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5-05-13 09:4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여호와 호칭’과 잠언의 주권성


1. 잠언 구조의 통일성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루리라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씌움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잠 16:3-4)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는 창세전 작정하신 뜻에 따라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고 모든 만사(萬事)를 절대 주권적으로 경영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악인(惡人)도 악한 행위를 위해 씌움에 맞게 지으셨다. 하나님이 싫어하는 악(惡)이 무엇인지 주권적으로 계시하기 위해 여호와는 악인을 통해 언약 자손을 대적하게 하시는 것은 물론 절대자 여호와 하나님을 대적하는 섭리도 하게 하신다. 이러한 섭리는 피조 세계 전체에 항상 드러나고 있으며 특히 약속한 나라를 세우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너지는 상황까지 섭리하시면서 여호와의 주권성을 깨닫게 하시고 또한 찬양하게도 하신다. 여호와가 세우는 나라는 여호와께서 주시는 지혜를 알지 못하면 결코 알 수 없으며 설계할 수도 없고 설립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악인의 역할까지 적당하게 보여주시면서 세우시는 약속된 여호와의 나라를 찬양한다는 것은 피조물의 지혜로서는 결코 알 수가 없다.

‘여호와의 주권성 찬양’이라는 잠언의 주제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잠언에 기록된 말씀이 어떤 내용으로 전개되며, 어떠한 구조를 통해 하나의 통일된 의미로 체계화되었는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또한 잠언의 통일 구조의 통일성은 잠언 자체로 확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가서 전체 주제와 관련된 맥락, 구약 전체 내의 맥락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을 ‘여호와 계시’ 즉 ‘여호와의 존재와 사역과 능력의 영광 계시’로 이해하고자 하는 성경신학(The Bible Theology)적 시각에서는 잠언의 진리성은 바로 성경 전체 구조의 통일성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성경 구조의 완벽성을 확정하면서 잠언의 통일된 주제와 잠언의 신적 권위를 이제까지 개혁파 신학 전통에서 확정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잠언 구조의 통일성과 잠언의 단일 주제 확정은 새로운 시도일 뿐 아니라 삼대언약의 성취로서 국가 체제에서 여호와의 주권성을 찬양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된다.

