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3-06-20 20:4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제 15 장 그리스도의 삼직(三職)


믿음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찾고 그리스도 안에서 안식을 누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리를 반드시 세워야 한다. 곧, 아버지께서 그리스도께 명하신 직분이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선지자와 왕과 제사장으로 주어지셨기 때문이다.

그는 교사의 직분을 감당하실 수 있도록 자신을 위해서 기름 부음을 받으셨지만 동시에 성령의 능력이 복음을 선포하는 일에서 계속 임재해 있도록 그의 몸 전체를 위하여 기름부음을 받으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가 전하신 완전한 교리가 모든 예언들을 종결지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의 왕직의 힘과 영원성은 물론 우리에게 미치는 효능과 유익이 바로 이 영적인 성격을 근거로 추론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니엘서에서는 천사가 이 영원성을 그리스도께 돌리며(단2:44), 누가복음에서는 천사가 그 영원성을 그 백성의 구원에게 적용시키고 있다(눅1:33). 그러나 이 영원성은 두 종류이거나 혹은 두 가지로 생각해야 한다. 첫째는 교회의 몸 전체에 관한 것이요, 둘째는 그 개개의 지체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약속된 행복이 외형적인 것에 - 예컨대, 즐겁고 평화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나 재물이 많은 것이나, 모든 재난에서 안전히 지내는 것이나, 육신이 사모하는 모든 쾌락 등에 -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제사장으로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얻고 그의 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속죄(贖罪)가 중간에 개입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이 직분을 담당하시기 위해서는 희생 제물과 더불어 나서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율법 아래서도 피가 없이는, 제사장이 성소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히9:7), 이는 제사장이 그들의 대리자로서 하나님과 그들 사이에 서 있다 할지라도 그들의 죄가 속해지지 않는 한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었다(레16:2-3).

율법 아래서는 하나님께서 짐승을 제물로 드릴 것을 명령하셨으나, 그리스도 안에서는 새로운 다른 질서가 제시되었으니, 곧 동일한 한 분이 제사장도 되시고 또한 동시에 제물도 되신 것이다. 이는 우리의 죄에 대해서는 다른 것으로는 결코 보상할 것이 없었고, 또한 독생자를 하나님께 드리기에 합당한 사람이 달리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본문존 칼빈, 『기독교강요』(상), 원광연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pp. 606~616.
 中
  칼빈은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구원사역에 대한 교리 사이에서 기름부음을 받은 선지직, 왕직, 제사장직의 삼직을 거론함으로서 사역의 목적을 명시한다. 그는 그리스도의 삼직 이해의 필요성에 대해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찾고 그리스도 안에서 안식을 누리기 위해서”Ibid.. p. 606.
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의 삼직을 통해서 예수가 구원의 주체이심을 증거하려는 칼빈의 의도는 지극히 성경적이며 건전한 신학방법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삼직을 구속사역과 연관시키고 그것이 근본적인 목적이라 하는 것에 동의 할 수 없다. 물론 그리스도는 선지자, 왕, 제사장의 직임을 완수하심으로써 성육신하신 구원의 목적을 달성하신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인간의 구원사역은 삼직수행의 직접적인 목적에 해당되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목적은 계시적인 관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삼직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입증하기 위한 단서로서 언약과 성취의 원리에서 확보된다. 즉, 구약의 기름부음 받은 선지직, 왕직, 제사장직은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실 직임에 대한 언약으로서 성취의 근거가 됨을 뜻한다. 그리스도(Christ)라는 말의 어원을 보면, 헬라어 “크리스토스”(Xριστος)라는 말인데 히브리어 “메시아(마쉬아흐 j'yvim)”의 헬라어 번역이다. 이 칭호는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구약에서는 보통명사처럼 사용이 되기도 했으나 신약에 와서는 오직 성자에게만 사용되어 고유명사화 되었다. 구약의 메시아는 직책을 위해 의식적으로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을 가리키는데, 하나님께서 선지자, 왕, 제사장을 세울 때 실행하셨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구약에서 기름부음을 받은 삼직이 그리스도에게 어떻게 적용되고 실행되는지의 이유와 목적을 아는데 있다. 물론 칼빈의 주장처럼 그리스도와 구속사역은 절대적인 연관성이 있으며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단적인 결론을 명제적으로 내리기 전에, 구약과 신약의 원리적인 구조와 하나님의 계시적인 의도에 입각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구약성경은 그리스도에 관한 약속을 나열하거나,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건이나 교훈을 단편적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다. 