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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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04 20:1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교회개혁론』 저자와의 특별대담_09


<한국크리스천신문>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미완의 16세기 종교개혁이 성경 진리에 확고한 토대를 두고 완성으로 매듭이 지어져가는 제2의 종교개혁운동을 소원하며 특별대담의 연재를 시작한다. 이번 특별대담은 2017년 6월 28일 박용기 원로연구원(성경신학학술원)과 배윤리(한국크리스천신문 객원기자) 권사가 대담자로 참여하였다


1. 교회 체제 개혁의 원리에서 지상에 세워진 교회를 이해할 때 저자는 창세전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그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를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성령께서 지상 교회를 설립하신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에 따른 것입니다. 바로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지상 교회는 하나님께서 이미 정해놓으신 영원한 하나님 나라가 드러난 것입니다. 교회는 바로 이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계시이기 때문에 교회 체제 개혁에서 교회의 원천이 영원한 하나님 나라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복음서에서 세례 요한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처음으로 선포된 복음의 핵심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 입니다. 곧 지상에 성취된 것은 하늘나라입니다. 이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리가 되셔서 세우시는 지상의 교회입니다. 쉽게 착각하는 것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께서 통치하시지만 지상 교회는 인간이 다스린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상 교회는 인간이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교통하심으로 세우시고 다스려 가십니다.

2. 교회 헌법이나 제도를 갖추는 것이 이상적인 교회 체제를 세우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체제의 원리를 도입함으로 성경적인 교회 체제를 왜곡하는 가장 큰 폐단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부분의 성도들이 교회 헌법과 제도로 조직된 교회를 성경적인 교회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인간 이성적 판단의 결과로 만든 헌법이나 규칙 혹은 제도가 뛰어나더라도 그것으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다스려서는 안 됩니다. 개신교가 인위적인 방식으로 교회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이것은 로마 가톨릭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과거 500년 전 종교개혁은 반드시 돌아보고 비판하고 극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럽 중심으로 진행한 종교개혁의 실책(失策) 중의 하나가 성경권위에 더욱 충실하지 못하고 헌법으로 체제를 갖춘 것입니다. 성경을 하나님의 권위 있는 진리의 말씀으로 확증하여 진리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채 단지 교회를 운영하기 위해 인간의 결의로 헌법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신교는 분명한 성경적 대안 없이 개혁을 완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로마 가톨릭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지상 교회는 때로 흔들릴 때도 있고, 질서대로 세워질 때도 있습니다. 교회 안에 알곡과 가라지, 참된 교회와 거짓 교회, 장성한 자와 어린 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섭리하시는 이유는 과정에서 옳은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심판은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셨으므로 우리는 단지, 믿든지 거부하든지, 성경 진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진력할 뿐입니다. 성경 진리에 토대를 두지 않는 어떤 교회 개혁도 금방 그 한계를 드러낼 것이며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자리에 가는 ‘반역’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교회 헌법을 포기하고 모든 개신교가 성경 진리로 돌아올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3. 교회의 머리로서 모든 지체들을 주관하시며 다스리시는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서 인간은 어느 누구라도 교회를 주관하거나 다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께서는 ‘교회 정치’를 고린도후서 13장 13절을 근거로 그리스도의 영이신 ‘보혜사 성령의 교통하심’으로 간단히 정의했습니다. 교회 정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고, 이러한 교회 정치에 의해 어떻게 성도들이 신령한 유기체로 연결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제가 『교회개혁론』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부활 승천하시기 전 성령 강림을 약속하셨습니다. 약속대로 성령이 오셔서 보혜사가 되어 사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친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실체인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게 하셨습니다. 성령께서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창세전 이미 택하여 거룩하게 하신 백성을 불러 말씀을 깨닫게 하고 그리스도의 지체임을 확인해 주고 성경 진리로 양육, 성장시키고 무장시켜서 비진리와 투쟁하게 하시며 그리스도 예수의 심판 때에 최후 승리를 얻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인간들이 모여 교회질서를 운운하며 규칙을 만들고 투표하거나 특별한 교회운영기구를 만들어서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착각 중 하나는 교회를 ‘내가’ 세웠으니까 ‘내가’ 주인이라는 주장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경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만약 이것을 인위적이거나 세속의 방법으로 밀어붙인다면, 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에 대한 배역이며 적그리스도의 앞잡이라고 봅니다. 지상교회의 생명력은 오직 성령 하나님께서 기록하게 하신 성경 진리를 통해 성도들이 진리 안에서 교통하게 하시는 바로 그곳에 담겨있습니다. 성령께서 진리의 말씀으로 교통하게 하시는 실재(實在)인 교회는 인간의 법이나 규칙, 돈이나 인간관계로 엮어진 곳이 결코 아닙니다. 오직 성경 진리를 아는 것과 믿는 일에 ‘하나’인 신령한 유기체가 바로 교회입니다. 

4. 지금 말씀하신 ‘신령한 유기체’로서 교회에 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요즘 많은 교인들이 로마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공동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들을 때마다 그 말에는 비성경적 요소가 많이 드러납니다.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신령한 유기체’인 교회와 얼마나 차이가 많이 나는 말인지 알고 싶습니다.

