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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28 21:4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계시(啓示)란 무엇인가 (2)


계시의 구분

신학적으로는 계시를 자연계시와 초자연계시 또는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로 구분한다. 그러나 자연계시와 초자연계시의 구분은 주의를 요한다. 왜냐하면 이에 대한 오해로 인해 종교개혁 이전 스콜라신학자들에 의해 악용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계시와 초자연계시를 이원론적으로 분류한 나머지 자연계시에 대한 과대평가로 자연신학을 크게 발전시켜 왔다. 즉 자연계시를 통해 인간의 이성과 경험으로 하나님에 대한 구체적인 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초자연계시는 과학적 지식에다가 신비적 지식을 더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우를 범하게 되였다.
자연계시나 초자연계시는 스콜라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이원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계시는 근본적으로 모두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능력으로 주어진다. 다만 계시의 형식상으로 구분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자연계시는 하나님의 초자연적 능력으로 창조하신 우주만물의 운행섭리에 따라 보여주는 것이고, 초자연계시는 하나님의 초자연적 능력으로 창조하신 우주만물의 운행섭리를 초월해 보여주는 현상일 뿐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초자연적 능력과 무관한 자연 자체의 독자적 계시란 있을 수 없다. 사실 자연이라는 말은 철학적 개념으로서 신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용어이다. 왜냐하면 신학적으로 신관은 초월신과 내재신을 포함한다. 그런데 철학적 용어로 자연이라는 말은 내재신을 부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과 초자연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보편과 특수라고 표현하는 것이 무난하다.
그리고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는 계시의 성격상으로 구분해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역시 모두 초자연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혹자들은 자연계시는 일반계시와 동일하게 생각하고 초자연계시는 특별계시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단순한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중세 로마가톨릭의 자연신학이나 18세기 영국의 이신론자들과 독일의 이성론자들이 주장하는 자연신학을 불러 일으키는 데 한 몫을 했을 뿐이다. 따라서 계시의 구분에 있어서 형식상으로 자연계시나 초자연계시로 구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계시의 성격상으로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

계시의 성격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계시는 그 성격상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로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계시의 시기나 방법 그리고 내용과 대상이 서로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일반계시의 성격은 크게 일반성과 불명료성을 지니고 있다. 일반성은 하나님께서 택자나 불택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인류에게 일반적으로 주시는 계시의 성격을 말한다. 그리고 불명료성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우주만물의 운행과 만사의 섭리를 통한 일반계시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저주가 덮여 분명히 알아 볼 수 없게 된 계시의 성격을 말한다. 그러므로 일반계시는 타락한 인간 어느 누구도 하나님을 알 수 있는 분명한 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없는 계시다. 
다음, 특별계시의 성격은 일반계시와 달리 크게 특수성과 명료성을 지니고 있다. 특수성은 하나님께서 만세 전에 구원하기로 택하신 자들에게만 특별히 보여주시는 계시의 성격을 말한다. 그리고 명료성은 택함을 받아 중생한 자만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을 얻기에 너무 분명하고 확실한 계시의 성격을 말한다. 그러므로 특별계시는 택한 백성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알 뿐 아니라 구원에 이르는 분명한 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계시다.
이상과 같이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는 성격상의 차이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부족으로 계시관에 대한 많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곧 인본주의 학자들은 특별계시를 한낱 고대 문서들의 편집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서 경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런가 하면 신비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지금도 하나님의 계시를 받는다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일들은 성경적인 올바른 계시의 성격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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