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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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20 22:11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하나님 이름 계시 [1]


하나님 이름
계시 [1]

1.

지난 한 해 스무 차례에 걸쳐 성경을 원어로 배울 때의 기본바탕을 다루었다[131호~150호 참조]. 그 글들을 꼭 되풀이해서 곱씹어가면서 앞으로 나누는 글도 눈여겨보기 바란다. 성경신학을 원어 성경에 비추어 큰 도틈부터 살피면서 짜임새도 아울러 검증하려고 한다. 먼저 노파심으로 몇 가지를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말글살이에 버릇이 들었다. 그 버릇에 우리 말글이 얼마나 어떻게 망가졌는지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선천과 후천으로 언어에서 받는 영향이란 끔찍하다. 아무리 지식과 경험을 내세워보아야 아무것도 아니다. 성령님이 날마다 새롭게 닦아주시고 깨달아서 뜯어고쳐야만 자기를 세울 수 있다.
성경에서는 사람이 온통 썩어 문드러졌고 온통 아무런 힘이 없다고 선언하신다. 거듭났어도 마찬가지이다. 아담이 저지른 원죄로 만물이 온통 망가졌고, 무엇보다 사람이 다루는 언어가 철저히 뒤틀렸다. 자기를 줏대 있게 세우지 못하면 사탄과 세상의 노예가 된다. 사탄이 부리는 연장 가운데 말글이 으뜸이다. 누가 말글에 실수 없이 오롯한가? 성경교사 중 누가 말글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그 가르침을 받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제 나라 말글을 앞장세우고 늘 가다듬어야만 정신 차리고 생각을 갖추며 말 뿌리부터 배워서 겨레와 나라를 통한 섭리를 깨닫게 된다. 오직 성령님이 말글을 마련하신다.

2.

우리나라가 언어식민지 상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상과 교회에서 그렇다. 18세기 중엽부터 따져도 대략 250년 동안 우리 말글이 망가지고 짓밟혀서, 얼빠진 겨레로 나라까지 빼앗겼고 지금은 둘로 갈라졌으며 대한민국도 여러 쪽으로 갈라져 한 치 앞을 보지 못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언어문제가 뿌리이고 바탕이다. 이를테면 120년 전에 《독립신문》으로 우리 말글이 두 눈을 멀거니 뜬 채 뒤바뀌었다. 이것을 그 뒤에 오늘까지 학교문법으로 가르치니 무엇이 틀렸는지조차 모른다. 그 신문을 내세워 필립 제이슨[서재필]이 저지른 일을 말하려면 시간이 모자란다. 온 세상을 사탄이 말글살이부터 이미 망가뜨렸는데 이것을 찾아내자!
1887년에 펴낸 《예수셩교젼셔》부터 한글 개역 개정판을 보면 한눈에 우리말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나타난다. 어떤 이는 일본어로 “개화”에 큰 구실을 했다고 떠들지만, 그 잣대를 보면 다른 한글관이다. 일제가 1876년부터 조선을 무너뜨릴 때, 경제와 군사를 동원하여 억누르면서 언어와 역사를 교묘하고 집요하게 없애버렸다. 1910년에는 경술국치로 우리말을 이미 갈아엎었다. 1911년에 나온 구역 성경이 그 증거이다. 한 세대 뒤인 1938년에 개역 성경으로 손질했는데, 이때는 이미 조선어 자체를 금지한 이후이다. 앞서 조선 한자도 없애버렸다. 이것이 지금까지 팔십 년 동안 계속되었고, 오히려 성경 번역으로 더욱 굳어졌다.

3.

서구 제국주의와 일제가 조선을 늑탈했을 때 복음이 신교를 통해 들어왔다. 서방 신학이 16세기 이후 줄기차게 성경을 파괴했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 된 복음으로 첫 단추를 끼우지 못했다. 19세기 중반 이후 정치·경제·군사 방면에서 줏대를 잃었기에 성경을 공명정대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러한 영육 상태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언어와 역사가 철저하게 왜곡·각색되었고, 조선어사전과 조선사가 엉터리로 뿌리째 뒤바뀌었다. 일제가 만든 엉터리 한글 말틀에서 겨레 얼이 없어졌고, 초기 성경 번역도 그러한 말틀로 번역하여 신학이 흐려지고 지금까지도 오리무중이다. 한글 성경 번역에서 우리말글이 어떤 나쁜 영향을 끼쳤나 눈여겨보자.
이른바 “한글맞춤법”이 겉보기에 우리 말글을 가다듬어 발전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철저하게 다른 언어로 바꾸었다. 이를테면 11개 단모음을 단모음과 복모음으로 갈라서 “ㅡ ㅣ ㅏ ㅓ ㅗ ㅜ” 6개만 단모음으로 인정하였다. 27개 자음 중 10개인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ㅎ”만 인정하였다. 음운 언어로서 자모조합문자로서 유일한 언어를 일본어 소리에 묶어버린 것이다. 중성인 모음을 하늘로 보고 내세운 언어로서 현재도 모음이 21개 음소로 이루어져 있다. 인도유럽어를 비롯하여 모든 알파벳을 보면 5모음 “ㅏ ㅔ ㅣ ㅗ ㅜ”에 반모음 2개를 더하여 헬라 음악체계에서 빌려와 땜질하는 수준이다. 일제가 우리 말글을 망가뜨렸다.

