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오피니언

 
작성일 : 22-09-26 20:3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경적 직분론 바로잡기


43 내가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을 만나리니 내 영광을 인하여 회막이 거룩하게 될지라 44 내가 그 회막과 단을 거룩하게 하며 아론과 그 아들들도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며 45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46 그들은 내가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로서 그들 중에 거하려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줄을 알리라 나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니라(출 9 :43-46)


성경에 보면 다양한 직분이 등장한다. 구약 시대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크게 세 가지 직분이 등장한다. 선지자와 왕과 제사장이라는 직분이 이스라엘 국가를 위해 여호와 하나님이 세우신 직분자 그룹들이다. 이스라엘 12지파 가운데 선지자 지파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분명한 점이 있다. 이스라엘 통일국가 시대나 남유다 혹은 북이스라엘 시대에 선지자를 발굴해 합당한 사역을 맡기는 일은 시종(始終) 여호와 하나님이 주관한다. 그래서 선지자 직분은 자기 스스로 선지자가 될 수 없다는 엄격한 직분의 요건이 있다. 그렇지 않고 왕이 필요에 의해 세우거나 자기 스스로 선지자가 되겠다고 하는 자는 그 자체가 하나님을 거역하는 행위가 된다. 사악한 아합왕의 왕비 이세벨이 세운 바알 선지자 사백오십 인, 아세라 선지자 사백 인(왕상 18:19)은 그 숫자와 무관하게 모두 여호와를 대적하는 거짓 선지자다. 당시 여호와의 뜻에 합당하게 세운 선지자는 엘리야다.

그런가 하면 왕의 직분은 오직 유다 지파에서 나와야 한다. 인물 됨됨이와 상관없이 선한 자이든 악한 자이든 극과 극의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왕은 유다 지파 출신이다. 하지만 북이스라엘 왕은 유다 지파 출신이 한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북이스라엘은 남유다보다 더 큰 나라를 형성하지만 여호와 하나님이 보실 때는 그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 그래서 주전 721년 앗시리아 제국에게 침략당하면서 그 나라는 완전히 멸망당하고 11지파는 혼혈족으로 전락하여 그 민족의 정체성도 사라진다. 한때 다윗의 통일제국에 속하며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지녔던 지파의 고귀함은 온데간데없이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유다 왕가의 유지와 왕국 통치자를 선별하여 세우는 모든 일은 전적으로 여호와의 정하신 뜻일 때 정당하다.

제사장 직분은 왕을 세우는 일보다 더 치밀하게 진행된다. 제사장 직분은 오직 레위 지파에게만 가능하다. 모세 시대에는 광야 생활 40년 동안 여호와의 성막을 보호하고 필요한 제사를 드리는 일을 전담했으며, 가나안 땅에 들어가 다윗이 제국을 건설하고 이어서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한 후에는 성전 관리 직무를 레위 지파가 홀로 떠맡는다. 그리고 모든 레위 지파가 동일한 직분을 받는 것이 아니며, 자신이 어떤 일을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하기 싫다고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직분이 레위 지파가 받은 직분이다. 대제사장부터 시작하여 찬양을 맡은 제사장까지 모든 직분은 오직 여호와가 명하신 규례(規例)에 따라 정해진다.

이 제사장 직분은 시종(始終) 오직 하나님 여호와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이며 그 목적 또한 여호와의 영광을 위한다는 사실은 위의 본문이 분명하게 보여준다. 출애굽기 29장은 여호와께서 제사 방법인 규례 내용(속죄제, 번제, 요제, 거제)과 제사장 직임을 승계하는 위임식 방법과 관련된 규례를 알려주시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러한 규례를 전적으로 여호와가 자신의 영광을 위해 자신이 성취하실 것을 강조한다. “44 내가 그 회막과 단을 거룩하게 하며 아론과 그 아들들도 거룩하게 하여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며 45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44-45절)라고 약속하신다.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의 영광 선포는 전적으로 자신의 사역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회막을 관리하는 자들인 아론과 그가 속한 레위 지파가 성전의 주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이다. 회막을 통해 여호와를 섬기는 제사 행위가 정상적으로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이는 여호와께서 자신의 약속한 바를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성취하고 있다는 점이 그 본질이다. 여호와의 존재와 사역을 자신이 세운 직분자를 통해 그 능력의 영광을 선포한다는 사실이 바로 직분론의 핵심이다. 물론 직분을 받은 자가 여호와의 능력의 영광을 깨닫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도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

구약에 언약한 다양한 직분은 신약 교회 시대에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께서 이 땅에서 완성하셨다. 선지 직임과 왕 직임 그리고 제사 직임은 그리스도의 고유한 삼직(三職)이며 그 직분의 신성함은 인간의 판단과 평가를 넘어서는 차원에 속한다. 이는 주 예수 그리스도가 세우신 교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교회 직분자의 원리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에 속한 여호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직분자들은 하나님이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자신이 거룩하게 하여 세우신다.

그런데 교인들은 교회 직분자는 목사와 당회가 최종 세운다고 알고 있다. 직분자를 세울 때 발생하는 부정과 불법은 부끄러움의 정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직분마다 ‘가격표’가 붙어있는 개탄스러운 현실은 교회 ‘거룩성’의 마지막 불씨까지 위협하고 있다. 직분에 대해 ‘하나님이 주신’ 직분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나님 앞에서 직분을 감당하라’고 하지만 목사를 비롯한 사람의 눈 밖에 나면 직분 수행은 어렵다. 교회 직분을 하나님이 은혜의 선물로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받았다고 믿는 현실에서 자기 직분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하신 영광’을 깨달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성도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지체이면서 각자 받은 은혜에 해당하는 직분을 가지고 있다. 교회의 직분이 점점 인간의 일로 퇴락하는 현실은 신앙의 마지막 근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거듭 상기시킨다. 신앙의 근간인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지식, 그래서 절대진리 성경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당위성이 더 커진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교회 사역론 바로잡기
유대인 희생 역사의 신학적 의미 찾기