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14-12-28 18:3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현대미술의 시작, 인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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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ص λ>, 1872

19세기 혁명의 시기는 회화에도 큰 변혁의 시기였다. 그 혁명의 중심에 사실주의와 인상주의가 현대미술을 열어가는 새장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19세기 중반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산설비가 급증하고 상품생산은 홍수를 이루었다. 그러나 기계문명으로 인한 축복은 장밋빛 미래에 대한 환상이었다. 저임금 노동자와 도시빈민가가 생겨나면서 서민들의 삶을 더욱 비참한 상태로 몰아넣었다.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는 감정이나 상상에 맡겨졌던 낭만주의가 현실을 외면하고 현실도피에 불과한 것이라며 회화는 자신의 직접 경험에 의존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노동자의 삶을 참혹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담아내어 전통적 소재에 익숙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실주의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에 대한 변혁이라면 인상주의는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었다. 인상주의는 그리는 방법에 대한 생각과 특히 색채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였다. 그들은 색채로 덮여진 캔버스의 표면을 보는 것이지 화폭을 통해서 사실을 보아서는 안된다고 믿었다. 즉 사실주의를 넘어 화폭자체에 독자적 회화개념을 수립한 것이다. 그리고 시각적 경험을 토대로 직접 야외로 나가 눈에 보이는 자연을 화폭에 담기 시작하였다.

당시 프리즘과 광학이론이 발달되었고 사진기가 발명되면서 사진기의 발명은 화가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화가들에게 있어 소묘의 정확성은 카메라와 경쟁할 수 없을 뿐더러 사진술에 대항하는 새로운 양식을 창조해야 하는 화가들의 위기의식이 있었다. 야외에서 직접 관찰하여 빛에 대한 과학적 사고와 빛에 대한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던 것이다. 마침내 인상파 화가들은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순간의 색(그 후 인상의 색이라고 함)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체의 색이란 프리즘에 분리된 가시광선의 7가지 빛 중에 반사되는 색이 우리 눈에 보이는 색이며 빛의 양이나 세기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순간의 색을 포착하여 화폭에 담았다. 물체와 배경의 윤곽선은 사라지고 색의 보색대비로 표현하였으며 입체감을 주던 명암에서 암갈색, 흑색이 아닌 빨강, 주황, 파랑, 녹색, 보라 등 프리즘에 의한 원색을 즐겨 사용하여 색조들의 조화를 이루어 냈다. 또한 강가 수면이나 나뭇잎이 흔들릴 때마다 변하는 일렁거리는 빛을 표현하였다. 인상파화가 중에는 카페, 댄스홀 등 삶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들을 아른거리는 물결처럼 표현하여 인생의 단면을 산책자의 눈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어둡던 전통의 회화는 인상파에 의해 화면 전체가 밝아지고 살아 숨쉬며 약동하는 생명력을 화면에 불어 넣게 되었다.

전통적 시각으로 볼 때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은 충격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관전위주의 경직된 시각으로 본 살롱의 심사위원들은 그들의 그림을 물감을 아무렇게 쳐바르는 미치광이들의 그림으로 외면하고 아카데미 살롱전에서 모두 낙선시켰다. 인상주의란 말도 당시 기성의 시각과 권위에 도전이라고 생각하여 비난과 조롱섞인 의미를 담은 용어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낙선된 인상주의 화가들은 무명작가 회원전 (관전낙선작가 출품기념전)을 열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주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관전에 맞서 1874년 첫 번째 인상파전을 열고 12년동안 8회에 걸쳐 전시하였다. 사실주의는 현실을 진실하게 보고자 했다면 인상주의는 자연을 시각적으로 진실하게 보고자 했다. 인상주의 대표적 화가인 모네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시간별로 본 물체를 비교하면서 연작으로 담아내었다. 모든 사물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해가는 과정임을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다. 지금도 많은 인상주의 작품들은 약동하는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며 현대인들에게까지 감동을 주고 있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다가오는 위기의식을 새로운 돌파구로 모색하면서 오히려 인상주의는 미술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화풍을 이루었다.

그 후 인상주의는 20세기 회화뿐 아니라 음악, 문예 등 예술 전반을 주도해 가며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변모해가는 현대미술의 시발점이 되었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완재 전도사 (아둘람교회)

과학적 실증주의 신인상파
사라지지 않는 시각적 욕망, 사실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