4.

“누가복음”에서 누가를 보자. 헬라 말로 λουκαζ인데 루카스 음역해야 맞다. 그런데 두음법칙이라는 엉터리를 만들어서 초성에서 ㄹ 소리를 금지했다. 편어라는 일본어 음을 본음 삼고 겨레 얼을 없애버린 일이다. “그리스도”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나라의 성경이 χριστοζ에서 첫 글자를 “ㅋ”으로 음역했다. 우리 성경을 보면 “ㄱ”으로 뒤바꿨는데 대일항쟁기에 일제와 조선어 학회에서 일본어 음을 따라서 자음을 제한하였다. 어찌 일본어 음이 본음이 되는가? 편어라 해서 쪽어를 쓰는 일본어는 우리랑 뿌리가 다른 언어체계이다. 일본은 자모가 한 덩어리로 붙은 채 언어의 열등감이 엄청난 민족이다. 왜 이런 짓을 했을까? 무서운 일이다.
이런 문제를 아는 이가 드물다. 그래서 적어도 크[ㆅㅡ]리스토스나 크[ㆅㅡ]리스트로 가장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는데도 그리스도라고 하니, 하나님 이름 계시를 모독하는 일이다. 존귀하신 이름 여호와만 해도 그렇다. 이 표기가 영어인가 히브리어인가 한글인가? 예호바가 보편적인 음역이다. 현대 언어학을 보면 유대인 촘스키가 20세기에 현대보편 음운 형태론을 내세우면서 현대 히브리어를 으뜸 삼았다. 우리말이 지닌 성질에 견주면 말도 되지 않는 이론이다. 히브리어는 음절문자로서 자음글자이므로 언어 수준이 낮다. 이것은 유대주의가 현대신학도 뒤에서 조종하는 형국으로 보인다. 일제를 내세워서 배달말을 성경 번역으로 철저히 파괴했다.

5.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일본어 성경에서 여호와라는 일본어 한자로 쓴 것인데, 나라 잃은 대일항쟁기에 껍데기만 한글로 “여호와”라고 번역했다. 여호와도 사실 중국어로 “여와”인데 일제가 여호와로 빌린 표기이다. 중국어를 보면 뜻 지닌 문은 있지만 그 소리를 적는 글자가 없는 나라이다. 10만 자가 넘는 한자가 있다지만 그 소리 표기를 라틴어로 한다. 한자도 간자체로 만들었다. 소리도 제각각이다. 수십 가지 언어가 난무한다. 언어통일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소리내기와 글자 표기가 일치해야 하는데 우리 배달말 빼고는 이 땅에 없다. 하지만 우리 말글도 일본어 말투와 서양 문법으로 알맹이가 뒤바꾸었기에 얼빠진 겨레로 전락했다.
말글로써 사상과 문명이 형성되는데 아직도 언어식민지 상태이다. 이제는 여호와라는 표기조차도 사라졌다. 세계 성경 번역계가 유대주의의 간계로 자유주의신학을 앞세워서 예호바를 아도나이[주]로 바꾸었다. 그나마 우리만 여호와로 명맥이 이어진다. 성경에 하나님 이름 계시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배달말이 망가져서 헤매지만, 성경 번역도 갈수록 타락하여 하나님 이름 계시조차 줏대 있게 우리 말글로 표기하지 못한다. 워낙 오랫동안 버릇이 들어서 무엇이 틀렸는지 분별하지 못한다. 훈민정음조차 제대로 아는 국문학자가 있기나 할까? 국어국문학과 자체가 찬밥신세인데 번역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기란 기적과 같은 때를 지나고 있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리종연 목사 (서울진명교회)

일곱, 성경진리 확산의 수단 -인문주의(humanism)의 상반된 두 얼굴
성경을 배우는 원리와 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