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오피니언

 
작성일 : 09-07-23 18:4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서평/박용기목사 성경강론집 13권 출간의 신학사적 의미

구약-신약 연결고리 정확히 설명


1. 해답이 유보된 신학적 질문들

  성경은 도무지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는 진리인가? 하나님의 살아 계심은 어떻게 확증할 수 있는가? 그 하나님은 도대체 어떤 속성을 가지고 계시는가? 이 질문들은 이천년 교회역사에서 하나님을 바르게 믿고 섬기고자 하는 진지한 성도들, 그리고엄밀한 진리를 추구하는 신학자들에게는 피해 갈수 없는 성격의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이 있어왔다. 그것을 우리는 ‘신앙고백’이라고도 하며, 보다 전문적으로 말해 ‘신학적 작업’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신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이에 대한 해답들은 언제나 부분적이며 잠정적이었다. 심지어는 왜곡된 답도 있어 왔다. 한편의 극단에서는 체계적인 논증보다는 무조건 믿음을 강조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나름대로의 성경적 논리를 가지고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속성을 밝히려고 논구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 전체의 통일된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이를 밝히려는 시도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유보되어 왔다.

2. 혁명적 주석의 원리

  이 책은 너무도 복된 하나님의 은혜의 섭리와 도우심에 의해 위에서 언급한 “신학적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것이 이미 15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이루어낸 고되고도 행복한 작업이었다. 특별히 이번에 출판되는 성경강론집 13권은 짧지 만은 않은 세월을 거치면서 이루어진 구약작업을 완성하고, 이어서 신약의 첫 권인 마태복음으로의 진입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참으로 그 신학적인 의의는 심대하다.
  이 책은 이미 이전에 출간된 12권의 강론집에서 보여준 대로 종래 주석 방식과는 전적으로 차별화되는 저술의 형태를 띠고 있다. 즉 이 강론집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바로 성경 전체가 하나의 주제와 통일성을 가진 한권의 책임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즉 성경은 표면적으로 66권으로 되어 있지만 한분 성령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책이므로 그 주제는 단일하다고 본 것이다. 그리하여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단일한 중심주제(the overarching central theme)를 밝히고 그 주제를 증명해가는 논리적 통일성을 확보한 주석의 방식이다.
  이런 차원의 의미에서 이 책은 일반적 차원의 파편적인 주석이 아니라 논리적 통일성을 확보하는 ‘강론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제까지의 성경 주석은 어쩔 수 없이 지엽적이고 파편적인 논리에 빠져 있었다. 즉 성경 전체의 통일된 해석학적 원리와 구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전통적으로 구속사적 관점에서 성경 전체의 해석적 원리를 찾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속사적 논리가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원리가 될 수 없음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지적되어 왔다.
  이 책은 그런 종전의 구속사적 해석 원리를 넘어선다. 물론 구속은 하나님의 중요한 사역이되 그것 보다 더 상위의 해석학적 원리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근간이 되고 있는 언약-성취사적 해석의 원리이다. 말하자면 언약 성취사적 원리란 성경 자체에 내장된 근본적인 계시적 방법이자 해석적 틀인 셈이다.
  이로써 하나님이 언약을 신실하게 성취하시는 여호와이심을 증거하는 것이 성경의 근본 기록 목적임을 밝힌 것이다. 그 언약의 성취로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요,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시는 언약의 내용이 하나님 나라이다. 구속이란 죄악 가운데 있는 언약 백성을 하나님이 언약적 사랑을 확증하시기 위해 언약 성취과정에서의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매김 된다. 

