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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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5-05 23:1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바른성경과 개역성경 무엇이 다른가?(1)

1.바른성경의 서론적 소개


한국성경공회에서 새롭게 번역한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이 시판이 시작되었다. 지난 2007년 12월 25일 감수본을 발행한지 8개월 만에 시판본을 내놓게 된 것이다.

이 성경은 1994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총회, 고려 총회, 호헌 총회, 그리고 예수교 대한하나님의 성회(현 기하성) 등 107개 교단이 한국성경공회를 설립하고, 1999년부터 새로운 한글 성경번역에 착수하여 9년 만에 출판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은 대한성서공회의 “개역 한글판”과 “표준 새번역”에 대한 한국 보수 교단의 현대적, 신학적, 정치적 대응 역본이라 할 수 있다.

“바른성경”은 한국 17개 복음주의적 신학대학교 교수 40여명이 참여 하였으며, 구약성경 번역위원장에 손석태 박사(개신대학원대학교 총장), 신약성경 번역위원장에 황창기 박사(전 고신대 총장), 그리고 감수위원장에 정규남 박사(광신대 총장) 등이 책임을 맡았으며, 한국어문 자문 위원장에 황효현 박사(고려대 교수) 등 5명이 참여 하였다. 이외에 감수 위원으로 연 1,000여명의 목회자들이 번역 작업에 참여하였다. 번역을 위한 대본으로 구약성경은 BHS, 신약성경은 NA27판을 사용하였으며, 영역본으로 ESV 나 NIV, 그리고 KJV 등을 참조하였다.
성경의 역본은 완전한 것이 있을 수 없다. 다만 그것이 다른 역본에 비해 얼마나 더 원본에 가깝고 충실하며, 당대 사람들이 쉽게 읽고 잘 이해할 수 있게 번역되었는가? 역본에 얼마만큼 건전한 신학이 반영되었는가? 등이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한국 교회가 지난 세기 동안 사용해오던 한글 개역판은 고어나 사어가 많아서 현세대 사람들이 읽기에는 부담이 크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개역개정판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교계에서 널리 지적해 왔다. 그동안 우리 한국 교회는 새로운 번역본을 고대해왔고, 이제“하나님의 말씀, 바른 성경”이 그 결실을 맺어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한국은 공회 뿐만 아니라 개인 출판사나 개 교회에서도 성경을 번역 출판하여 성도들에게는 성경을 구입하는데 취사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제 다수의 논리나 교권의 결정에 따라 성도들에게 자기의 신학이나 교리에 맞지 않는 성경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 따라서 성도들은 자기의 신학과 신앙과 정서와 어법에 맞는 성경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성경공회는 우리 개혁교단의 주도로 설립되었고, 개혁 교단 교수들의 주도로 번역된 성경이다. 필자는 이 성경이야 말로 우리 개혁교단의 정체성을 견고하게 세울 수 있고, 앞으로 한국 교회의 보수 개혁신학을 주도하며, 발전시키고, 부흥시킬 수 있는 확실한 책이라고 믿는다.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바른 신학

성경 번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학이다. “하나님의 말씀, 바른 성경”은 성경의 영감과 무오의 교리를 전제한 신학적 토대 위의 한국 보수 신앙과 정신을 반영한 번역이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이름도 “여호와”를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한글 개역판에서 아브라함의 부활신앙을 애매모호하게 번역해놓은 창 22:5도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 머물러라. 나와 아이는 저기로 가서 우리가 예배하고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겠다”로 고쳤다. 한글 개역판은 히브리어 본문에서 두 번 사용되고 있는 “우리가”를 번역에서 빼놓으므로 예배를 혼자 했는지 둘이 했는지 알 수 없고, 더구나 아브라함이 혼자 돌아오는지 아이와 같이 돌아오는지도 분간할 수 없게 번역했다. 한글 개역판 이사야 58:6의 “내가 기뻐하는 금식”도 히브리어 본문대로 “내가 선택한 금식”으로 번역했다. 또한 신약에서 “(더러운) 귀신”도 “(더러운) 영”으로 번역함으로 신학적 혼란을 피해서 바로잡았다. 개역한글판에서 “인자”로 번역하고 있는 히브리어 “헤세드”도 원어의 의미도 살리면서 보다 기독교적인 의미를 가진 “인애”라는 말로 바꾸었다.