구약성경은 일관된 논리에 의해서 하나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 그리스도가 자리한다. 그래서 구약성경은 여호와의 언약계시이며,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하실 것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리스도의 삼직을 이해해야만 구속사역에만 치중하거나, 삼직 자체의 기능적인 사역에 편중되지 않는다. 물론 구약성경에는 기름부음을 받은 직임이 선지직, 왕직, 제사직으로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삼직이 직책을 완수하기 위한 단편적인 기능으로만 취급되면 구속사역 이상의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 그러므로 기름부음 받은 삼직은 언약과 성취의 원리를 결부시켜서 이해해야만 근본적인 목적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구약성경은 역사서(창~에), 시가서(욥~아), 선지서(사~말)로 구성되어 있는데, 역사서는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를 중심으로 계시한 내용으로서 이스라엘의 역사섭리를 통해서 메시아 보낼 것을 언약한 내용이며, 시가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속성을 중심으로 계시한 것으로써 5대 속성(전능성, 신실성, 주권성, 영원성, 자비성)을 지니신 하나님 여호와께서 메시아 보내실 것을 언약한 내용이고, 선지서는 이스라엘의 역사에 관한 예언을 통해서 장차 참 선지자로 오실 메시아의 사역을 계시한 것이다. 이와 같이 구약성경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하실 실체적인 역사섭리에 대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이며, 참 선지자, 왕, 제사장이신 메시아를 보내어 주실 것에 대한 여호와의 언약계시이다. 그러므로 기름부음을 받은 메시아의 삼직은 구약성경 전체를 의식하면서 기록목적과 관련지어 포괄적이며 심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칼빈 역시 그리스도의 칭호와 삼직의 연관성을 중시하면서 삼직에 대한 특성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첫째, 칼빈은 그리스도의 선지직에 대해서 “그는 교사의 직분을 감당하실 수 있도록 자신을 위해서 기름 부음을 받으셨지만 동시에 성령의 능력이 복음을 선포하는 일에서 계속 임재해 있도록 그의 몸 전체를 위하여 기름부음을 받으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가 전하신 완전한 교리가 모든 예언들을 종결지었다는 사실”Ibid. p. 608.
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칼빈의 논점은 그리스도의 선지직이 구약의 예언이 성취된 것에 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께서 선지직임을 완수하신 것은 구약의 예언을 성취하기 위한 것에 있으며, 선지직의 성취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확고히 증명한다는 것이다. 칼빈의 주장은 그리스도를 계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결정적인 원리로서 작용한다. 칼빈의 말대로, 그리스도는 단순히 혁명적인 운동가나 시대의 영웅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게 하기 위한 계시적인 존재임을 명심해야 한다. 칼빈이 그리스도는 계시적인 존재로서 예언대로 오신 선지자라는 사실에 착안한 점은 성경적이며 극히 복음적인 해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리스도의 선지직에 대해서 계시적이며 복음적인 의미를 정리해본다. 선지자는 히브리어 “나비”(aybin)이며,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은 자”로서 하나님께로부터 부름을 받아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약속)을 전달하고 가르치는 직무이다. 구약의 선지직은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은 자가 율법을 해석해 주고, 하나님의 뜻을 교훈하며, 약속된 미래를 예언하거나 상기시켜 주는 일을 한다. 율법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시내산에서 세워주신 언약이며.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열조와의 언약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해방시켜 주신 역사적인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나게 하기 위해서 주신 것이다.출 20:1~2 하나님이 이 모든 말씀으로 일러 가라사대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
 그러므로 선지자가 율법을 가르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와 맺은 언약을 기억나게 함으로써 언약을 세우시고 성취하시는 하나님은 여호와이심을 알고 경외케 하려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둘째, 칼빈은 그리스도의 왕직에 대해서 통치의 영원성과 그에 따른 행복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스도의 왕직은 단편적이고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으로서 “두 종류이거나 혹은 두 가지로 생각해야 한다. 첫째는 교회의 몸 전체에 관한 것이요, 둘째는 그 개개의 지체에게 해당”존 칼빈, 『기독교강요』(상), 원광연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p. 609.