3. 서구신학의 한계 극복

  현존 신학은 한마디로 말해 “신학의 사사시대”를 거치고 있다. 18세기 계몽주의철학의 절대적인 영향아래 19세기를 거치면서 서구신학은 성경의 권위와 절대성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자유주의신학이 이미 대세를 형성했다. 20세기 초반 자유주의신학의 반동이자 그 아류인 바르트, 불트만의 시대가 저물면서, 사분오열되었다. 이제 서구신학은 성경으로부터 아주 멀어졌고 따라서 신학이 지녀야 할 권위와 진정한 영적인 힘을 급속하게 잃어 가고 있다. 기독교의 절대성을 부정하는 종교 다원주의가 서구신학의 유행과 대세가 되면서 신학의 정체성은 극심한 혼미를 겪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성경을 중시하는 개혁신학은 서구에서 학문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그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개혁신학은 16세기 종교개혁의 빛나는 유산을 물려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리수호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성경 말씀이 교리적 증명을 위한 도구(proof text)로 쓰이는 주객전도의 현상을 빚었다. 그런 결과 성경의 계시적 논리와 해석적 원리를 드러내는 해석학적 싸움에서 패배했다. 
  진리싸움은 결국 성경해석의 총체성과 포괄성에 달려있다. 말하자면 성경 자체 안에 담겨있는 해석적 원리를 총체적으로 드러내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고하게 증명・증거 하는 논리싸움이다. 이를 위해서 성경 전체를 망라하는 해석 원리가 나와야 한다. 이 책은 놀랍게도 이런 진리싸움의 한복판에 대담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 책의 논리에 따르면 신학과 신앙은 구분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신학은 인간의 이성적 사색의 산물이 아니다. 이 책이 전제하는 신학은 성령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어떠하신 분 이신 가를 드러내시는 성령 하나님의 사역으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올바른 신학은 반드시 올바른 신앙을 낳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학과 신앙이 분리되어 교회가 쇠잔해가는 서구신학의 패러다임을 벗어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4. 진리확립이라는 시대적 사명

  하나님의 촛대는 이제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다. 이는 정직한 서구신학자들도 이미 인정하는 역사의 진실이다. 특히 한국은 새로운 기독교 역사의 중심으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한국 기독교 역사 120년의 결실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여러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천만에 가까운 성도 수, 수많은 교회의 설립, 세계 2위의 해외 선교사의 파송 등은 한국 기독교의 저력을 보여준다. 이런 것들은 과연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의 섭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과연 그것으로 한국교회가 이 시대의 사명을 다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국교회의 진정한 결실은 교회를 참으로 교회되게 하는 “진리의 확립”이어야 할 것이다. 서구교회가 전해진 구속사적 진리는 이전 시대 하나님이 부여하신 사명을 충분히 감당하였다.
 이제 하나님 없이도 행복하게 살수 있다고 주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허황된 약속이 남발되는 이 시대, 즉 과학과 세속적 논리로 무장하여 출현한 신인본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성경 자체의 논리와 근거에 입각한 강력한 진리체계의 확립은 너무도 시급하다. 이 책은 이런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약의 혼돈시대인 사사시대를 거쳐 하나님이 언약하신 통일 다윗왕조가 세워지듯이, 세상이 다원주의와 허망한 인본주의 사상으로 혼돈이 극에 달하게 될 때 하나님은 통일된 논리와 심도있는 진리의 메시지를 준비하시고 이제 그 전모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참으로 이 시대의 대안적인 신학적 진리를 담지하고 있다.