2) 바른 원칙

성경 번역 원칙은 성경 번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성경 번역에는 의미일치론과 형식일치론이 있다. 의미일치론이란 주로 자유주의적 신학 성향을 가진 자들이 선호하는 이론으로 대본의 형식, 곧 어휘, 구문, 문장 구조 등에 구애받지 않고 대본의 의미가 쉽게 역본에 반영되도록 강조하는 번역이론이다. 이러한 번역 이론은 자칫하면 원문의 의미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번역 이론은 히브리어나 헬라어의 문예적 기법이나 현란한 예술적 표현을 무시하여 자칫 저자가 의도하는 바를 놓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형식일치론이란 가능한한 원문의 문법이나 문장 구조나 어휘의 의미를 문자적으로 살려서 번역하는 이론을 의미한다. 한국성경공회는 형식일치론을 번역 원칙으로 채택하였다. 따라서 창 25:8은 “그가 수가 높고 나이 많아 기운이 진하매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갔다”라는 한글 개역판의 번역을 “아브라함은 늙어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장수하다가 기운이 다하여 죽어 그의 백성에게 합류하였다.”고 번역하였다. 개역성경은 “죽어 그의 백성에 합류하였다”는 히브리어 본문을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갔다.”고 번역하고 있는 데 이는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다분히 유교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의미 일치론은 실상 원문의 의미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성경의 영감과 무오의 교리를 견지하는 자라면 성경을 번역하는 데 있어서 형식일치론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

3) 바른 역자

성경 번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는 바로 역자이다. 성경은 항상 다양한 번역과 해석의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는 책이다. 따라서 역자의 신학과 신앙이 성경 번역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바른 역자라고 함은 한국 교회의 전통적인 보수 개혁주의 토양 위에 본 공회의 신학적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찬동한 사람으로 역자의 번역 역량은 말할 것도 없고. 신학과 목회를 아는 자를 말한다.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의 번역자들은 공회 소속 교단이나 복음주의 신학계를 대표할만한 학자들로 특히 목회 현장을 아는 사람들이다. 공 교회의 강단에서 사용할 성경이라면 그 번역자는 당연히 교회의 목소리를 아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의 역자들은 어떤 번역이 한국 교회에 필요한 바른 성경인가를 아는 사람들이다.

4) 바른 언어

“한글 개역판” 성경의 어휘나 문체는 현대 한국의 성인들은 물론 전문적인 성경학자들도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성경 언어는 쉽고 간결하여 그 읽는 사람이 그 뜻을 즉각 파악할 수 있는 현대 표준어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은 현대 한국의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어휘를 사용하여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이를 위하여 중고교 교사들과 대학의 국어국문학 교수들이 초역 단계부터 번역에 참여했다. 가능한한 “가라사대” “취하다” 등의 한자어는 피하였으며, “기업”은 “유업”으로, “무교병”은 “누룩없는 빵”으로, “유치”는 “어린 아이”로, “음부”는 “스올”로 “남방”은 “네게브” 등으로 바꾸어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한글 개역판”의 구어체는 문어체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불편한 점이 많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에서는 구어체와 문어체를 혼용하여 문장 흐름의 유연성을 높였다. 또한 인명, 지명, 그리고 신학적으로나 교리적으로 중요한 어휘들은 한국 교회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한 어휘들을 그대로 따랐으며, 일부 지명은 현재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음역을 따라 이집트, 에티오피아, 페르시아 등으로 고쳐, 성경의 역사적 사실을 더욱 확실하게 인식하도록 하였다.


5) 바른 번역

오늘날 한국 교회는 공회의 역본 이외에도 사번역들이 출판되어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교회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번역은 일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러한 사번역들이 계속 교계에 유입된다면 한국 교회의 교리와 신학을 혼란케 할 소지가 많다. 우리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은 이러한 난맥상을 단번에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다른 역본이 따를 수 없는 뛰어난 번역이라고 확신한다.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은 누구든지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성경이며,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을 막론하고 남녀노소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성경이며, 모든 역본의 진위를 가리고 바른 성경 해석을 이끄는 표준 성경이 될 것이다.

“한글 개역판”이 일제 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그리고 군사독재와 경제성장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 성도들에게 영적 양식을 공급하고, 역경을 극복하며, 교회를 세우는 복음정신을 일깨우는 성경이었다면,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은 앞으로 한국 교회의 질적 성장과 민족 복음화, 그리고 복음의 세계화라는 한국교회의 과제를 실현하는 원동력이 되는 성경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은 한국교회사에서 “한글 개역판”에 버금가는 공헌을 할 것이라 믿는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형성

바른성경과 개역성경 무엇이 다른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