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3-05-26 16:2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제 13 장 그리스도의 인성(人性)


마르키온(Marcionites)은 그리스도께서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다는 바울의 말씀(빌2:7~8)을 근거로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이 아니라 유령(幽靈)을 입으신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그리스도께서 어떤 유(類)의 몸을 취하셨는지를 가르치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그리스도께서 그의 신성을 밝히 드러내실 수 있었고 또한 그것이 정당했지만, 스스로 낮고 천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드러내셨음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마니(Mani)는 그리스도가 공기(空氣)로 된 몸을 입었다고 날조한다. 그리스도에 대하여 “둘째 사람은 하늘에서 나셨느니라”(고전15:47)고 말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구절에서 사도는 그리스도의 몸의 본질이 하늘에 속한 것임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신령한 능력을 부으셔서 우리를 살리신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그들은 만일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에게서 나셨다면, 그것은 그리스도께 수치와 치욕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아담의 자손 모두가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죄 아래 있다는 것을 포함하여 인간에게 공통적인 모든 원리에서 그리스도께서 제외될 수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오점이 전혀 없으시다고 하는 것은 비단 그의 모친이 남자와 동침하지 않고 그를 낳으셨기 때문만이 아니라 성령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어 아담의 타락 이전에 있었을 그런 순전하고도 더럽히지 않은 그런 상태로 생산되셨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로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실한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곧 성경이 그리스도의 순결하심을 말씀하실 때에는 언제나 그의 참된 인성을 두고 하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 中

 칼빈은 본 장에서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에 대해서는 이미 입증한 바 있기 때문에 육체의 옷을 입으신 것과 중보자의 사역을 담당하신 내용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다고 밝힌다. 특히 마르키온주의자들(Marcionites)과 마니교도들의 이론에 대한 반박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인성(人性)을 명백히 제시한다.
  첫째, 예수의 육체로 오심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 반박한다. 칼빈은 마르키온이 빌2:7-8의 말씀을 근거로 예수가 “유령(幽靈)을 입은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반박한다. 칼빈은 예수가 유령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르키온이 인용한 문구를 재해석하여 “그리스도께서 어떤 유(類)의 몸을 취하셨는지를 가르치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그리스도께서 그의 신성을 밝히 드러내실 수 있었고 또한 그것이 정당했지만, 스스로 낮고 천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드러내셨음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또한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시고 영으로는 살리심을 받으셨으니”(벧전3:18)라는 베드로의 말을 인용하여 유령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입으심에 대해서 증거하고 있다.
  마르키온 뿐 만 아니라 마니(Mani)는 “첫 사람은 땅에서 났으니 흙에 속한 자이거니와 둘째 사람은 하늘에서 나셨느니라”는(고전15:47) 말씀에 근거해서 그리스도가 “공기로 된 몸을 입었다”라고 반발한다. 이에 대해 칼빈은 “사도는 그리스도의 몸의 본질이 하늘에 속한 것임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신령한 능력을 부으셔서 우리를 살리신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힌다. 칼빈의 말대로 이 문구는 바울이 부활을 설명하기 위한 맥락에서 말한 것임으로써 그리스도가 하늘에서 ‘나셨다’는 말은 ~에서부터, ~의 때부터라는 발단이나 근원을 의미하는 기본 전치사로서 하나님의 본체이심을 밝히는 문구이며, 신령적인 생명의 소유주임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니(Mani)는 ‘하늘에 속한’이란 문구를 문자적으로만 적용해서 하늘을 공기로 잘못 이해하는 해석의 오류임을 알 수 있다.
  둘째, 인간의 몸을 입으신 그리스도께서 죄 없으심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 반박한다. 마르키온주의자들은 “만일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에게서 나셨다면, 그것은 그리스도께 수치와 치욕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아담의 자손 모두가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죄 아래 있다는 것을 포함하여 인간에게 공통적인 모든 원리에서 그리스도께서 제외될 수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말로써 그리스도의 죄성만을 주장한다.
  칼빈은 이에 대해 “성령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어 아담의 타락 이전에 있었을 그런 순전하고도 더럽히지 않은 그런 상태로 생산되셨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로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실한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곧 성경이 그리스도의 순결하심을 말씀하실 때에는 언제나 그의 참된 인성을 두고 하는 말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힌다.
