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4-11-09 20:1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허구의 미디어에서 다시 진리의 미디에이터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힘은 가짜인데 진짜보다 더 진짜로 보이게 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첨단 그래픽 기술로 허구와 진실의 경계를 없애려는 현대  미디어론자들의 전제와 의도가 있다. 전제란 바로 문자 기록은 결함투성이라는 것이며, 의도는 기존의 문자 기록이 담고 있던 가치와 권위를 없애려고 한다는 것이다. 서양 문화 특히 기독교 중심의 서양 학문에서 문자 기록의 권위는 당연히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 ‘성경’이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고 숙고하고 또한 가르치며 살아가는 성도인 우리에게 현대 미디어에 대한 본질을 간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정보량과 연산능력으로 탈바꿈하는 슈퍼컴의 발전은 현대 미디어 발전을 더욱 가속화한다. 우리의 두뇌로는 빨라야 1초에 단순한 구구단 곱셈 두 개 정도 처리한다면, 슈퍼컴은 1초에 보통 백만 번을 훨씬 넘게 처리한다고 한다. 이런 능력이라면, 무엇인가 세상에만 있다면 무슨 정보를 찾지 못하겠으며 조작할 수 없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현대 미디어 기술자들에게 전지전능한 존재는 신(God)이 아니라 ‘슈퍼컴(super computer)’인 셈이다. 이러한 능력과 재간으로 인간의 욕망을 따라가면서 충족시켜주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신의 선물을 방불케하는 콘텐츠의 제공은 천국과 같은 초월 세계에 대한 최소한의 소망마저 짓밟아도 된다는 여론을 순식간에 세계에 퍼뜨린다.

이렇듯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의 확대는 불변의 진리인 성경을 상고하며 창세전부터 존재하며 반드시 실체로 드러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믿음과 소망을 일상 생활에서도 위협하고 있다. 현대 우리는 혼자 있어도 ‘주님과 함께 하기’ 때문이 아니라 ‘스마트 폰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터치만 해 주면, 아니 조용히 속삭여 주기만 해도 이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도록 해준다. 아마 자신이 원하는 신도 만들어서 모셔다 줄지도 모른다. ‘그곳’ 즉 지구인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네트워크’와 ‘웹(World-Wide-Web)’에 가면 슈퍼컴이 ‘착한’ 미디어가 되어 좋은 것을 무제한으로 리필해준다. 갈증과 부족함을 느낄 찰나도 없다.

문자 기록의 성경만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면, 네트워크 세계에서는 단순한 문자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 약속하고 있지만 실체를 아직 모르는 도래할 천국을 더 이상 그리워할 필요가 없도록 원하는 집, 아름다운 집을 금세 지어줄 것이다. 하나님의 능력이라며 바로 왕 앞에서 모세가 지팡이로 뱀을 만들자 애굽의 술객들도 동일한 마술을 부리는 것과 유사하다(출 7:10/12). 하지만 현대 첨단 미디어에 농락당하는 듯 보이는 실체인 하나님 나라는, 모세의 뱀이 술객의 뱀을 죽이듯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나님이 정한 때에 종결지을 것이다. 현대 뉴미디어의 간계는 문자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성경계시를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웃음거리 내지 폐기해야 할 허섭스레기 문서로 몰아가는 데 있음을 아는 인내의 지혜가 필요하다.

노아 시대 참혹한 물 심판 속에서 노아의 여덟 식구를 통해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이 빛나고 있었으며, 애굽의 종살이 사백삼십 년이 여호와 하나님이 살아계신 현장이었다. 바벨론 제국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은 불타서 칠십 년 황폐했지만 이방 제국 바벨론에 붙잡혀간 자들 중 에스라를 비롯한 차세대 성경교사가 자라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 암담하고 참혹하게 드러날수록 골고다 언덕은 모든 지상 사역을 마치시고 이제 영원한 안식과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곳이기도 했다.

문자 기록 성경 진리에 맞서는 현대 첨단 미디어의 폭압은 이스라엘 백성의 번성을 막으려 했던 바로의 학대(출 1:16)와 유사하다.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학대와 사내 아이 살해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약속의 땅으로 가는 날이 오고 있었다. 세상 끝에 일어나는 첨단 기술에 의한 거짓의 조장과 추잡한 우상 제작의 극성(계 22:11)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 새하늘과 새땅의 성취를 역으로 준비하고 있다. 첨단 미디어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그럴듯하게 속이는 현대 미디어론자들의 극성이 심할수록 미디어의 대홍수 물결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영원한 천국의 실재를 보장해 주는 유일한 중보자, 모든 미디어의 통치자이신 ‘미디에이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성과 불변성을 전하는 노랫소리가 될 것이다.       

다른 이에게서는 구원이 없으니, 천하에 구원받을 수 있는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결코 없기 때문이다.(행 4:12)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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