된다고 밝힌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통치는 교회와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영원히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는 교회의 행복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약속된 행복이 외형적인 것에 -예컨대, 즐겁고 평화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나 재물이 많은 것이나, 모든 재난에서 안전히 지내는 것이나, 육신이 사모하는 모든 쾌락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Ibid. p. 611.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리스도의 왕직에 대해서, 통치력이 영원무궁함을 피력했고, 다스림을 받는 교회와 성도들의 행복은 세속적인 가치를 뛰어넘는 신령적인 것이라고 진술한다. 칼빈의 말대로 그리스도의 통치력은 어느 시대에 한정되거나, 어느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범 우주적인 차원에서 제한된 영역을 초월한 영원한 통치 권세를 뜻한다. 또한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는다는 것은 인간에게 더 없는 축복이며 행복임을 증거하면서, 그것은 세속적인 명예, 재물, 성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능력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며 살아가는 신령적인 것임을 천명했다.
  구약의 왕직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언약하여 세우신 왕조로 계승된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열조 아브라함에게 왕정국가를 약속했으며창 17:4~6 내가 너와 내 언약을 세우니 너는 열국의 아비가 될지라 이제 후로는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너로 열국의 아비가 되게 함이니라 내가 너로 심히 번성케 하리니 나라들이 네게로 좇아 일어나며 열왕이 네게로 좇아 나리라
, 유다에게는 구체적으로 “홀(笏)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미치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창 49:10
라고 약속하신 바 있다. 이 언약을 따라 다윗이 초대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으며, 그 계보는 그리스도의 출생 때까지 계승된다. 어떤 학자들은 사울을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인정하지만, 사울은 베냐민 지파 출신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왕조가 아니므로 진정한 왕이 될 수 없다. 또한 열왕기서에 나타난 남북왕조의 분열과 패망의 역사를 보면, 남북이 다 극심한 부패와 타락을 하지만 북 이스라엘 왕조는 3, 4대 만에 망하나출 20:5~6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 사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 남 유다는 계속해서 다윗의 왕조가 계승된다. 결국에는 북 이스라엘이 BC 722년에 앗수르에게 패망하지만, 남 유다는 BC 605년에 바벨론에 포로가 되었다가 70년간의 포로 생활에서 해방된다. 이러한 역사배경을 보더라도 유다 왕조는 철저한 하나님의 언약에 기초해서 존속되고 계승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의 왕직은 마태의 증거와 같이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마1:1)라는 계보를 통해서 입증된다. 이것은 구약의 언약이 성취됨으로써 그리스도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 언약은 하나님께서 아담창 1:28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과 아브라함창 17:6~7 내가 너로 심히 번성케 하리니 나라들이 네게로 좇아 일어나며 열왕이 네게로 좇아 나리라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와 네 대대 후손의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
 그리고 유다창 49:10 홀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미치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와 다윗삼상 22:51 여호와께서 그 왕에게 큰 구원을 주시며 기름 부음 받은 자에게 인자를 베푸심이여 영원토록 다윗과 그 후손에게로다 하였더라
에게 세우신 것에 기초한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왕직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언약을 성취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며, 왕직의 성취사역를 통해서 언약을 세우시고 이루시는 하나님 여호와이심을 증거하려는데 그 목적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하나님의 계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절정을 이루고 완성되며, 그리스도의 실체적인 사역은 그의 영원하신 통치 권세를 통해서 영원히 활동하며 존속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리스도의 왕직은 하나님에 대한 계시를 근본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영원한 속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칼빈은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의 목적에 대해서는 하나님과 화목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다.

그리스도께서 제사장으로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얻고 그의 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속죄(贖罪)가 중간에 개입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이 직분을 담당하시기 위해서는 희생 제물과 더불어 나서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율법 아래서도 피가 없이는, 제사장이 성소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히9:7), 이는 제사장이 그들의 대리자로서 하나님과 그들 사이에 서 있다 할지라도 그들의 죄가 속해지지 않는 한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었다(레16:2-3).존 칼빈, 『기독교강요』(상), 원광연 역,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p. 615.


