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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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30 17:3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바른성경과 개역성경 무엇이 다른가?(5)

5. 바른 언어


개역을 번역한 지 수 십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가 달라지며, 세대가 바뀜으로 예전의 문화적인 차이를 가진 말들은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따라서 한글의 표현의 어려운 점을 가진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성경에서 나타나는 어휘들은 보다 더 명확하고 정확하게 전달될 필요성을 가진다. 그리고 한글 문법도 바뀜에 따라 문법에 맞는 표현들이 요구된다.

1) 바른 문법적 표현들

개역성경의 한자적 표현이나, 어려운 표현들은 개역개정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4판에서 출 18:25 “재덕이 겸전한 자”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으로, 26절에는 개역에 “자단하더라”는 “스스로 재판하더라.”라는 표현으로 풀어서 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개역개정에도 여전히 쉽게 풀어쓰거나 현대적 표현으로 바뀌어야 할 단어들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개역개정에서“각을 뜬다”는 표현은 바른성경에서“조각으로 자르다”(레 1:12)라고 번역하여 이해하기 쉽게 하였다. 이와 유사한 경우들은 아래와 같다.

(1) 풀어쓴 말

디모데 후서 4:6 (참고 빌립보서 2: 17)

“내가 벌서 부어 드리는 제물이 되고....”(바른성경)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개역성경)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개역개정 4판)


개역개정은 개역의 “관제”를 “전제”라고 바꾸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들다. 따라서 풀어서 쓰는 것이 훨씬 이해가 편하다. “관제” 혹은 “전제”는 스펜도마이(spe,ndomai) 는 디모데후서 4:6에만 사용된다. 빌립보서에서는  두시아(qusi,a)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데 이는 “제물” 혹은 “제사”라는 뜻이다. 구약성경에서 이에 상응하는 네섹('sn)을 “부어드리는 제사”로 번역하고 있다.

(2) 이해하기 쉬운 말

사도행전 8:39

“...기뻐하며 자신의 길을 갔다”(바른성경)
“...흔연히 길을 가므로...”(개역성경)
“...기쁘게 길을 가므로...”(개역개정 4판)

헬라어 카이론(cai,rwn)은 “기뻐하다”는 동사 카이로(cai,rw)의 분사형으로 “기뻐하면서”라는 의미이다. 쉬운 단어이고 쉬운 표현이다. 그런데 “흔연히”라고 번역하여 그 의미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개역개정 역시 “기쁘게”(부사형)로 번역하므로 분사형을 살리고 있지 못하다.

룻기 3:7 

“곡식더미 끝에 ”(바른 성경)
“가서 노적가리 곁에”(개역 성경)
“곡식 단 더미의 끝에”(개역개정 4판)

비크체 하아레마(hmruh hxqb)는“곡식더미 끝”이라는 번역이 더 쉬운 표현이있다. 개역개정은 쉽게 개역보다 쉬운 표현으로 바꾸어 놓았다.

(3) 장애인을 배려하는 말

누가복음 4:18

“..맹인들에게 다시 보게 됨을 선포하고,...”(바른성경)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개역성경)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개역개정 4판)

장애인을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표현들은 대체하거나, 바꾸었다. “눈먼 자”는 현대에서는 비하하는 말이다. “맹인”은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원문의 의미를 감하지 않고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언어를 사용하였다.

2) 국문학적으로 바른 표현

로마서 12:2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여라.”(바른성경)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개역성경)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개역개정 4판)


3) 더 적절한 표현

디모데전서 4:8

“육체의 훈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바른성경)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개역성경)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개역개정 4판)

“굼나시아”(gumnasi,a)는“연습”이라는 말보다는“훈련”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 

(1) 제사, 절기와 성막에 관련된 단어들

소제는 곡식제물(레 2:6), 전제는 부어드리는 제물(민 20:19), 관제는 부어드리는 제물(빌 2:17), 무교병은 누룩 없는 빵(레 7:12), 관유는 붓는 기름(레 8:10), 요제는 흔들어 바치는 제물(레 8:15), 조각목은 아카시아 나무(출 25:5), 진설병은 차려놓은 빵(삼상 21:6), 흉패는 가슴패(레 8:8), 상번제는 매일 드리는 번제(민 20:19), 월삭은 초하루 혹은 첫째날(레 23:7; 호 2:11) 등으로 변경하였다.

(2) 국문법에 따른 교정

수양은 숫양(민 23:30), 물매는 무릿매(삼상 17:50), 벧엘은 베델(창 35:1). “하지 말라”는 “하지 마라”(사 43:5)로, “두려워 마라”는 “두려워하지 마라”(수 1:9)로 현대적 국문법으로 변경되었다.

