그를 비난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다만 그 당시 자로는 스승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자가 보기에 자로는 용맹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이 무엇을 하든지 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이 공자의 입장이었다. 일을 맡음에 있어 두려움이 없이 착수하고 실행하고자 한다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공자는 이 점을 우려한 것이었다. 비록 작은 일을 할 경우라도 미리 예상을 하고 계획을 세워도 그 일을 성취하기가 힘들 수 있는데, 하물며 삼군을 통솔하는 경우에서이겠는가.

그리스도인들 역시 자로와 같이 무슨 일을 하려 할 때 믿음으로 한다는 명목하에 맹목적이고 너무도 계획 없이 어떤 일에 착수하는 일이 아주 많다. 이러면 곤란하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반드시 먼저 그 일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인지를 기도하며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여러 방향으로 그 일의 특성 등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을 찾아내고 기도하며 준비하여야 한다. 어느 정도 자신의 하는 일이 하나님의 뜻에 따른 것이라 믿어진다면 그때 자신의 능력이나 수완 등을 고려하면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달란트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어느 수준으로 해낼 수 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을 바르게 믿으며 본인이 헌신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달란트를 넘어서는 수준으로까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힘든 일이든 쉬운 일이든 잘 감당하였을 때는 스스로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두루 기도로 준비하며 설계하고 성공하는 일이 많아져 갈 때 그 사람은 누구와도 함께 일하며 하나님의 뜻을 준행하는 그리스도의 일꾼이 되어 간다.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이제 모든 일에서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헌신하는 사람이 되어 가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쉰둘. 네스토리우스파의 양성론과 부분타락론, 인도와 중국으로 전파
모든 진리는 조작이다, 지적 낙천주의를 경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