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5-02-08 14:3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제5장 면죄부와 연옥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


진술이 과연 그들의 판단인지 아닌지를 살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순교자들이 그들의 죽음으로 자기들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으로 하나님께 드렸고, 더 많은 자격을 갖추었으므로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줄 공로가 굉장히 많이 남아 있다. 그러므로 이런 굉장한 유익이 그냥 썩혀 버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그들은 자기들의 피를 그리스도의 피와 섞었고, 이 둘의 피를 통해서 교회의 보고가 세워져서 죄 사함과 죄에 대한 보속을 분배해 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 1:24)라는 바울의 진술은 이런 의미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에게 그저 이름만 남겨 놓고, 그를 다른 성자들과 구분할 수 없는 일개 성자 쯤으로 만드는 처사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오직 그분만이 전파될 자격이 있으시고, 오직 그분만이 세움을 입으셔야 하고, 오직 그분의 이름만을 불러야 하며, 죄 사함과 화목과 성화의 문제가 있을 때에 오직 그 분만을 바라보아야만 한다.
이 악행의 기원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옛날에는 참회하는 자들에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무거운 보속이 부과되었는데, 그 엄청난 보속 때문에 사람들이 짓눌려 있는 상태에서 그 보속을 다소 완화시켜 주기를 교회에 청하였고, 그렇게 교회의 권위로 보속이 면죄되는 것을 ‘indulgence’(면죄:免罪)라고 불렀다. 그러나 보속을 하나님께로 돌리고는 그것이 사람들이 하나님의 심판에서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대가(代價)라고 이야기 한 것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그 면죄(indulgence) 역시 하나님께 속죄하는 치료책으로 뒤바꾸어 놓고는 그것이 우리가 당해야 할 형벌에서 자유케 해 주는 것이라고 가르친 것이다.

만일 영혼들이 연옥에 있다면 하느님의 섭리(攝理)를 따라서 사람들을 권고하거나 또는 중재(仲裁)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서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느끼게 하거나 보이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기적(奇蹟)에 속하는 것으로서 의로운 영혼들에게만 그들이 원할 때 가능한 것이다.

로마 카톨릭 교회는 일곱 가지 성례전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것은 “영혼의 구원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할 만큼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다. 일곱 성례 중에서 면죄부와 관련된 것은 고해성사인데, 카톨릭 신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죄를 범했을 때 사제(司祭)를 찾아가서 죄를 통회(contritio)하고, 고백(confessio)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사제는 죄책과 형벌의 심판을 내리는데, 죄책은 하나님께서 고해성사를 통해서 용서해 주시지만 형벌은 여전히 남게 된다. 여기에서 형벌은 세상적인 것으로서 기도, 시편읽기, 선행(善行), 사도신경 암송, 구제행위, 성지순례, 고행, 면죄부로 대치된다. 면죄부는 이 형벌을 집행하는 한 형태였으며, 형벌이 중요했던 이유는 구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성도들의 선행은 형벌을 면하게 해주고 구원의 혜택이 부과되기 때문에 믿음과 더불어 구원의 필수조건임으로 선행이 없으면 연옥으로 추락하거나 그곳에서 나올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면죄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금전으로 연옥에서 탈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교황 식스투스 4세(Pope Sixtus Ⅳ)는 1476년 4월 3일에 발표한 그의 칙서(勅書)에서 교회는 연옥에 있는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해야 할 뿐만 아니라 면죄부를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근거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교황들은 면죄부 판매의 수입금을 교회 예산으로 편성하여 기독교 역사상 가장 큰 로마 베드로 성당을 건축하기에 이른다는 것이다.

면죄부(免罪符)
칼빈은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의 면죄부에 대한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베드로는 말하기를 “[그리스도]에 대하여 모든 선지자도 증언하되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 하였느니라”(행10:43)고 한다. 그러나 면죄부는 베드로와 바울과 순교자들을 통하여 죄 사함을 준다고 한다. 사도 요한은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라”(요일 1:7)고 말한다. 그러나 면죄부는 순교자들의 피가 죄를 깨끗하게 한다고 한다.

위의 글은 종교개혁의 단초가 되는 신학사상이다. 개혁주의자들은 인간의 죄에 대한 속죄는 오직 그리스도만이 집행할 수 있는 고유권한이라 주장하는 반면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은 순교자들을 통해서도 속죄사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은 면죄부의 성경적인 근거를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허락하신 천국열쇠의 권능에서 찾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신권을 그리스도에게 위임하셨고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수석 사도인 베드로에게 위임하셨으며, 베드로는 속사도들에게, 다음에 교부들에게 그리고 교부들로부터 교황에게 위임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석 사도인 베드로의 계승자는 교황이 되고, 다른 사도들의 후계자들은 주교가 되어 상호간의 유기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계승 방식에 의해서 사도권(그리스도의 권세)을 위임받은 교황의 수위권은 성경과 동등한 권위를 부여한다. 이에 대해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문헌을 근거로 살펴본다.

영원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성부로부터 파견되신 것처럼 당신도 사도들을 파견하시고, 거룩한 교회를 세우셨으며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이 세말까지 목자로서 교회 안에 있기를 원하셨다고 가르치며 선언하는 바이다. (중략) 성신이 무리 가운데서 하느님 교회의 사목자(司牧者)로 선정하셨기 때문이다(사도 20,28). 그러므로 사도들은 이런 후계자들을 선정하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먼저 사람이 죽으면 다음의 훌륭한 사람들이 그 직무를 이어가는 제도를 마련해 주었던 것이다. (중략) 로마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요 전 교회의 목자로서 교회에 대하여 직책상으로 완전한 최상 전권(全權)을 가지며 언제나 자유로이 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주께서 시몬이란 한 사람을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시고 교회의 열쇠를 맡기셨으며(마 16,18-19), 그를 당신의 양무리 전체의 목자로 세우셨고(요 25,15이하), 베드로에게 맡겨진 메고 푸는 권한은(마태16,19) 단장과 결합된 사도단에도 수여된 것이 확실하다(마 18,18; 28,16-20).

위의 인용문에서 밝혀지듯이 교황의 권위는 성부와 성자의 이양관례에 준해서 성자로부터 위임 받아서 교회의 수장이 되었으며, 천국열쇠를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로마 카톨릭주의자들의 주장은 베드로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시고, 그에게 열쇠를 맡기시고, 모든 권한을 위임하셨다고 하는 아래의 말씀을 곡해한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승일 목사 (대구동산교회)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독교강요 이해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