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칼 바르트의 계시 이해: 삼중적 계시일원주의
칼 바르트 비평적 읽기 (11)
우리는 칼 바르트의 계시가 ‘삼중적 형태(dreifachen Gestalt)’이고 ‘발생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그런데 바르트의 계시 이해와 삼위일체에 대한 이해를 별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바르트의 계시 이해 안에 삼위일체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바르트는 “하나님의 말씀에 관한 가르침”, 2장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3부분으로 제시한다. 1부분 삼일성 하나님, 2부분 말씀이 육신이 되심, 3부분 성령의 부어짐으로 구성했다. 바르트의 <교회교의학> 2장은 하나님의 계시는 <교회교의학> I/1에, 3장 성서와 4장 교회의 선포는 I/2에 있다.
바르트의 “하나님의 말씀에 관한 가르침”은 “2장 하나님의 계시”, “3장 성서”, “4장 교회의 선포로 계시”의 삼중 구조로 구성하고 있다. 1장에서 “하나님의 말씀, 계시의 삼중성(선포된 말씀, 기록된 말씀, 계시된 말씀)”을 제시하고, 2장에서 “계시가 삼일성 하나님, 성육신, 성령의 부어짐”의 삼중 구조이다. “3장 성서”는 교회를 위한, 교회 안에서 말씀의 권위와 자유를 갖는다. “4장 교회의 선포”는 교회의 사명이고, 듣는 교회와 가르치는 교회로 구성했다. 다음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듣는 교회’를 먼저 제시하는 특징이 있다.
바르트의 계시를 이해할 때 이렇게 장황하게 기술한 것은 ‘삼일성 하나님’이 계시 안에 있음을 밝히려는 것이다. 바르트 연구자들이 계시와 삼위일체를 분리해서 연구하는 경향이 많고, 어쩌면 삼위일체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바르트 신학에서 특징이 ‘계시’임을 제시한다.
바르트는 자유주의 사조에서 현대신학으로 전환시킨 20세기 최고의 인물이다. 그 테마가 신학을 내재주의(immanent)에서 초절주의((超越主義, Transcendentalism))로 전환했다고 평가한다. 초절주의로 인증되는 주제가 ‘계시’를 등장시킨 것이다. 바르트의 계시 제안을 초절주의라고 판단하면서, 칸트와 자유주의의 내재주의를 극복한 것처럼 제시한다. 그러나 바르트는 칸트의 구도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것은 칸트의 불가지론(不可知論, agnosticism)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를 체계화시킨 칸트의 범주로 ‘계몽철학과 낭만주의’가 풍미했고, 신학은 그 아류(亞流)로 ‘자유주의’가 풍미했다. 이성제일주의인 자유주의에서 기독교의 근간은 해체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세계 1차 대전이 발생했고, 자유주의 선생들(독일 지성인 93인)의 전쟁 지지 선언에 대한 회의(懷疑)에서 바르트는 <로마서 주석>(1919년)을 출판했다. 그의 저서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놀이터에 떨어진 폭탄”으로 비유되었고, 바르트 자신도 ‘우연히’라고 하는 우발적 상황을 알 수 있다. 바르트는 <로마서 주석>으로 박사가 아니지만 괴팅겐의 교수로 초빙되었고, 뮌스터 대학, 본 대학 등에서 강의 활동을 했다. 우리는 신학이 윤리로 인해서 분리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윤리와 정치 문제로 교단은 분리될 수 있겠지만 신학은 그럴 수 없다. 바르트가 자유주의 신학의 오류를 찾아서 밝혔는가?
그리고 바르트가 말하는 계시는 개혁신학이 제시하는 일반계시와 특별계시 구조가 아니라, 삼중적 구조로 구축했다. 그리고 한 계시를 주장하는 계시일원주의이다. 이것을 필자는 “삼중적 계시일원주의”라고 규정하고 싶다. ‘자연(일반)’과 ‘특별’이 없는 한 계시이고, 계시자·계시·계시 내용이 있는 삼중적 양태이다. 이것은 동심원(concentric circle) 구조를 반복하는 것이다(참고 교회교의학 §4. 삼중적 형태에서의 하나님의 말씀에서 네 가지 동심원을 제시함). 칼빈은 이중적 구조(duplex)인데, 바르트는 일원적 구조(mono or concentric)이다.
바르트의 삼위일체(교회교의학 I/1, §8 - §12)에 대한 논의, 성육신에 대한 논의(교회교의학 I/2, §13 - §15)에 대해서 상당한 연구가 있다. 그런데 어떤 연구에서도 삼위일체(삼일성 하나님)와 성육신이 계시 안에 있다는 것을 제시하지 않은 것 같다. 정통 신학에서 계시는 신학서론, 삼위일체는 신론, 성육신은 기독론으로 구분되어 연구한다. 그러나 바르트에게는 계시 안에 삼위일체(삼일성 하나님)와 성육신 논의를 전개했다. 즉 바르트에게 중요한 것은 계시이고, 삼위일체나 성육신은 그 안에 복속된 것이다. 그렇다면 계시자는 누구일까?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바르트의 계시는 <교회교의학 I/2>, 3부분으로 제시했다. 3부분은 성령의 부어짐(§16 - §18), 3장 성서(§19 - §21), 4장 교회의 선포(§22 - §24)이다. 2장은 계시, 3장은 성서, 4장은 교회의 선포로 삼중적이다. 계시 안에 1부분, 신(神) 규정(삼일성 하나님), 2부분, 성육신, 3부분, 성령의 부어짐 후에 3장 성서와 4장 교회의 선포이다. 삼중적 계시(계시, 계시자, 계시 내용)인데, 계시의 주체와 객체를 제시한다. 바르트는 계시의 객체로 계시의 주체가 폭로된다고 주장한다. 계시의 객체인 예수, 그리고 계시 객체의 가능성인 사람에게 아버지가 드러날 수 있다. 계시는 인간 언어의 도구로(죽은 개나 러시아 관현악단을 통해서도) 감추어진 하나님이 드러나는 것이다.
바르트의 계시는 교회교의학 I권(I/1, I/2) 거의 모든 부분에 할애 되어 있다. 교회교의학 II권(II/1, II/2)에서는 신 인식과 선택론에 대해서 제시한다. 우리는 교회교의학 I권에서 계시에 대한 논의와 삼위일체, 성육신 등에 대해서 좀 더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바르트의 계시를 “계시연속주의, 계시발생주의(게쉬히테), 계시일원주의”로 규정했다. 이는 개혁신학의 계시,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로 구성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 다른 구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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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고경태 목사 (주님의교회 / 형람서원) 이메일 : ktyhbg@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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