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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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2-30 16:4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파회(罷會) 중의 총회 정치


총회는 정규회원이 없는 회이다. 모든 회원들은 노회에 소속되어 있다. 이렇게 자체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총회가 정기회의를 개최할 때는 노회에서 파송되는 총대로써 조직을 한다.

각 노회는 회원 중 소속 목사와 장로로써 총대를 선출할 고유권세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본 총회의 헌법은 총회 총대를 지정하고 있다. 교회 헌법, 정치 제16장(총회) 제5조에, “총회 총대는 목사와 장로로 임직 5년 이상 된 무흠한 자로 하고 세부사항은 총회 규칙으로 정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동 제14장 제6조 10항의 3)에는 (노회가) “상회에 총대를 상회 규칙에 의하여 보낸다.”라고 하였다.

이는 총회로서는 자기 회원을 미리 확보하는 친 총회적 편의주의(便宜主義)적 조항인 셈이지만, 노회의 입장에서는 그 총대 선출 권을 원천적으로 박탈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대의정치를 표방하는 장로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독소조항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조항은 소위 9개 교단 통합 당시 헌법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앞으로 적당한 때가 되면 신중하게 수정 또는 개정을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총회는 자체의 회원을 갖고 있지 않음으로 회의가 끝나면 그것으로 총회는 폐회(閉會)가 아닌 파회(罷會)를 한다. 파회와 함께 모든 회원권도 소멸된다. 파회 중에는 본회에서 위임된 사업상의 업무는 각 상비부가 담당한다.

총회 재판국은 상설기구이지만, 파회 기간 중 발생한 재판 건을 다루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총회의 재판국은 본회로부터 위탁받은 사건만을 다룬다. 더욱이 교회의 재판사건은 세 가지 원리에 의한다. 즉 화해, 절차, 공정이 그것이다. 그 중 화해란 가급적 재판에 이르지 않도록 화해를 종용하는 일이다. 따라서 총회는 임시회를 통하여 재판국이 모일 일은 없다. 그러나 임시회는 아니지만 총회 회기 중간에 또 다른 회의를 열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 총회는 파회를 하지 않고 정회(停會)를 하여 그 회기를 존속(存續)시켜 둔다.

이러한 총회의 운영과 처리는 특수한 사안으로 인한 정치적 기능 중의 하나요, 총회 지도자들의 역량에 달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반드시 본회의 유익을 목적으로 한다. 일단 총회가 파회되면 특별한 사안이 없는 한, 신문이사회 등 특수기구 외에는 두 종류의 회가 남는다.

하나는 임원회요, 또 하나는 상비부의 모임이다. 임원회는 원칙적으로 총회의 회 자체의 운영에 대한 것을 다루며, 상비부는 규칙에 의하여 규정된 대로 총회의 사업상 업무를 다룬다. 그러나 상비부라고 하여서 해당 업무 모두를 다룰 수는 없다. 총회 파회 중 각 상비부가 다룰 수 있는 일은 오직 본회의에서 허락을 받은 사안만을 다룰 수 있다.

그렇지만 혹 본회에서 허락받지 못하는 특수상황이 파회 기간 중에 발생할 수도 있다. 그것은 특별히 정치부 업무영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그래서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는지 모른다. 이러한 사안이 발생하게 되면, 과거에는 통상 임원회에서 일괄 처리하고 다음 총회 시에 소급허락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되곤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해당 상비부의 업무영역을 침해하는 일이 되고 상비부는 허수아비와 같은 느낌이 있어 내심 불만이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본 총회는 명실상부한 상비부 중심의 정치를 표방하고 예산편성도 상비부 중심으로 하였다. 예산규모는 크지 않지만 엥겔지수가 극히 낮은 건전예산이다. 모든 총회가 다 상비부중심의 운영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잘 되지 않는 일이 또한 그 일이기도 하다. 이는 여러 가지 번거로운 절차가 주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총회 업무는 때로는 긴급한 순발력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절차(節次)만 따라 한 없이 지연(遲延)하다 보면 만사가 무위(無爲)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절차가 사실을 지배하고 남는 것은 허탈감뿐일 것이다.

본 총회는 임원회가 파회후의 상비부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급적이면 본회에서 허락을 받지 못한 사안까지라도 해당 상비부로 하여금 의견을 개진케 하여 보다 유익한 방안을 널리 강구하자는 것과 더불어 더욱 내적 결속을 공고히 하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방식은 비능률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임원회에서 상비부에 협의를 요청하는 사안은 본회를 위하여 유익하다고 판단되는 사안들이다. 따라서 이때에 상비부는 이미 임원회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호의적으로 협의를 구하는 안건에 대하여 까다롭게 굴지 말고 본회의 유익을 위한 최선의 방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시간과 물질에 있어서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본 총회의 규칙에 의하면 임원회는 긴급 사안을 다룰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본회 규칙 제5장 제27조 2항 “임원회”의 규정에 의하면,“--- 긴급 사안이 있을 시 해당부서와 협의하여 임시 처결하고 본회에 보고하여 추인을 받는다.”고 되어 있다.

이 말은 그 사안의 궁극적인 처리와 결정의 주도권이 임원회에 있고, 해(該) 상비부에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그 긴급 사안은 본회에서 허락받은 상비부의 업무의 범주에 해당 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 상비부는 임원회와 긴밀한 연락을 갖고 본회의 유익을 위하여 섬기며 돕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고유권세를 주장하는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해 상비부는 그 사건에 대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등으로 일을 천연(遷延)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서류는 서기가 관장하면 된다. 즉 상비부는 어디까지나 해당 사안에 대하여 협조, 또는 보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안은 성질상 정치부 업무에 관계될 때가 많다. 그것은 때로는 본 총회의 정규 회무를 벗어난 초법적인 사안일 수도 있다. 본래 정치는 법아래 있으면서도 초법적인 경지를 다루는 일이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그 초법적인 것을 법적인 것으로 만들어 가는 기술이 정치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정치부는 총회의 선임부서로서 노련한 경륜과 식견을 겸비한 분들로 배정하는 것이 통례이다. 정치부원들은 그야 말로 기(機)에 임(臨)하여 변(變)에 통(通)하는 슬기를 보일 것이다. 정치부를 한 실례로 거론했지만, 다른 부서에서도 동일한 자세로 상비부 운영의 묘를 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님 은혜 중 명실상부한 상비부 중심의 총회로서 평화롭고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하여 나아가기를 바란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임수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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