  위의 글에서 칼빈은 타락한 인간과 하나님과의 원수된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을 통한 제사장의 직무가 필연적인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그의 속죄사역에 대한 근거와 이유에 대해서는 “율법 아래서는 하나님께서 짐승을 제물로 드릴 것을 명령하셨으나, 그리스도 안에서는 새로운 다른 질서가 제시되었으니, 곧 동일한 한 분이 제사장도 되시고 또한 동시에 제물도 되신 것이다. 이는 우리의 죄에 대해서는 다른 것으로는 결코 보상할 것이 없었고, 또한 독생자를 하나님께 드리기에 합당한 사람이 달리 있을 수 없기 때문”Ibid. p. 616.
이라고 증거한다. 칼빈은 그리스도의 제사장 직무를 구약의 율법에 근거해서 ‘하나님과 화목’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주장대로 그리스도의 제자장직의 사역은 기능적인 면에서는 속죄를 통한 화해의 주체이심이 명백하다. 그러나 좀 더 심층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도의 제사장 직무의 원리와 목적을 계시적인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약의 제사장직은 하나님께서 지정해 주신 아론과 레위지파의 사람들에게 국한되고,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예루살렘 성전이라는 특수한 장소에서 집행하며, 언약백성들의 죄를 대속함으로서 하나님과 언약백성 간의 특별한 관계를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는 제사의 효능은 하나님께서 언약백성과 세운 언약을 유지하고 성취하기 위한 하나님의 엄중한 선언이며 여호와의 자기 계시이다. 일찍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열조 아브라함에게 나라 세워주실 것을 약속하신 바 있다. 그 약속을 성취하기 위해서 언약백성들을 아주 멸하지 아니하시고 율법을 통해서 정죄하시되, 사죄의 은총을 베푸심으로서 자기 백성들을 보호, 보존하여 언약을 성취하시는 여호와이심을 증거하신다. 제사장의 직무에서도 그 특성은 여실히 나타나는데, 제사장도 하나님께서 지명하신 자들이고, 제사를 집전하는 성전도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장소이며, 제사를 드리는 규례와 법도 역시 하나님께서 규정해 주신 대로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구약의 제사장 직무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뜻(언약) 따라 집행하는 것이며, 그 직무를 통해서 하나님은 언약을 성취하시는 여호와이심이 확증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구약에서 기름부음 받은 메시아의 직무는 하나님의 언약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이면서, 오실 그리스도에 대한 언약계시로서 예표로서의 모형과 그림자이다. 선지자는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은 자로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고 가르치는 직무이고, 왕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유다와 언약하신 왕조를 통해서 나라를 다스리는 직무이고, 제사장은 하나님께서 지명하신 아론과 레위지파를 따라 제사를 드리는 직무를 담당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모든 직무가 하나님께서 지명하시거나 약속하신 것이며, 이 직무는 하나님의 언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기름부음을 받은 선지직, 왕직, 제사장직은 그리스도께서 기름부음을 받을 자로 오셔서 성취하실 직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구약의 기름부음을 받은 삼직은 그리스도에 대한 언약이 되며,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실 사역의 근거가 된다. 특히 마태복음에서는 기름부음을 받은 삼직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증거하고 있다. 먼저 삼직수행의 주체인 그리스도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구약의 언약과 예언에 근거해서 계보, 잉태 방법, 출생 장소, 피난 장소, 귀향 장소 등을 확실하게 밝힌다. 그런 다음 백성에게 율법을 가르치시고 표적으로 증거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가르치시는 선지자의 직임을 성취한다. 왕위의 직임에 대한 성취도 자연만물과 사탄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주관하심으로써 모든 피조만물을 통치하시는 왕이심을 증거한다. 제사장의 직임에 대한 성취도 제물로서 정죄 받아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서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는 제자장이심을 증거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대로 그리스도의 삼직은 사역적인 측면에서는 하나님과의 화해를 통한 인간의 구속이지만, 계시적인 관점은 하나님의 언약을 성취하시는 ‘그리스도’이심을 통해서 ‘하나님 여호와’이심을 증거하는 것에 있다. 즉, 그리스도의 삼직에 대한 구속사적인 관점은 타락한 인간의 죄에 대한 대속과 하나님과의 화해에만 편중됨으로써 계시의 본질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계시를 목적으로 증거된 삼직은 구약에서 구체적으로 언약한 것이며, 예수께서 삼직의 언약을 성취하심으로서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언약을 세우시고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입증하는데 주된 임무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승일 목사 (대구동산교회)

제 16 장 그리스도의 기능(技能)
제 14 장 그리스도의 위격(位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