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얽힘, 중첩, 암호통신
신비한 양자의 속성과 영적 교제의 본질
21세기 과학은 ‘양자역학’이라는 신비롭고 난해한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얽힘(Entanglement), 중첩(Superposition), 양자 암호통신(Quantum Cryptography)이라는 핵심 개념이 존재한다. 놀랍게도 이 개념들은 성경이 전하는 영적 진리와 놀라운 조화를 이룬다. 이 세 가지 양자의 특성을 살펴보며,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함께 묵상해보려 한다.
1. 얽힘 ― 시공간을 초월한 영적 연합
양자 얽힘은 두 입자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현상이다. 한 입자의 상태가 변하면, 다른 입자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 현상은 아인슈타인이 “spooky action at a distance(거리 너머의 유령 같은 작용)”이라고 부를 만큼 비상식적이지만, 실험적으로 수차례 입증되었다. 이는 성경이 말하는 성도 간의 영적 연합과 깊이 닮았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롬 12:5)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 된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영적으로 얽혀 있다. 내가 드리는 기도가 지구 반대편의 성도를 도우며, 형제의 아픔이 내 심령에도 울림을 준다. 얽힘의 영성은 곧 중보기도의 능력, 선교적 연대, 공동체적 삶을 요청한다.
2. 중첩 ― 변화 가능성을 품은 존재
양자 중첩은 하나의 입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를 가질 수 있는 현상이다. 고양이 상자 실험(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입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0’과 ‘1’의 상태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관측되는 순간 특정 상태로 결정된다.
이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가능성,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 안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믿음의 삶과도 유사하다.
“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신 30:19b)
우리 인생은 매일 결정되지 않은 중첩 상태의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강제로 조종하지 않고, 말씀과 성령으로 감동하심으로 올바른 선택의 관측을 이끌어 가신다. 중첩의 진리를 아는 신자는 오늘의 선택이 영원을 결정짓는다는 믿음으로 살아간다.
3. 양자 암호통신 - 완벽하게 보호된 하나님의 응답
양자 암호통신은 중간에서 정보를 도청하거나 가로채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한다. 그 이유는 양자 상태를 관측하려고 하면 정보가 붕괴되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해킹이 불가능한 완전한 보안을 가능케 한다.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응답이 때로 은밀하고, 안전하게, 오직 믿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씀한다.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신 29:29a)
기도는 하나님과 성도 사이에 이루어지는 영적 암호통신이다. 외부의 방해와 간섭이 불가능한 경로로 하나님의 뜻이 성령 안에서 내 마음에 전달된다.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 8:26b)
믿음의 사람은 비밀리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겉보기엔 조용해 보여도 속으로는 강력하게 흐르는 응답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양자의 진리를 따르는 성도의 삶
얽힘처럼,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자. 홀로 서 있는 신앙은 없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믿음을 북돋아야 한다.
중첩처럼, 매일의 선택을 하나님 앞에서 하자. 나의 말, 행동, 결정은 모두 ‘관측’되어 믿음의 삶 혹은 세상의 삶으로 나아간다.
암호통신처럼, 하나님과의 비밀스러운 교제를 누리자. 기도와 묵상의 자리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지혜를 은밀히 받으며 살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양자와 하나님의 나라
양자는 보이지 않지만 실재한다. 그 특성은 인간의 오감으로는 감지되지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며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양자의 특성은 우리로 하여금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실재를 믿게 한다. 그리고 성경은 그 세계의 중심에 하나님이 계시며, 우리와 얽히고, 중첩된 삶을 인도하시고, 안전하게 인도하신다고 선언한다.
과학이 진리에 다가갈수록, 믿음은 더욱 선명해진다. 이제 우리도 양자적 신앙 감각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그 섭리 가운데 온전한 순종과 사랑으로 살아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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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여인갑 장로 (지구촌교회 / (주) 시스코프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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