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3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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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공유 작성일 : 22-05-30 21:42  글자크기 크게글자크기 작게 기사 출력하기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모난 것은 모가 나야 한다
子曰觚不觚 觚哉觚哉
자왈고불고  고재고재


『논어』 「옹야」장의 계속이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모난 것이 모가 나지 않으면 모난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모난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고는 모난 것(稜, 릉)이다. 술그릇이라 하기도 하고 목간(木簡, 글을 적던 나무 조각)이라 하기도 한다. 모든 기물(모난 술잔이나 그릇들)에는 모난 것이 있다. 모가 나지 않았다는 것은 대체로 공자 당시에 제도를 잃어버려서 모가 나지 않게 된 것(不觚者 蓋當時失其制而不爲稜, 불고자 개당시실기제이불위릉)을 비유한 말이다.
공자의 견해에 대해 정자(程子, 1033~1107)는 모난 그릇(술잔)이 그 제도를 잃으면 모난 그릇이 아니게 되며, 비록 하나의 잔을 든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제도를 따르는 것이라면) 모난 잔이 아닐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므로 인군(人君, 왕)이 인군으로서의 도를 잃으면 인군이 될 수 없고, 신하가 그 신하의 직무를 잃게 되면 헛된 직책에 자리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범씨(范氏)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사람이 어질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나라가 나라로서 다스려지지 않으면 나라가 아니라고 이해하였다(人而不仁 則非人 國而不治 則不國矣).

본문의 ‘고’는 당시의 사람들에게 술잔이나 일반 그릇으로 널리 애용되던 용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는 특이하게 모가 나 있던 모양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것을 이용해서 즐겨 술을 마시거나 특정한 음식을 먹었던 것 같다. 동시에 고가 응용될 수 있는 무언가의 형식이나 제도가 관례로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고’를 사용할 때는 그것을 따르는 것이 관례였던 것 같다.

공자는 이 ‘고’를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한 시청각교재로 활용하였다. 아마 공자는 이 본문의 말을 외치면서 실제로 ‘고’를 자신의 손 안에 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고’가 지금의 모양대로 모난 릉(둥그런 굴곡)이 있고 기존의 전례대로 준수되어야 진정한 모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공자가 ‘고’를 강조한 것은 정자나 범씨의 설명에서 보이듯이 나라 안에 제도와 문물의 중요성을 깨우치기 위함이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지켜야 할 도리가 있음을 천명하기 위함이었다.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기존에 마련되어 있는 법도에 따라 살아가야 그 나라가 평화롭고 안정되게 된다. 개개인은 개개인이 지켜야 할 법도를 준수해야 한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 직위에 맞는 행동을 하고,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역시 그들 자신의 지위에 맞는 제도와 행위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속된 말로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

그리스도인들이 ‘고’를 통해 깨우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나라는 성경의 가르침과 성령의 깨우쳐주심에 의해 다스려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개개인은 어떤 생활 분야에서든지 말씀과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아야 한다. 이러한 사정은 목사든 장로든 평신도이든 직책에 상관없이 근본적이고 우선적이다. 이 제도에 따른 삶이 확보되고 유지되는 상태 아래에서 목사는 목사다워야 하고, 평신도는 평신도다워야 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모가 난 모습이다. 평신도가 목사가 되려 하거나 목사가 평신도로 되어 살고자 하는 것은 그 제도를 따르지 않음이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으로 살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모난 것은 그들이 천국시민이라는 데 있다. 그들은 천국시민답게 그 모남을 언제 어디서나 유지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 대표적인 특징은 말씀을 따름이고 성령의 깨우침을 받아 그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는 데 있다. 그러므로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말씀과 성령 안에서 자신의 모남을 끝까지 유지하여 기쁨으로 단을 거두는 삶을 살아가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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