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4-05-16 22:4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


제2장 믿음의 정의와 특성

우리는 믿음과 말씀 사이에 영구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여야 한다. 태양과 거기서 나오는 광선을 분리시킬 수 없듯이 믿음과 말씀도 서로 분리시킬 수가 없다. (중략) 말씀이 믿음을 지탱하고 유지시키는 기초이다. 말씀에서 떠나면 믿음은 쓰러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씀을 없애버리면 남아 있을 믿음이 없는 것이다. (중략)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하여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이 믿음의 기초는 그 이전에 생각을 통하여 얻어진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깨달음(a preconceived conviction of God’s truth)에 있는 것이다.

본문 中


믿음과 말씀의 관계
칼빈은 성경의 절대성과 영감의 충족성을 훼손시키며, 왜곡되고 조작된 교리를 절대시하는 로마 카톨릭의 교리를 의식하면서 믿음과 말씀의 관계를 피력한다.
본문에서 보듯이, 칼빈은 말씀(성경)과 믿음을 분리시킬 수 없는 관계로 절대시함으로써 로마 카톨릭교회의 성경관을 정면에서 반박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로마 카톨릭교회의 성경관은 ‘성경[도]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것이다. 이는 성경만이 유일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는 뜻이다. 이들은 성경만으로는 하나님을 알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그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성전(聖傳)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아가서 성전을 통하여 성경의 진위(眞僞)까지 판별하게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성경은 계시의 절대성, 완전성, 충족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하는 것이 되며, 성경만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성경도 하나님의 말씀이고, 성전(전통, 교리, 교황의 메시지)도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의 주장은 비성경적이며 치명적인 오류로 판단된다. 그래서 칼빈은 “믿음과 말씀 사이에 영구한 관계”를 주장하며, 오직 성경말씀을 통해서만 건전한 믿음이 발생하게 되며, 믿음의 대상은 오직 유일하신 하나님이심을 강조한 것이다.

믿음과 말씀에 대한 견해
이에 대해 필자는 믿음과 말씀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좀 더 명확한 구분이 몇 가지 구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성경말씀은 믿음의 원천적인 근거가 아니라 믿음의 성장을 도모하는 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본다. 그 이유는 믿음을 갖게 되는 유일한 원천이 창세전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하신 하나님의 예정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만약 성경말씀을 통해서만 믿음이 주어진다면 성경을 접하지 못한 태아나 영아 또는 성경을 접하지 못했지만 임종 직전에 하나님을 믿게 된 자들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칼빈의 주장은 성경의 절대권위와 교황의 권위를 동일시하려는 로마 카톨릭교회의 성경관을 반박하기 위해서, 믿음은 오직 성경을 통해서만 형성된다는 변증적인 견해에 의한 것으로 사료된다. 필자역시 믿음은 성경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고, 성경에 의해서 그리스도와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지식이 형성된다고 확신한다.

둘째,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음으로써 형성된다. 하나님을 인지한다는 말은 일시적이고 가변적인 현상을 이해하고 통찰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면을 이해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종교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하나님을 안다는 의미는 단순히 어떤 형태나 단순한 정보를 인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총체적으로 근원에 이르기까지 확실하게 깨달아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 지식은 하나님의 말씀의 내용 즉,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고, 지혜는 입력된 정보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분별하는 능력을 뜻한다. 이와 같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지혜가 모든 것의 근본이 되는 이유는, 하나님은 진리와 존재 그 자체이시기 때문이다.
셋째, 하나님을 알게 되는 도구적인 주체는 타락한 인간의 이성기능이 아니라 중생한 이성에 의한 인격적인 작용을 뜻한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인간의 독자적인 지성의 작용이나 지능의 편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하나님의 역사이다. 그러나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은 믿음을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한 동의나 협력으로 규정한다.

믿음을 소유하는 것도, 그것으로 인해 구원을 취득하는 것도 인간의 의지에 따라 결정 된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이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의 신앙관과 구원관은 하나님의 은총과 그리스도의 공로 보다는 인간의 의지가 우위에 있음을 단적으로 증거한다고 보여진다.
이에 대해 칼빈은 하나님의 불가항력적인 은총과 그리스도의 값없는 공로와 성령의 조명으로 형성된 믿음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린다.
믿음을 가리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선하심을 아는 확고하고도 분명한 지식으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값없이 주신 약속의 진리에 근거한 것이며,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지성에 계시되고 우리의 마음에 인쳐진 것이라 부른다면, 이제 우리는 믿음에 대한 올바른 정의에 이른 것이라 할 것이다.
칼빈의 주장대로 믿음은 하나님의 절대적이며 일방적인 선물이며,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에 기초하고 있으며, 성령의 가르치고 깨닫게 하시는 전폭적인 역사로 형성된다. 이를 위한 삼위 하나님의 사역은 말씀으로 인간의 지성과 감성과 의지를 작동시킴으로서 유기적인 체계로 믿음을 성장하게 하신다는 것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승일 목사 (대구동산교회)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