(3) 외래어 표현들

감람은 올리브(합 3:17), 애굽은 이집트(창 43:1), 앗수르는 아시리아(사 20:1), 바사는 페르시아(에스라 1:1), 바벨론은 바빌로니아(단 9:1), 남보석은 사파이어(겔 10:1), 다메섹은 다마스쿠스(행 26:20), 이달리야는 이탈리아(행 27:1), 구스는 에티오피아(행 8:27), 구브로는 키프로스(11:20) 등 현대 국정 교과서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로 바꾸었다.

(4) 불교적 표현

개역에서는 “극락”(시 43:4)이라는 표현이 있다. 극락(極樂, 긍낙) 이라는 단어는 사전에서 1. <극락정토>의 준말 이거나, 2. ‘더없이 안락하고 아무 걱정이 없는 지경이나 그런 곳’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지옥과 반대되는 표현이다. 로 정의하고 있다(참조, 시 36:8, 복락). 개역개정은 다행히 “큰 기쁨”이라고 바꾸었다. 또한 유사한 표현으로 “인자”(헤세드)도 인애로 바뀌어졌다(출 34:6).
자비() 인애 또는 은총으로 번역했다
4) 문장부호의 사용

현대 한국 사람들이 개역성경을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은 문장 부호가 없다는 것이다. 한글은 한글답게 문장부호를 사용하였다.

데살로니가 전서 5:16-18

16 항상기뻐하여라,
17 쉬지말고 기도하여라,
18 범사에 감사하여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다. (바른 성경)

16 항상 기뻐하라
17 쉬지 말고 기도하라
18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개역성경, 개역개정)

문장부호가 전혀 없는 개역성경에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범사에 감사하는 일 한 가지인 것처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바른 성경에서는 콤마(,)를 사용하여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이 세가지가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우리를 향하신 뜻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준다. 문장부호가 없는 개역성경에서는 이같은 예가 많다.

5) 한국말에 없는 용어들

한국 말이나 서양의 언어에 없고 오로지 고대 근동 세계 혹은 이스라엘에서만 사용된 어휘는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 개역성경의 이러한 어휘에 대한 번역은 원래의 뜻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자칫 원문에 대한 이해를 오도하는 경우가 많다.

(1)“진멸할 것”(여호수아 7:1, 11, 12, 13; 10:28; 11:11; 삼상 15:21)

“이스라엘 자손이 진멸할 것에 대해 죄를 지었으니 ...”(바른성경)
“이스라엘 자손들이 바친 물건을 인하여 범죄하였으니...”(개역성경)
“이스라엘 자손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으니...” (개역개정)
“이스라엘 자손이, 진멸시켜서 주님께 바쳐야 할  물건을 잘 못 다루었다.”(새번역)

히브리어 동사 하람(<rj), 명사 헤렘(<rj)은 전쟁에서 사용되는 특별한 용어이다. 흔히 성전(holy war)이라고 일컫는 여호와 전쟁에서 여호와께서는 그의 백성, 이스라엘의 군 사령관이 되셔서 그의 백성을 위하여 싸우고 전쟁을 지휘하신다. 이같은 성전에서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위하여 싸우시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하는 일은 패주하는 적군을 추격하여 노략물을 거두는 것이다. 이때에 전리품은 이 전쟁의 총 사령관이신 하나님의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 전리품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이유로 하나님께서는 이 전리품들을 다 진멸하라고 명하신다. 이때에 쓰이는 용어가 헤렘(<rj)이다. 따라서 헤렘(<rj)이란 “진멸할 물건”이다. 만일에 어떤 사람이 이 물건에 손을 댈 때에는 바로 그가 진멸을 당하게 되는 것이 헤렘(<rj)의 원리이다(수 6:18). 헤렘(<rj)을 범하는 것은 단순한 절도나 도적질의 차원의 범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아간은 그러한 의미에서 진멸의 대상이 된 것이다. 따라서 개역성경처럼 “바친 물건”이라고 번역하거나 개역개정처럼 “온전히 바친 물건”이라는 번역은 헤렘(<rj)의 원 뜻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새번역의 “진멸시켜서 주님께 바쳐야 할 물건”은 더더욱 거리가 멀다.

(2)“인애”(시편 23:6; 136:1,2, ....)

