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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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07 20:2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논단_서원이란 무엇인가 (1)


바울은 더 여러 날 유하다가 형제들을 작별하고 배 타고 수리아로 떠나 갈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함께 하더라 바울이 일찍 서원이 있으므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았더라. (행 18:18)


1. 시작하는 말

한국교회는 한동안 부흥의 황금기를 맞이하여 교회가 급성장하는 시절이 있었다. 성령운동이라 해서 교회마다 부흥의 불길이 타오를 때가 있었을 뿐 아니라, 수려한 산기슭 마다 세워진 기도원에서 열리는 부흥회가 끊일 줄을 모르고 대성황을 이루는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소위 부흥사들이나 은혜를 충만히 받았다는 열성 있는 성도들에게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말 중에 하나가 ‘서원’이라는 말이다. 대부분의 부흥사들이나 교회 지도자들은 사명자가 되거나 축복을 받으려면 하나님께 ‘서원’을 해야 한다고 외치며 가르쳤다. 그런가 하면 어떤 성도들은 자기가 능력 있는 종이 되겠다고 하나님께 ‘서원’을 했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가져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도 했다. 그 뿐 아니라 어떤 이는 자기 큰 아들을 주의 종으로 헌신하기로 하나님께 ‘서원’을 하고 부흥강사의 축복기도까지 받았기 때문에 그 아들은 반드시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하기도 했다.
웅장한 교회당 건물은 성도들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한지 오래다. 그리고 소위 능력의 종들이 무분별하게 세워놓은 기도원들도 점점 폐허가 되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역할 곳이 없는 목사들은 뚜렷한 직업도 없이 어렵게 살아가는데, 이들이 수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 중에는 너도 나도 능력 있는 주의 종이 되겠다고 서원하고 신학교를 거쳐 목사가 된 자들도 많이 있다. 이들은 성경적으로 잘못된 ‘서원’에 의한 피해자들로 여겨진다.
과연 성경적인 올바른 ‘서원’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때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반드시 정리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 언어의 의미 

일반적으로는 ‘서원’이라는 말을 사전적 의미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신불에게 맹세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함’이라고 한다. 또는 ‘기독교에서 구약시대의 풍습으로 여호와에게 어떤 은혜를 빌고 그 보답으로 헌물을 맹세하는 일’(동아 새국어사전)이라고 설명한다.
구약에서는 ‘서원’이라는 말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신약에서도 예수님과 사도들이 유사한 뜻을 가지고 있는 용어들로 사용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의미는 사전에서 밝힌 의미처럼 단순하고 명쾌하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성경적으로는 물론 신학적으로도 정확히 정립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일반 대중들이나 성도들도 단순하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성도들의 신앙적 혼란이 야기될 뿐 아니라 신앙생활의 탈선까지 가져오는 불행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따라서 ‘서원’이라는 말의 의미를 성경적으로 정확히 규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성경에서 사용되고 있는 많은 용어들은 단순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성경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뜻을 전달하는 언어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1) 구약에서의 의미
구약에서는 ‘서원’이라는 말이 히브리어로 ‘네데르(rd,n)’라고 하는데, 이는 하나님께 대한 ‘약속’ 또는 ‘맹세’, ‘서원’ 등의 뜻이다. 이러한 견해는 서원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다분히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곧 ‘서원’이라는 말이 본질적으로 인간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의지결단을 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싸르(rS;a)’라고도 하는데, 이는 ‘의무’ 또는 ‘맹세’, ‘속박’ 등의 뜻이다. 이러한 견해는 서원에 대한 결과적 의미가 다분히 담겨진 것으로 이해된다. 곧 ‘서원’이라는 말이 결과적으로 성도가 하나님 앞에 서원한 후에 자기 스스로 반드시 지켜 이행해야 한다고 마음으로 느끼게 되는 책임감을 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누구나 서원이나 맹세를 한 후에는 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2) 신약에서의 의미
신약에서는 ‘서원’이라는 말이 헬라어로 ‘유케(eujchv)’라고 하는데, 이는 하나님께 대한 ‘맹세’, 또는 ‘소원’, ‘기도’ 등의 뜻이다. 이러한 견해는 서원에 대한 종합적 의미가 다분히 담겨진 것으로 이해된다. 곧 ‘서원’이라는 말이 어떠한 일을 인간 스스로의 의지적 노력으로 이루겠다는 각오를 비롯해 하나님 앞에 이루어주기를 바라는 혼합적인 마음이 표현된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자기 스스로의 욕망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적 본능과 그에 따른 종교적 심리가 혼합되어 표현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옵뉘오(ojmnuv)’라고도 하는데, 이는 동사로서 ‘맹세하다’ 또는 ‘선서하다’, ‘약속하다’ 등의 뜻이다. 이러한 견해는 서원에 대한 본질적 의미가 다분히 담겨진 것으로 이해된다. 곧 인간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의지결단에 대한 본질적 표현으로 여겨진다. 신앙인은 누구나 자기가 믿는 하나님께 충성하며 살 것을 굳게 다짐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원로 연구원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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