  예수의 죄성에 관한 문제는 신학적으로 민감한 논제이다. 물론 그리스도는 근본적으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죄와 무관하고 죄가 없으신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인간의 몸을 입으신 것이 죄를 전가 받으신 것이며 세상 죄를 지고 가시는 것이라고 밝힌다. 더욱이 사도 요한은 “미혹하는 자가 많이 세상에 나왔나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임하심을 부인하는 자라 이것이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니”(요이1:7)라는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도는 죄인이신가라는 문제와 죄를 입으신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논점은 신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명제라고 본다.
  물론 그리스도는 본질적으로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빌2:6)라는 바울의 말과 같이 하나님과 동등된 신성을 지니신 분이시기에 죄가 전혀 없으신 분이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 백성들에게 새 생명을 얻게 하기 위해서 “죄를 인하여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육신에 죄를 정하사”(롬8:3)라고 말씀하셨으며,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의의 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롬5:18)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다.
  위의 문구에서 “죄 있는 육신의 모양”(형태)을 예수님이 입으셨다는 것에 대해서 원어적으로 정리해 본다. 본문 “죄 있는 육신의 모양”의 헬라어는 “ejn oJmoiwvmati sarko;"  aJmartiva"”로서 육신을 지칭 할 때, sarko;"의 기본형 savrx(사르크스)는 언제나 죄 있는 육신을 의미한다. 또한 사도 요한이 “육체”로 오심을 부인하는 자를 적 그리스도라(요이1:7) 했을 때의 육체와 “육체”로 오심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요일 4:2하) 라고 하였을 때도 역시 “육체(savrx)”를 사용한다. 여기서 “육체(savrx)”는 몸만이 아니라 도덕성이나 영혼까지 포함하는 인성 전체를 말한다”고 박윤선 박사 주석에서 밝히고 있다. 구약에서는 히브리어 rc;B(바사르)인데 이 육체는 아담의 타락 이후 생령체가 죽음의 상태에 이른 것을 가리킨다. 아담의 몸은 타락 전에는 생령(生靈)이었으나 타락 이후부터는 영적으로 사망한 육체(바사르: rc;B)가 된 것이며, 이 상태를 죄의 몸, 곧 육체라 일컫는다.
  칼빈은 당시의 이단들이 반론하는 예수의 유죄성에 대하여 성령의 잉태 사건을 통해서 반박했다. 하지만 예수께서 처녀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었다는 의미는 구약의 언약이 성취된 표적적인 사건이다. 만약 예수께서 성령으로 잉태되었기 때문에 무죄하다면, 성령으로 잉태된 예수가 육체의 몸을 입었다는 것과 상충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예수의 성령잉태는 예수의 무죄성에 대한 근거 보다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명백하게 확증하는 표적적인 성격이 짙다. 따라서 예수께서 처녀 마리아의 태에 잉태된 것은 죄 있는 몸을 입으시는 출발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칼빈의 주장처럼 예수께서 처녀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었기 때문에 죄가 없다면, 로만 카톨릭 교회의 마리아 무흠시태설, 즉 마리아는 죄 없이 예수를 잉태했다고 하는 이단적 주장으로 발전할 개연성이 있다. 하나님께서 예수를 처녀 마리아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하게 하신 이유는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 가라사대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마1:22-23)라는 마태복음의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그 모친 마리아가 요셉과 정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마1:8)라는 마태의 증거에서 보듯이 예수의 성령잉태를 뜻하는 것이며, 예수의 성령잉태 사건은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는 예언 성취의 표적적인 사건임이 명백하다.
  그리스도께서 죄 있는 인간의 몸을 입신 것은 구약의 제사제도를 통해서 확실히 입증된다. 구약에서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제사를 드릴 때는 흠 없는 어린 양이 필요하다. 흠 없는 어린양에게 백성들의 죄를 전가시켜 희생의 대속 제물로 삼기 위한 것이다. 레위기에 증거된 말씀처럼 제사를 드릴 때는 반드시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여 백성의 죄를 전가 시킨 다음 그 피를 온 사면에 뿌리는 것으로서 속죄의 제사가 성립됨을 알 수 있다. 또한 히브리서 기자는 그리스도께서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시려고,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다고 증언한다. 바울도 갈라디아서에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바 나무에 달린 자 마다 저주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갈 3:13)고 했다.