지금 교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공동체라는 개념은 로마 가톨릭이나 영국 국교인 성공회 등이 세속 국가의 정치적 체제를 도입한 것으로 비성경적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동체’라는 개념에는 인본주의와 세속정치의 냄새가 많이 풍깁니다. 또한, 인간들이 모여 성경 진리를 자신들이 세워놓은 이기적 욕심을 정당화하거나 포장하기 위해서 사용할 때 대게 공동체를 강조합니다. 이 지상에서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면서 세속적인 이상으로 설정해 놓은 개념이 공동체라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인간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창세전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영광이 드러난 곳입니다. 이미 창세전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된 하나의 몸’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 비밀이 이 지상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성령께서는 그 비밀을 알게 하여 깨닫게 하십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그리스도가 머리 되신 교회라는 의미에서 ‘신령한 유기체로서 교회’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세상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가 둘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신령한 유기체인 교회는 천 리 밖이든 만 리 밖이든 성령께서 교통하게 하시면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인 것이 바로 ‘신령한 유기체로서 교회’입니다.

5. 교회의 통치자는 그리스도이심으로 어느 개인이나 집단도 인위적인 법률이나 제도로 교회를 통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도들의 정치적인 의사에 따른 가부 결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말씀대로 운용되어야 한다면, 신약교회의 ‘치리회’의 주체는 누구이며, 치리회가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치리회의 주체는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 교통하심을 통해서 성도들을 불러들이시고 교회를 다스리십니다. 치리(治理)는 오직 성령께서 진리 말씀을 깨닫게 하고 먼저 깨달은 자가 아직 성경 진리를 모르는 자에게 성경 진리를 정확하게 알게 해주는 것이 그 본질입니다. 성경 말씀을 멀리하고 진리를 사랑치 않으면 권력을 행세하고 싶어서 인간적인 치리회를 만들게 됩니다. 인간적인 치리는 없습니다. 다만 맡은 은사대로 사는 것입니다. 지금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집단들이 만들어 놓은 인간적인 치리회는 한마디로 반(反)성경적입니다. 총회나 노회 혹은 교회의 규칙을 성경보다 위에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잘못은 목사나 장로가 치리회를 만들어 다른 성도에게 명령하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목사나 장로가 되면 마치 그리스도의 대리권을 가진 것처럼 행세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무지한 교인들은 따릅니다. 아니면 적응하지 못하고 수십 년 몸담았던 교회당을 떠납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기독교지도자협의회’(이하 기지협)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도자라는 말이 있다고 해서 기지협을 기존 교단처럼 ‘치리회’ 집단으로 보면 안 됩니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명령 체계의 모임이 결코 아닙니다. 기지협의 일은 우선 아는 것과 믿는 것이 성경 진리에 일치하는지 확증하는 것이며, 그리고 진리 안에서 서로 진리 투쟁하는 동역자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교제하는 모입니다. 교회의 주인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와 여호와 우리 아버지의 영광을 함께 찬양하며 교제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에 함께하고자 하는 성경진리에 투철한 동역자를 양육하고 발굴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기지협에 속한 지도자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합니다. 남보다 높은 위치에서 누군가에게 명령하려는 권력 욕구는 가르치지 않아도 인간이 모이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과는 구별된 오직 성경 진리로 성령께서 교통하게 하시며 치리하게 하시는 모임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6.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머리 되신 그리스도와 연합한 신령한 유기체로 서로가 영적으로 하나입니다. 오직 하나인 교회에서 정치적 필요성이나 지엽적인 교리나 이해관계에 따라 당을 짓는 행위는 하나인 교회를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선악 간에 어느 것을 선택할 자율적 판단 능력도 없이 수동적이고 피동적으로 살아가는 교회 성도들 사이에 왜 의견의 차이나 편당(偏黨)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편당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며, 어떻게 신령한 유기체로 서로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루게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주님의 몸 된 교회는 하나입니다. 그런데 육신을 가진 피조물인 성도는 공간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 내에서 분열을 조장하는 일도 벌어지기 십상입니다. 이미 앞서 지상의 교회를 이해할 때 영원한 하나님 나라가 신령한 유기체인 교회의 본질이며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누구와 가깝다’ 혹은 ‘누구와 멀다’는 말은 시공간적 피조세계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의 교통하게 하심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무시하면 자기 욕심을 따르는 분당과 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서 분명히 구별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성령께서 진리로 이끌지 않아 육체의 소욕을 따라 만들어지는 당파(黨派)와 보혜사 성령께서 성숙한 자로 어린 자를 양육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분당(分黨)을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전자의 당파는 사단에 내맡겨진 채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신령한 주의 교회를 사악한 욕망 충족의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집단입니다. 이와 달리 진리에 있어서 장성한 자와 아직 어린 자가 함께하여 조금은 힘든 분당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사도 바울이 18개월 동안 모든 정열로 가르친 고린도 교회 성도들과 잠시 멀어진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성한 자는 인내하게 하고 아직 어린 자는 탕자처럼 세속과 비진리로 갔다고 다시 돌아오게 하는 과정입니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파당은 인간의 욕심들이 충돌해서 생긴 인간 중심적 파당이라면, 분당은 진리의 말씀으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시는 신령한 유기체의 시련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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