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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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5-13 09:3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경의 절대 권위와 본문 편집의 섭리 과정(IV)


<지난 호에 이어서>

4. 라틴어 번역 성경과 성경권위 훼손의 역사

405년 제롬은 라틴어 번역 성경 불가타를 출판했다. 70인역에 포함된 외경의 정경 권위를 비판하면서 히브리어 원본에 충실한 번역서를 내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후 로마 가톨릭은 주후 789년 아헨(Aachen) 공의회를 지나면서 현재 70인역에 포함된 외경도 정경의 위치로 격상하면서 정경 권위를 훼손하게 된다. 아헨 공의회에서는 외경을 ‘정경’이 아니라 ‘준정경적(secondary)’ 또는 ‘교훈적(ecclesiastical)’ 용도로 수용했다. 그런데 정경이 아니었던 외경은 750여 년 후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는 공식 정경으로 확정하였으며 1592년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외경을 포함한 ‘클레멘티네 불가타’(Clementine Vulgate)를 공식 표준 라틴 성경으로 발간했다. 이 공의회 조항에는 외경을 부정하거나 경시하는 자는 저주한다고 선언하기도 한다. 이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년-1965년 4차례 회기) 이후 1979년에는 외경 포함 ‘신불가타(Nova Vulgata)’를 라틴어 표준 성경으로 승인한다. 현재 로마 가톨릭은 외경도 예배와 신학에서 정경과 동일한 권위를 갖는다. 정경과 외경을 교회 권력이 확정하는 이러한 처사는 살았고 운동력 있는 말씀의 권위가 로마 가톨릭으로 인해 성경 진리의 권위에서 더욱더 멀어지게 하는 엄중한 역사 섭리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정경 왜곡의 역사가 진행되는 서구 기독교 역사에서 정경 권위 회복(Restoring the Authority of Scripture as Canon)의 변혁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16세기 종교개혁이었으며 루터는 제롬의 생각을 따라 외경을 정경에서 제외하고 히브리어 성경을 기준으로 구약을 구성했으며 개혁교회는 성경에서 외경을 삭제하거나 별도 부록으로 분리했다. 그 이후 개신교는  정경에서 외경을 완전히 삭제했으며 현재 우리는 외경을 배제한 것을 정경으로 받아들인다. 종교개혁 운동과 이후 개혁파 교회와 신학을 살았고 운동력 있는 말씀의 권위가 어떻게 여호와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도록 섭리하는지에 관해서는 추후 더 상세하게 알아볼 것이다.)

로마 가톨릭은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 1870년 바티칸 제1차 공의회, 1965년 제2차 공의회를 거치면서) ‘성경의 정경성은 교회의 권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법률을 제정한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외경을 오랫동안 정경으로 사용하고 확정해 왔으므로, 외경 7권 [토비트서, 유딧서, 지혜서, 집회서(시락서), 바룩서, 마카베오기 상·하, 에스더서의 추가 본문, 다니엘서의 추가 본문(수산나, 벨과 용, 아자리아 기도)]도 성령의 감동으로 쓰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주했다. 로마 가톨릭은 초대교회도 70인역을 구약 성경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신약 성경에 300번 이상 구약의 직접 인용이 등장하는데, 상당 부분 70인역을 인용한다고 보며, 그래서 외경 포함의 70인역을 정경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하나님의 유일한 특별계시 기록인 구약이나 신약이 지닌 신적 권위를 70인역의 전통에 의존해 무분별하게 적용한 치명적 오류의 결과다. 그리고 초대교회 당시 유대인 디아스포라들과 이방인 개종자들에게는 히브리어보다 헬라어 사용이 훨씬 성경 이해에 유익했다는 점을 70인역을 정경으로 봐야 하는 이유라고 하지만, 책 사용자의 편의가 정경 확정 근거가 결코 될 수는 없다. 그리고 사도 바울과 초대 교회가 이방 선교를 위해 70인역을 주로 구약 성경으로 사용했으며, 대부분 이방인 교회(고린도, 에베소, 로마, 갈라디아 등)가 사용했던 성경은 70인역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근거로 바울이 서신서에서 70인역을 주로 인용한 것을 70인역 정경화 주장의 근거로 들지만, 이 역시 사도 바울이 70인역의 일부를 인용한 것과 외경 포함의 70인역을 정경으로 인정했다는 주장의 직접적 연관성을 입증할 수는 없다. 물론 사도 바울이 외경을 신약 성경의 근거로 인용한 부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외경을 제외한 70인역에서 유익한 번역의 부분도 있다. 가령 이사야 7장 14절 ‘처녀(παρθνοc)가 아이를 낳는다’는 내용을 70인역에도 그대로 번역함으로써 성령 잉태에 의한 메시아 출생 예언을 분명하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제롬의 불가타 번역을 보면, 그가 불가타 번역과 70인역을 차별화하는 근거로 70인역에서 ‘다니엘서’와 ‘에스더서’에 추가한 헬라어 본문을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70인역은 다니엘서와 에스더서에 내용을 더 추가하여 구약 성경 권위를 훼손한다. 히브리어 원문에 없는 내용을 70인역은 인위적으로 추가했던 것이며 제롬은 이것을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는 70인역이 추가한 내용도 정경으로 받아들이면서 성경 권위를 저버리고 전통의 권위에 호소하는 치명적 오류에 빠진다. 70인역 다니엘서에는 세 가지 추가 본문이 있다. ‘수산나 이야기’라고 해서 정결한 여인 수산나가 간음죄로 누명쓰고 다니엘이 지혜로 구해주었다는 내용으로 우리가 보는 다니엘서 1장 앞에 자리한다. 두 번째 ‘아자랴의 기도와 세 소년의 찬가’라 해서 다니엘의 세 친구(사드락, 메삭, 아벳느고)의 찬양과 기도가 다니엘 3장 중간에 삽입되어 있다. 그리고 다니엘 마지막에 ‘벨과 용’이라는 내용으로 바벨론 우상 벨과 신격화된 용에 대한 다니엘의 승리 내용이다. 그리고 에스더서에서는 에스더 1장 앞에 ‘모르드개와 왕의 꿈’이 서론처럼 삽입되어 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가 기도하는 장면이 히브리어 본문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하나님 이름이 등장하는 본문을 추가한다. 하지만 제롬은 70인역에 첨가된 헬라어 본문을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고 오직 히브리어 마소라 본문만을 정경으로 인정했다. 이렇게 성경 본문을 임의로 추가한 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를 부정하는 큰 범죄다. 요한계시록 22장 18-19절의 말씀을 부정하고 대적하는 반역 사건이다. 이것은 구약 성경 보존을 살았고 운동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심판한 분명한 역사적 증거다. 다른 책 자체를 추가하는 것도 심판을 받지만, 성경 본문 자체에 손을 대는 것은 그야말로 적그리스도적인 큰 범죄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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