  이처럼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대속제물로서 택한 백성의 죄를 입으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도는 본래 죄가 없으신 분이시되, 택한 백성들의 죄 때문에 그들의 죄를 전가받아 죄의 옷을 입으셨다. 그리고 율법의 요구를 이루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저주를 받으심으로 화목제물이 되셔서 택자들을 죄책과 저주로부터 해방시키신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작정계획에 의한 것이며, 예수께서는 이 뜻을 이루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것이고, 이것을 완성하기 위해서 죄인의 몸을 입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이다.
  이와 같이 말씀(logos)이신 그리스도는 근본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그의 본성이신 신성은 죄와 전적으로 무관하며 성결하신 분이시다. 하지만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신 그의 육체는 본인의 죄가 아니라 인류의 죄를 대신 전가 받으신 상태로서의 죄 있는 몸이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의 문제는 그리스도께서 죄를 전가(轉嫁) 받은 시점이 십자가 도상으로 주장하는 자들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십자가를 지기 이전의 예수는 우리와 다른 육체이며, 예수의 출생에 있어서 다윗의 혈통으로 오셨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 바울은 “이 아들로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롬1:2)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육신은 헬라어 savrx(사르크스)이며, 육체를 뜻한다. 신학적인 관점에서 예수의 낮아지심과 높아지심을 구분할 때, 낮아지심은 인간의 죄를 전가 받으시는 것으로서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몸을 입으시는 순간부터(잉태) 출생과 성장과 생애 전반을 가리키며, 제물로서 고난 받아 십자가에 죽으시고 매장당하시기 까지를 포함한다. 반면에 높아지심은 죽음에서 부활 승천하시어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계시다가 다시 오셔서 최종적인 심판을 단행하실 때까지로 규정한다. 단, 예수께서 잉태되는 시점부터 죄의 몸을 입으셨다고 해서 자신의 죄과를 입으셨거나, 범죄자로 인정해서는 안된다. 그의 본성은 하나님의 신성을 지니고 계시기 때문에 죄가 없으신 분이시지만, 인간의 몸, 육체를 입으심으로써 인간의 죄를 전가 받은 죄의 몸임을 뜻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에 대한 혼란은 그리스도의 본성과 드러난 계시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발생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스도는 본래 말씀(logos)이신 하나님이시기에 그의 본성은 신성(神性)이시다. 신성은 하나님의 본질적인 속성으로서 죄와 무관하며 죄를 판단하고 심판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죄가 없다는 말의 의미는 본래의 속성인 신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인성(人性)은 하나님의 언약을 성취하심으로서 하나님의 존재를 증거하기 위한 계시적인 목적에 의해서 취하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계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자기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구속사역이며, 이 사역을 담당하기 위해서 죄 있는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이다. 그래서 다윗의 혈통을 따라 처녀 마리아의 몸에 잉태되셨으며, 인간의 육체를 입으시고 구약의 언약을 성취하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하나님의 본체로 이해하고, 인간의 몸을 입으신 인성은 언약을 성취하기 위한 계시체로 인지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다. 즉, 그리스도의 신성은 하나님의 본성에 해당되며, 인성은 하나님의 계시를 위한 방편으로서 도구인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는 그리스도의 본성인 신성과 계시의 방편인 인성을 동등한 위치에 두고 그리스도에게는 신성과 인성이 공존한다고 주장한다. 그 성질은 하나로 혼합된 것도 아니고 따로 구성된 별개의 것도 아니며 상호 동등하게 존립한다는 모호한 개념으로 설명한다. 집필자는 신성과 인성을 공존과 동등의 개념보다는 본체와 계시체로 구분하고, 신성과 인성의 동등한 관계보다는 인성이 신성에 종속된 주종관계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사료된다고 본다. 그동안 삼위일체론과 그리스도의 양성론은 신학적인 난제로서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이론과 더불어 학계의 쟁점이었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승일 목사 (대구동산교회)

제 14 장 그리스도의 위격(位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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