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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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2-08 20:3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가정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


<지난 호에 이어서>

III. 가정은 신성한 창조 질서

예수는 장남으로서 남동생 넷과 여동생 둘을 가졌다. 동네 사람들은 공생애에서 복음 전파를 하고 있는 예수를 보고 말한다: “이는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니냐. 그 어머니는 마리아,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라 하지 않느냐. 그 누이들은 다 우리와 함께 있지 아니하냐. 그런즉 이 사람의 이 모든 것이 어디서 났느냐“(마 13:55-56). 우리는 복음서 저자 마태가 기록한 이 장면에서 나사렛 예수가 실제로 나사렛에서 살았고, 그 육신의 형제자매들과 같이 생활하였다는 역사적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율법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지침을 준다. 모세의 율법에 따르면 이혼은 남편 쪽에서만 제기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남편은 일방적으로 이혼증서를 써주고 이혼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예수는 원칙적으로 한 번 맺어진 혼인관계는 깨어질 수 없다고 선언하신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막 10:9). 예수는 그 이유를 결혼에 나타난 결합원리로 선언하신다: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셨으니, 이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이러한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다“(막 10:6-8). 모세의 율법이 인간의 악(惡)함 때문에 허용했던 이혼을 예수는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가정이라는 더 높은 가치에 비추어서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선언하신 것이다(막 10:1-12). 가정은 하나님이 세우신 신성한 창조의 질서로서 인위적으로 깨어질 수 없다.
부모 공경은 사회질서 유지의 근간이다. 부모 공경은 세대 간의 결속과 가족 공동체를 유지하게 하며, 하나님의 축복받는 질서로 세워주는 계명이다. 땅을 가족이라는 기본 질서와 연계하고 세대 간의 공존을 유지하게 한다. 예수는 십계명을 새로운 영적 공동체로 해석하신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동생들이냐”(마 12:48) 하시고,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켜 말씀하신다: “나의 어머니와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마 12:49-50) 예수는 전통적인 혈연공동체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믿음의 공동체로 변환시키고 있다. 신앙의 공동체는 전 인류가 그리스도를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도록 하는 모든 민족과 나라에 하나님 나라의 보편성을 매개하는 선택의 자녀들이다.


IV.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인정: 모세의 권위를 능가

가부장(家父長) 사회인 유대사회에서 여성들은 사회적 권리와 경제권이 없었다. 그래서 유대인 남자들이 임의로 자기 아내를 버리곤 하는 일들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악습에 대하여 예수는 어떤 남편도 자기 아내를 내쫓을 권리가 없다고 하신다. 그리하여 예수는 여성을 천시하는 유대인 사회의 관념을 깨뜨리셨다. 예수는 사마리아의 수가성에서 물 길으러 나온 여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유대인으로 예수는 천시(賤視)된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넨 것이다. 그리고 그녀와 인격적인 대화를 하시면서 그 여인이 추구했던 내면의 공허함과 참 남편의 의미를 일깨워 주셨다. 그리하여 이 여인을 여태까지의 남성편력에서 돌이켜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인도하셨다.
유대인 남자들은 내어 버린 아내에 대하여 이혼증서를 주는 것으로 사회적 책임을 모면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나아와 시험하여 질문한다: “사람이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으니이까”(막 10:2). 모세는 이혼 증서를 써주어 버리기를 허락하였다(막 10:4). 그러나 이에 대하여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신다: “너희 마음이 완악함으로 말미암아 이 명령을 기록하였다”(막 10:5). 예수는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그 아내를 버리고 다른 데에 장가드는 자는 본처에게 간음을 행함이요, 또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데로 시집가면 간음을 행함이니라”(막 10:11-12). 예수는 여기서 모세의 이혼 규정을 넘어서는 권위를 가지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혼증서를 써 주고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된다. 이혼증서를 써 주고 다른 여인에게 장가드는 자나 이혼당한 여인에게 장가드는 자는 모두 간음한 자라고 예수는 선언하신 것이다. 여기에 모세의 권위를 능가하는 역사적 예수의 메시아적 권위가 있다. 예수께서 아내를 버리는 것을 금지하신 것은 당시 사회적 지위와 경제권이 없었던 여성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처사였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 숭실대 명예교수)

개혁자 마틴 루터를 생각하며
“지금 우리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