먼저 잠언 구조의 외적 통일성을 살펴본다. 성경 전체의 주제는 ‘영존하시는 하나님은 여호와’다. 이는 영원히 존재하시는 창조주와 심판주이신 하나님께서는 언약하시고 반드시 이루시는 여호와라는 뜻이다. 그리고 구약의 주제는 ‘여호와의 그리스도 언약’이고 신약 주제는 ‘여호와의 그리스도 성취’다. 이를 누가는 “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하시고”(눅 24:44)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증거한다. 이는 여호와께서 구약성경을 통해 그리스도 보내실 것을 언약하시고, 신약성경을 통해 보내신 그리스도로 성취하심으로 ‘신적 영존성’을 계시하신다.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의 이러한 영존성은 구약에 세 가지 구조를 중심으로 성립한다. 먼저 ‘섭리를 통한 언약’이며 이 바탕 위에 ‘찬양을 통한 언약’이 논리적으로 이어지면서 ‘예언을 통한 언약’의 구조를 완성한다.[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성남: 진리의말씀사, 2019), 68] 먼저 역사 섭리를 통해 구축된 삼대언약 중심의 구조를 살펴보면 여호와 하나님은 창세전 작정하신 뜻에 따라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류시조에게 실체적인 삼대언약을 세우신다. 그 언약의 구조는 ‘자손 번창’과 ‘땅 정복’ 그리고 ‘만물통치’다. 그런데 이 삼대언약은 하나님의 역사 섭리에서 세 단계 논리로 구조화하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부분만 여호와의 주권성을 찬양한다고 할 수 없다. 역사 섭리를 통한 언약 구조 전체가 성취된다는 말은 모든 내용이 하나의 사건에서 모두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신약을 ‘여호와의 그리스도 성취’라고 할 때 성취의 주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마지막 아담’(고전 15:45)이라고 하는 이유가 구약의 삼대언약을 ‘단번에’ 총체적으로 모두 완성하시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담에게 수립했던 삼대언약인 자손과 땅 그리고 통치를 단계적으로 철저하게 모두 성취한다는 것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예가 이스라엘 국가 체제를 통해서 언약으로 보여주신 창세기 12장부터 에스더까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애굽에서 성취된 430년 동안의 자손 번창이나 가나안 땅 정복 과정이나 유다 지파의 통치자를 세워 이스라엘 나라를 다스리게 하시는 구약의 역사서는 단지 병렬식으로 나열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국가 섭리를 통해 그리스도를 언약하신 통일된 구조의 절대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역사서가 구조의 통일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역사 섭리를 바탕으로 언약 자손들이 시 문학적 장르로 찬양한 시가서도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서술한 단순한 문서 모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성경신학 주창자는 이러한 사실을 이렇게 강조한다. “역사서에 나타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분명한 이해 없이는 시가서에 나타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불가능한 것이다.”(박용기, 『성경신학개론』, 168) 그러므로 찬양을 통한 언약에 나타난 “여호와의 오대 속성은 무엇보다 구조적 통일성 이해가 해석의 선 요건이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전능성 찬양(욥기), 여호와의 신실성 찬양(시편), 여호와의 주권성 찬양(잠언), 여호와의 영원성 찬양(전도서), 여호와의 자비성 찬양(아가)은 단순 병렬이 아니라 논리적 단계이며 그래서 구조적 통일성의 맥락에서 각각의 시가서를 이해해야 한다. 또한 잠언을 바르게 이해한다는 것은 시가서 전체 구조 속에서 잠언에 나타난 주제를 확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구약에 계시된 언약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의 역사 섭리가 구조적 통일성을 띤 그리스도 언약이기 때문에, 시가서 전체도 그리고 잠언도 모두 그리스도를 언약하는 내용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구조의 통일성을 벗어나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잠언의 외적 구조에 나타난 통일성에 기반을 두고 잠언 구조의 내적 통일성을 살펴볼 수 있다. 의미 중심의 해석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다음 기고에서 할 것이므로, 이하에는 간단하게 잠언에 나타난 주제 ‘여호와의 주권성 찬양’과 관련해서 잠언 내적 구조의 통일성을 정리하고자 한다. 외적 구조가 성경 전체로 연결하는 것과 관련된 특징이라면, 내적 구조는 구체적 본문으로 내려오는 것과 관련된다. 잠언의 본론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지혜를 주관하시는 여호와’, ‘왕가를 세우시는 여호와’ 그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여호와’다.(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 295 참조) 구조의 통일성 맥락에서 보면 이 세 가지 주제는 이스라엘 국가 체제가 전적으로 여호와의 절대주권성이 지배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단계를 더할수록 논리적 연관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구조의 통일성도 더 확고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리고 창세전 지혜(잠 8:22-31; 고전 1:24)가 이스라엘 국가 체제의 근거 역할을 한다면, 다윗 왕가를 세우시는 부분에 대한 찬양은 창세전 근거에 의한 창조 세계에 계시된 ‘명철’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 301 참조) 그리고 나라를 다스리는 부분에 대한 주권성 찬양은 국가 체제 존속에 필요한 상세한 ‘지식의 훈계’가 그 핵심 구조를 이룬다.(박용기, 『의미분석 성경개론』, 306-07 참조) 이와 같이 잠언의 본문도 내적으로 구조적 통일성을 이루면서 여호와의 그리스도 언약 전체 체계 내에서 통일성 논리를 따르고 있다. 내적으로 구조적 통일성을 이루는 솔로몬의 각종 잠언은 그리스도가 가르치실 신령한 지혜도 구조적 통일성으로 체계화된다는 것을 미리 보여주는 모형과 그림자로서 여호와의 언약 계시임을 잘 보여준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한경진 목사 (산수서광교회 / 광주 성경신학학술)

‘여호와’ 호칭과 시가서의 주권성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