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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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04 09:33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종교 건축과 기독교 건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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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아레오바고 가운데 서서 말하되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성이 많도다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의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사도행전 17:22–23 개역성경)

종교심을 일으키는 건축물은 다양하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사람들에게 종교심을 일으키는 건축물이 다양하다. 깊은 산속 풍경 소리를 따라 가면 나타나는 웅장한 사찰, 중세 서양 건축 기법을 따라 만들어진 천주교의 성당, 기독교의 교회당, 둥근 돔(dome)형의 이슬람 모스크(mosque) 등의 건물과 조화롭게 세워진 조각상들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건축물들을 통해 종교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인간이 만든 종교적인 우상과도 같으나, 인간 스스로를 속이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고대부터 인간들의 종교심은 주변 환경과 생존의 두려움에서 출발해, 점차 사회 구조와 도덕성을 포함한 더 복잡한 신앙 체계로 발전했다. 이들의 종교는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의 표현이며, 동시에 공동체를 조직하고 유지하는 정치적인 도구로의 기능도 했다. 따라서 우리가 사고(思考)하는 기독교의 본질에 따른, 과연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 건축이 무엇인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독교는 단순한 ‘종교’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기고의 주제는 ‘종교 건축과 기독교 건축’이다. 여기서 ‘건축’이란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하기 위한 모든 과정과 요소를 포함한, 특정 양식에 따른 추상적인 개념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를 선택한 것은 오늘날 기독교 성도들이 사용하는 건물을 ‘교회’, 혹은 ‘성전’이라 부르는 잘못된 인식에 대해 올바른 성경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출발해 보려고 한다. 또한, 기독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종교가 아님을 강조해 보려고 한다.
이러한 주제를 선택한 계기는 지난해 모 TV 다큐멘터리에서 종교 건축을 다룬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한 연예인이 경기도의 어느 성당을 방문하면서 건물의 웅장함과 건물 안에서 울려 퍼지는, 가슴속을 뭉클하게 하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 그리고 색색의 유리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장식용 유리창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를 통과해 들어오는 빛의 신비로움에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 이 연예인이 눈물을 흘리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필자도 30대 초반 기독교에 대해 회의감 때문에 살던 집에서 멀지 않은 명동성당을 가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깨달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반하는 그날 다큐멘터리의 장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던 것이 최근에 생각나서 과연 거룩한 집을 성경은 어떻게 말씀하고 있는지에 대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을 보다 깊이 탐구해 보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의 결론까지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우리에게 주신, 성경을 정확한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성경신학(The Bible Theology) 관점에서 살펴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나아가 이번 기회를 통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독교를 세계 4대 종교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나, 기독교는 단순한 ‘종교’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함께 깨닫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스, 로마 문명의 정신세계가 우리 곁에 가까이 와 공존하고 있었다

세계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말하는 기독교 건축의 시작은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Constantinus: AD 272년-337년)가 AD 313년 ‘밀라노 칙령’에 의해 기독교인들의 신앙의 자유를 선포한 그 시점부터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 이전까지 기독교 성도들은 극심한 박해 속에서 지하 묘지인 ‘카타콤(catacomb)’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이 칙령으로 기독교인들이 박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신앙을 할 수 있었다. 로마는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이후 어느 시점부터 사람들은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이는 국교와 다른 예술 활동은 배제와 더불어 이단으로 단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으로 인해 신 중심의 예술세계에 갇혀 있었던 천년의 시간, 즉 르네상스 이전을 역사학자들은 암흑기라고 한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이 유일신을 믿는 신앙생활이었다면 기독인으로서 적게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정치와 개인의 욕망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불편한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로마제국은 기독교의 국교화 이후로 제국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수많은 나라를 지배하면서 그들의 문화에 영향을 주었고, 이는 서유럽 중심의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로 말미암아 유럽의 여러 대도시에서 그리스, 로마 신전의 기둥 양식과 돔 구조가 결합 된 건축물들을 지금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서양 건축 양식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어 로마를 거쳐서 서유럽으로 퍼져 나갔다고 알려져 있으나, 또 다른 학자들은 이집트 문명의 신전 등이나 그리스 근동 국가들의 건축물들을 서양 건축의 기원으로 보기도 한다.
이러한 그리스, 로마 문명의 세계 문화 지배에 대한 영향력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의 문명 세계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서양식 건축물들 속에 녹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네스코(UNESCO)의 로고에도 삼각형 지붕과 여섯 개의 기둥이 특징인 그리스 신전 양식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유럽(Europe)’이라는 명칭의 어원 역시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그중 하나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도 그리스, 로마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서울 덕수궁 석조전과 공공건물, 박물관, 대학교 건물, 국립대 중심의 건축학과 건물, 미술관 등 여러 곳에서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묘사한 도서와 만화책을 유년 시절부터 필독서처럼 보고 읽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리스, 로마 문명의 정신세계 영향력이 우리가 인지 못 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 곁에 가까이 와서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 볼 때, 고대 그리스 문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기독교인들은 다시금 우리 주변을 살펴보며 교회당을 출입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도 그러한 것과 유사한 건축물과 조각상 그리고 미술 작품세계에 미혹되어 살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혁교회만은 일반 종교처럼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일반적인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건물이나 조각상들 그리고 미술 작품들이 인간의 정신세계를 혼미하게 하고 있었다. 또한, 그러한 것들에게 몰입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종교인 중에 다수가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어떤 지도자들은 보편적인 종교와 기독교를 동일시한다. 그리고 보편적인 종교와 종교 사이에는 구분자가 없고 대동소이(大同小異)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개혁교회만은 일반 종교처럼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위의 성경 사도행전 본문에서도 사도 바울 당시 그리스 아테네 사람들을 향해 전한 말씀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강한 종교심을 갖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아테네 사람들의 종교적 열심은 그들의 척박한 지리적 특성에 맞춤형 도심 형성과 종교 건축에서도 여실히 잘 드러난다. 그래서 다음 호부터는 그리스 시대부터 문맹률이 높았던 백성을 위해 신앙심을 고취시키고자 했던 고대 건축과 미술사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서 중세 시대 정치와 종교 그리고 사회상을 표현한 건축물과 미술품 등을 통해 참 기독교 건축의 진실을 알아보려고 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이오현 편집국장 ((주)한국크리스천신문, 장안중앙교회 장로)
이메일 : donald25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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