5. 내용의 혁명성

  제13권 강론집인 이 책을 포함하는 전체 강론집의 저술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는 성경 66권을 한권으로 보고 그 전체적인 논리를 잡아 성경을 해석하고 있는 기독교 사상 초유의 시도이다. 여기에 이 책의 혁명성이 있다. 이런 신학의 혁명성을 갖고 있는 이 책은 “하나님이 여호와이시다” 라는 주제를  확증하고 그 주제를 뒷받침하는 언약 성취사적 논리의 통일성을 견고하게 설명한다.
  특별히 이번에 출간되는 13권은 구약과 신약의 연결고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신구약 성경의 신학적 통일성은 현존신학이 풀어야 할 신학적 숙제중의 하나이다. 이점에서 이 책은 현존 신학의 숙제를 해결한 셈이다. 즉 구약에 드러나는 대로 언약에 신실하신 여호와 하나님이 신약에 와서 예수를 약속된 메시야(그리스도)로 보내심으로, 신구약은 언약-성취 사역으로 수렴되고 완벽한 통일성을 확연히 보여준다. 
  마태복음의 제목과 소 타이틀에서도 성경의 언약성취사적 일관된 논리를 잘 보여준다. 마태복음은 구약의 언약대로 성취된 그리스도의 직임, 즉 선지자, 왕 그리고 제사장으로서의 총체적 모습을 논리 정연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종래 일반적으로 마태복음을 왕직을 가진 그리스도로 보는 지엽적 관점, 혹은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주석의 일방성을 이 책은 극복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는 왕되신 분이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루어 가시는 언약의 내용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직임으로서의 그리스도 사건에 종속된다.
  산상수훈은 참으로 신약신학에서 해석학적 난제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 책은 산상수훈이야 말로 구약의 선지와 율법을 총체적으로 성취하러 오신 그리스도의 사역임을 밝힘으로써, 이를 통해 산상수훈이 구약 언약의 성취임을 확인하는 계시적 진리임을 확증하였다. 이런 정당한 해석을 통해 종래 산상수훈을 도덕규범화 하는 오류에서 완전히 탈피하였다.   
   
6. 남은 과제

  하나님이 인간을 통해 하게 하시는 일은 결코 한 역사의 시점에서 완결되는 법은 없는가 보다. 이는 저자도 가끔 시인하듯이 책을 집필하는 가운데 중요한 보조적 주제들이 출현할 때 마다 그 보조주제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배경 해설의 유혹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성격과 목적상 상세하고도 배경적 지식을 곁들이는 풍성한 가지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이 의도적으로 차후의 과제로 넘기고 지나간다. 그것의 의의와 중요성을 몰라서가 아니라 이 책이 보다 근원적으로 의도하고 지향하는바 성경의 기본 골격과 줄기를 한눈에 확고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다.
  이점에서 이 책은 원래의 목적에 충실하다. 그리고 이 책이 제시하는 성경의 기본 골격과 줄기에 의해 앞으로 형성되게 될 수많은 풍성한 가지, 또한 그로부터 맺히게 될 아름다운 꽃과 열매는 이 책이 초점삼고 있는 신학적 뿌리에서 약속되고 예견되고 있다. 이는 다음 세대와 후학들에 의해서 이루어 질것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점에서 이 책은 앞으로 이루어지게 될 풍요한 신학적 작업의 근원적인 뿌리와 근간의 작업을 자임하고 있는 셈이다. 
  단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난번의 강론집에서도 발견되듯이 오자가 보이기도 한다. 이는 사소한 흠결이지만 이 책이 지니는 고귀하고도 중차대한 가치를 염두에 둘 때 보다 정성을 드릴 부분이다. 또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할 때는 반드시 전거를 보다 충실하게 할 이유가 있어 보인다.

7. 결어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반복적인 논리의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에게로 집중된다. 그러나 성경이 가르치는 생명의 진리란 이렇게 단순하고도 간결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신학적 의미는 참으로 심오하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 그것이야 말로 이 세상 화려해 보이는 그 어떤 지식보다도 근원적이며 포괄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당대 세상지식을 섭렵했을 뿐 아니라 구약 율법에도 정통했었던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고상한 것”이다.
예수는 구약에 언약된 메시야(즉 그리스도), 그를 보내신 분이 바로 하나님 여호와. 이 책은 이 주제야 말로 성경 전체가 가르치는 근본 주제임을 확증하고 그 주제를 일관되고 치밀하게 천착한다. 지금까지 이런 신학적 수준과 품격을 지닌 성경주석집은 없었다. 여기에 하나님의 놀라우신 주권적인 은혜의 손길이 있다. 할렐루야.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규욱 주필
이메일 : kylogos@hanmail.net

뉴스해설/제94회 총회 전망
바른성경과 개역성경 무엇이 다른가?(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