개역성경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인자”라는 말 대신에 바른 성경에서는 “인애”라는 말로 고쳤다. 히브리어 헤세드(dsj)라는 말은  하나님과의 언약관계에서 쓰여진 특별한 신학 용어이나 우리 말에는 적절한 말이 없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끝까지 돌보시는 변함없고 한량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지칭하는 말이다. 비록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배반했지만 하나님께서는 한번 맺은 언약 때문에 이스라엘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것이다. 헤세드(dsj)는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쓰는 말이다. 따라서 영역본에서는 “자비”(mercy)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언약적 사랑”(Covenantal love)이나 “변함없는 꾸준한 사랑”(steadfast love, ESV), “사랑”(lovingkindness, NSV; love, NIV)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개역성경의 “인자”라는 말은 이러한 원래의 의미를 잘 반영하고 있지 않다. 더구나 이 용어는 불교적이다. 사랑이라는 의미로서 “인애”가 더 원어에 가깝다고 생각되어 고치기로 한 것이다.

(3) “유업” “유업을 물러줄 사람(민 18:20,21,23 ... 룻기 2:20; 4:4,6, 8)

히브리어 나할라(hljn)는 부모로부터 “유산”(inheritance 혹은 heritage)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 어휘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서“땅”이라는 의미인데 개역 성경에서 “기업”이라고 번역하기 때문에 산업사회나 상업 중심의 현대에서는 이것이 “사업”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의 busuness나 enterprise라는 의미로 오인되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오해를 피하고원어의 의미에 보다 가까운 “유업”으로 바꿔쓰기로 했다. 같은 맥락에서 개역성경에서 “기업무를 자”라고 번역하고 있는 고엘(lag)도 “유업을 물러줄 사람”으로 고쳤다.

6) 한자어

개역성경의 수많은 한자어는 웬만한 학식을 갖춘 성인이라도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바른성경은 원어의 뜻을 순수한 현대어로 번역하였다. 다음은 비교적 빈번하게 사용되는 어휘들의 예이다.

(1) ~의 손에 붙이다 <`~의 손에 넘겨주다 (수 10:8, 9, 30; 삿1:2,4 등)
(2) 취하다 < 아내로 맞다 (출 2:1), 결혼하다(신 24:3), 탈취하다(삿18:17, 18), 빼앗다(출 3:22)
(3) 망령되이 < 함부로 (신 5:11)
(4) 죄를 담당하다 < 죄를 짊어지다 (민 18:1)
(5) 소제 < 곡식제사 (레 2:1)
(6) 요제 < 흔들어 바치는 제사 (레 8:27, 29)
(7) 객 < 거류민 (레 19:34)
(8) 빙물 < 신부값 (창 34:12)
(9) 환도뼈 < 넓적다리 (창 24:2)
(10) 권념하다 < 살피고 돌아보다 (출 2:25)
(11) 감찰하다 < 돌아보다 (출 4:31)
(12) 임의로 < 자유롭게 (창 2:16)
(13) 기묘자라 모사라 < 위대한 상담자 (사 9:6)
(14) 무교병, 유교병 < 누룩 없는 빵, 누룩 있는 빵 (레 7:12)
(15) 세초부터 세말까지 < 연초부터 연말까지 (신 11:12)
(16) 가증한 < 엮겨운 (신 20:18)
(17) 전집하다 < 저당하다 (신 24:6, 10)
(18) 구합하다 < 동침하다 (신 27:23)
(19) 경심증 < 삼장을 놀라게 하다 (신 28:28)
(20) 음부 < 스올 (신 32:22, 삼상 2:6)
(21) 간담이 녹다 < 마음이 녹다 (수 2:20)
(22) 계자 < 막내 아들 (수 6:26)
(23) 사자 < 사신 (수 11:11,12,13,17)
(24) 고빙하다 < 고용하다 (삿 18:4)
(25) 비류 < 불량배 (삿 19:22)
(26) 유력한 자 < 세력있는 부자 (룻 2:1)
(27) 치심치 말찌어다 < 마음에 두지 말라 (시 62:10)
(28) 개유하여 < 타일러 (호 2:14)
(29) 권고하다 < 돌아보다 (룻 1:6)
(30) 모략이 없는 국민 < 지각이 없는 민족 (신 32:18)
(31) 신낭이 상한자나 신을 베인 자 <고환이 상했거나 음경이 짤린 자 (신 23:1)
(32) 물목 < 품목 (출 38:21)
(33) 방백 < 지도자 (출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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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형성

서평/박용기목사 성경강론집 13권 출간의 신학사적 의미
바른성경과 개역성경 무엇이 다른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